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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서평

헨리 데이빗 소로우 ㅡ 월든

by Ddak daddy 2016. 9. 22.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월든』■

 

1.월든자연주의자 소로우’, ‘최초의 녹색서적으로 불리며 친환경 생태주의를 전세계에 각인시킨 유명한 책이다. 인간과 자연에 내재한 신성과 인간이 지닌 가치에 대한 믿음을 강조하며 신, 인간, 자연을 우주영혼의 공유자로 보고 개인, 자연, 고독을 강조한 책!

소로우는 새로운 삶을 모색하기 위하여, 깊이 있는 인생을 살기 위하여, 인생의 모든 정수를 빨아들이기 위하여 월든 호숫가의 숲 속으로 자처해 들어갔다. 소로우는 문명과 이기가 가득찬 세속을 떠나 자연 속에서 독립적으로 살아보려는 위대한 실험을 감행한다. 모든 것을 훌훌 던져버리고 아주 최소한의 것만 단출하게 지닌 채 숲 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그는 열여섯에 하버드대학에 입학해 스무살에 졸업한 유능한 청년이었는데, 세속적 삶의 방식에 회의를 느끼고 존귀한 존재로서 삶의 진액을 흠뻑 느끼기 위해 세속적 가치와 문명들을 떠났다. “삶은 그토록 소중한 것이기에 나는 삶이 아닌 것은 살고 싶지 않았다.”라는 소로우의 말은 이처럼 절실한 의지를 담은 표현이다.

 

2.월든최초의 녹색서적이라는 말에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동양의 노장사상의 핵심인 무위자연이나 유교의 강호한정, 유유자적, 물아일체, 빈이무원, 안빈낙도, 강호가도의 사상이나, 불교의 무소유의 사상이 모두 인본주의가 아닌 자연주의, 생태주의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월든을 읽어보면 장주의 장자, 법정 스님의 버리고 떠나기, 무소유, 홀로사는 즐거움등등의 책을 리바이벌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아니 오히려 사상의 깊이는 얕아보인다. 법정스님이나 장주는 평생 자연 속에 은둔하며 무소유의 삶을 실천한 분이지만, 소로우는 고작 2 년 동안 월든 호수 숲 속에서 지내면서 월든이라는 명상수필집을 발간한 것이다. 이런 책을 필독서라고 소개하는 것이 약간은 부끄럽다. 그러나 이미 대학입시 논술 기출문제로 출제가 된 책이고, 국제적으로 유명한 책이고, 서양 사람이 쓴 생태주의서적이라는 점에서 나름의 가치가 있다고 보여진다. 그리고 문체가 뛰어나다. 한 편의 빼어난 서정시를, 빼어난 수채화를 감상하는 느낌이다.

 

3. 월든은 에세이이자 자서전이며 사상서라고 할 수 있는데, 풍부한 유머와 위트, 흥미진진한 비유들로 가득차서 읽는 내내 즐겁고 재미있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이 얼마나 인간 본성과 존엄성과 얼마나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삶인지를 느낄 수 있다.

도끼 한 자루를 들고 집을 짓는 모습, 효모 없이 호밀이나 옥수수만으로 맛있는 빵을 굽는 방법을 찾는 행위, 새 둥지를 살피는 일, 호수에서 수영하며 배 띄워 놓고 배 안에서 낮잠자며 햇살을 즐기는일, 평온한 고독과 정적 속에서 명상에 잠기는 일, 다람쥐와 쏙독새와 산토끼와 부엉이와 올빼미와 종달새와 꾀꼬리 등이 집 앞 마당에서 노니는 일을 즐기는 일 등등.........

단순하게, 단순하게 살아야 한다! 백 가지 찬 가지가 아니라 두세 가지 일로 줄여라..........내가 있는 이곳은 아주 외로운 곳이지만 나만의 해와 달과 별, 그리고 나만의 작은 세상을 송두리째 갖고 있는 곳이다....... 빗방울이 떨어질 때 내 집을 에워싼 모든 소리와 풍경 들에서 달콤하고 다정한 우정을 느끼며......혼자 있을 때 나는 타인만큼이나 나 자신으로부터도 멀리 떨어져 있을 수 있다는 느낌을 갖는다........ 우리는 늘 건강하고 만족스럽게 해줄 묘약은 바로 순수하고 서늘한 아침공기 한 모금이다........숲 속에서 길을 잃는 것은 소중하고도 놀라운 경험이다. 눈보라나 깊은 어둠 속에서 익숙한 길을 잃는 것은 광활하고 낯선 자연의 존재를 미처 깨닫지 못한 때문이다. 인간은 길을 잃고 세상을 잃어보기 전에는 진정한 자신을 깨닫지 못하며.......... 부드러운 밤바람 속에서 낚싯줄을 통해 느껴지는 물고기의 희미한 떨림과 교신을 나누고....... 멀리서 보면 청색과 녹색을 띠었지만 물속을 들여다보면 청색과 녹색 뿐 아니라 하늘빛, 노란빛, 연록색, 암록색, 선명한 녹청색....... 호수는 가장 순순한 형상이며 하늘의 물이자 대지의 눈이어서 호수 속을 들여다보는 사람은 자기 본성의 깊이를 잴 수 있다......나는 인간의 정신적인 삶을 추구하는 본능과 원시적인 삶을 추구하는 본능을 둘 다 높이 산다.........”

