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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서평

신화로 남은 영웅 롬멜

by Ddak daddy 2016. 8. 18.





신화로 남은 영웅 롬멜

 




  


[도서]신화로 남은 영웅 롬멜

찰스 메신저 저/한상석 역
플래닛미디어 | 2010년 10월

내용     편집/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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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의 발자취를 시대별로 기록한 역사는 다른 한편으로 승자의 기록이라고도 불리운다. 특히 승자와 패자가 명확하게 구분되는 전쟁사에서는 더욱 그러한 느낌을 많이 받게 된다. 전쟁사에서는 승자의 위대한 전술과 전략, 또는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에 대하여 초점을 맞출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패자에 대한 배려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제2차 세계대전 역시 그 면면을 들여다본다면 패전국을 대하는 역사의 시선은 우호적이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도 패전국인 독일 출신의 장군이 눈에 띈다. 바로 에르빈 롬멜이다. 전쟁사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아마도 롬멜의 이름은 한번쯤 접해보았을 것이다. 다수의 서적과 영화에서도 언급되는 이 인물은 시간이 흐를수록 다양한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는 인물이다. 개인적으로 롬멜에 대하여 자세히 알고 싶다면 우리나라에 소개된 책 중에서는 리델 하트의 <롬멜 전사록>을 권하고 싶지만, 다소 전술적인 측면에 치중한 나머지 선뜻 다가가기 어려운 책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신화로 남은 영웅 롬멜>은 전쟁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무난하게 읽어볼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 책은 롬멜의 일대기를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는 책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막의 여우'라는 별명과 더불어 북아프리카의 활약상만을 기억하고 있는 독자라면 그 이외의 분야에서 활동한 롬멜의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된다. 1차 세계대전부터 참전하여 2차 세계대전 종반까지의 롬멜의 모든 활약상을 서술하고 있기 때문에 전쟁과 함께한 롬멜의 생애를 모두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전반적으로 롬멜에게 우호적인 시각으로 쓰여져 있기 때문에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최근 롬멜의 행적과 관련하여 재조명되고 있는 부분을 하나씩 곱씹어 보았다. 

 우선 1차 세계대전의 활약상에서 보여준 그의 행적이 눈에 띈다. 융커 출신으로 구성된 독일의 장교 집단에서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초급 장교로 1차 세계대전에 참가한 롬멜은 뛰어난 활약상을 보이면서 철십자 훈장을 비롯하여 프로이센 최고 훈장인 '푸르 르 메리트'를 받게 된다. 철저한 공적을 바탕으로 수여되는 훈장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롬멜의 활약상은 초급 장교로서는 대단한 활약을 한 것이다. 실제 1917년 10월 26일 이탈리아 산악지대에서 200여명의 부대원을 거느리고 육탄전을 감행하여 이탈리아의 병력 9000명을 포로로 잡고, 다수의 중포를 노획한 그의 활약은 대단한 것이었다. 과감한 판단과 지휘를 통하여 엄청난 성과를 보이는 그의 활약은 1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하여 베르사유 조약에 의하여 군이 감축되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군에 남게 되는 계기가 된다. 

 2차 세계대전 초반에는 프랑스와의 전투에서 두각을 나타내는데, 제7기갑사단의 사단장이 되어서 독일이 최초로 선보이는 기동 전술의 모습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빠른 속도로 진격하여 적을 포위하여 섬멸하는 그의 활약은 '유령사단'이라는 별명으로 이름을 날리게 된다. 독일 참모부에서도 최초로 시도되는 전격전에 대하여 논란이 많았지만, 그러한 전술의 요체를 롬멜은 즉각 수용할 정도로 작전에 대한 이해도가 빨랐던 것이다. 그의 이러한 속도전은 1941년부터 시작되는 북아프리카 전선에서도 잘 드러낸다. 이탈리아 군을 지원하기 위하여 리비아에 도착한 독일군은 롬멜의 지휘하에 곧바로 공세로 전환을 한다. 또한 그 공격의 속도가 너무나 빨라 영국군이 예상하던 범위를 넘어섰기 때문에 순식간에 북아프리카 전역이 롬멜의 손아귀에 넘어간다. 당시 독일의 전력은 아직 완편되지 않은 2개 기갑사단과 1개 경보병 사단으로서 영국군의 전력에 비하면 열세인 상황이었다. 그러나, 속도와 기만을 통하여 영국군을 유린하면서 점차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이러한 뛰어난 롬멜의 활약에 대하여 새롭게 주장되고 있는 내용을 떠올려보지 않을 수 없다. 먼저 그의 작전이 때로는 무모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1차 세계대전의 이탈리아 산악 지대에서 이탈리아군을 공격한 행위는 그 전과가 엄청나기 때문에 그의 지휘가 과감하다고 평가가 되고 있지만, 달리 해석한다면 무모한 면이 있음을 느끼게 된다. 철저한 정찰과 작전 계획 수립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하지만, 애초부터 200여명으로 9000명의 적군을 상대한다는 생각 자체가 결코 정상적인 것은 아니라고 보여진다. 프랑스 전선에서도 종횡무진 활약을 하였지만, 정작 막강한 기갑 전력을 보유하고 있던 영국군과의 아라스 전투에서 큰 타격을 받았다는 점도 그의 작전이 무조건 성공적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북아프리카의 활약은 좀더 많은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신속한 공격으로 인하여 순식간에 북아프리카의 전역을 점령하였지만, 이는 공격을 최소화하고 방어에 중점을 두라고 지시한 독일 참모부의 명령을 깡그리 무시한 행동이었다. 항상 독일 본국으로부터 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북아프리카 전투에서 결국 승리를 하지 못하였다고 하는 롬멜의 주장은 스스로 보급선을 제대로 구축하지 않고, 무리한 진격을 하였다는 점과 1차 토부룩 전투에서 무모하게 병력을 투입시켰다가 큰 피해를 입은 점을 간과한 면이 있다. 당시 독일의 사정으로는 북아프리카가 주요 공격 루틴이 아니라 단순히 영국군과 대치하는 정도의 수준으로 유지하길 원했던 상태였다. 물론 북아프리카의 전역을 획득하여 이집트를 영국군으로부터 탈취하고, 이어 수에즈 운하를 장악하여 이란 지방으로 진격하여 동부 전선까지 진출한다는 웅대한 전략을 그려보기도 하였지만, 이는 실제로 현실을 무시한 망상에 불과한 것이었다. 

 이렇게 놓고 보면 롬멜의 과감한 전략의 모습이 무모함과 조급함으로도 비춰질 수 있음을 알 수 있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부분이 롬멜의 출신 배경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앞서 말한 것처럼 독일 군부는 대부분 프로이센의 융커 출신이자 군인 가문 출신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일반인 출신이었던 롬멜이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커다란 전과를 거두어야 가능했기 때문에 1차 세계대전에서는 다소 과감한 행동을 보여주었던 것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2차 세계대전에서도 빠른 승진과 함께 독일의 영웅으로 대서특필되는데,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바로 롬멜이 히틀러의 경호부대를 지휘하였던 것이 발판이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나치를 숭상하였던 것은 아니었지만, 최고 권력자의 곁에서 그의 비호를 받아서 순식간에 프랑스 침공시 사단장의 직책으로 활동을 하였다는 점과 독일 아프리카 전투에서의 활약이 나치의 홍보로 인하여 영웅적인 행위로 묘사되었다는 점을 떠올린다면 롬멜이 정치적인 입지를 통하여