이 글 전체가 이상향, 무릉도원을 연상시킨다. 노마드, 유목적 생활, 경계를 넘어서는 자유로운 삶의 산책자를 만나게 된다. 자기 삶의 속도를 자신의 몸과 영혼으로 온전히 제어하며 살아갈 수 있을 때 그것을 진정한 삶이라고 얘기한다면 그 어떤 인공문명속도에 쫓김을 당하지 않고 살아간 소로우의 삶을 진정한 삶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4. 그러나 이런 유형의 책들이 지닌 한계점은 명백하다. 우리 시대의 삶에 결코 실용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 명예, 권력, 부귀 따위를 버리라고 얘기한다. 그게 말이 되는가? 또한 느림을 추구하거나, 자연시간개념에 따라 살자는 주장이나, 강호한정의 자연관으로서는 후기 자본주의 사회를 분석하고 드러내는 데 별 도움을 주지 못한다. 오히려 이상화된 자연관은 실제의 현실을 은폐하거나 왜곡할 위험성을 다분히 내포하고 있다. 현대사회는 자본이라는 절대강자를 등에 업고 우리의 삶을 생산과 소비라는 이중구조 속에 편입시켰다. 끊임없이 확대재생산을 요구하는 소비정신은 사회의 미덕이 되었고, 삶의 엔트로피를 증가시키는 원동력으로 자리잡았다. 현대인은 수많은 물질의 홍수 속에서 항상 새로운 것을 탐닉하는 주체로 탈바꿈되었으며, 자신의 존재가치를 소비행위와 맞교환하는 물신주의에 종속된 인간으로 타락하였다. 결국 현대인은 끊임없이 소비를 계속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자본의 노예로 전락하고만 것이다. 자연인으로서 누렸던 삶의 양식이 파괴되고 인공적이고 물질화된 삶의 양식을 살아간다. 이미 자연인으로 돌아가기에 우리의 삶은 너무 완벽하게 기계화, 물질화, 인공화되었다.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인류 문명의 퇴보에 가깝다. 아프리카 원주민의 삶으로 돌아가자는 의미밖에 안 된다. 효용성과 실용성의 측면에서 월든, 장자, 무소유따위의 책들은 너무 구태의연하고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파괴, 인공 지향의 삶의 병폐는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요즘 생태주의, 친환경, 웰빙, 자연주의, 녹색주의 등의 용어가 유행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알레르기, 천식, 피부병, 폐암 등등의 질환을 유발하는 나쁜 환경호로몬을 치유하기 위한 일환이다. 그리고 문명 발달의 속도에 치여 사색의 시간마저 강탈당하고 있다. 인류 문명은 폭력으로 얼룩져 있다. 이런 현대 문명의 병폐를 치유하거나, 자신의 왜곡된 삶을 성찰하는데 위안이 되는 책임에는 틀림없다. 대안이 되는 책은 아니지만 위안과 성찰로 삼을 수 있는 책! (장인수 씀)

'전원마을, 푸른마을, 강변마을' 등등 아파트 단지 이름들은 대부분 예쁘다. 그런데 그 이름들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 이름으로 얼마나 커다란 폭력을 행사하고 있는 지 알 수 있다. 전원마을은 전원을, 푸른마을은 푸름을, 강변마을은 강변의 풍경을 파헤치고 그 위에 건설된 마을인 것이다.

우리는 여름마다 수마란 말을 듣는다. 수마(水魔). 몸의 거지반 물로된 사람이 물에게 란 말을 쓸 수 있을까. 아무리 물이 사람들에게 피해를 줬다고 해도 마란 말을 함부로 쓸 수 있을까. 물길에 사람들이 살아 피해를 본 것 아닌가. 사람들이 대기의 온도를 올려놓아 물의 순환 질서를 어지럽힌 결과로 폭우 피해를 보는 것 아닌가. 설사 피해를 크게 보았다고 하더라도 마란 말을 쓰지 말고 옛사람들처럼 그냥 큰물이 났다고 해야 옳지 않을까.

자연보호란 말도 그렇다. 이 말은 자연을 얕잡아 보는 마음에서 만들어진 말이다. 자연이 사람의 보호를 받을 만큼 나약한 존재인가, 그런 생각으로 자연과 더불어 평화롭게 살 수가 있을까. 등산객들이 등산로를 표시하며, 자연보호란 글귀가 쓰여 있는 표식을 철사줄로 나뭇가지에 붙들어 맨 것을 보았다. 결국 철사줄에 묶인 나뭇가지는 성장을 못해 죽고 말텐데.

'공기총'이란 어휘에서는 공기를 총에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폭력적이다. '식물인간'이라는 말은 식물을 폭력적으로 사용한 어휘다. 이라크 전쟁 때는 폭탄 중에 어머니란 별명을 가진 폭탄을 생각하며 어머니란 말을 폭탄에도 붙이는 미국사람들의 정서에 충격을 받았다.

-함민복 폭력 냄새 나는 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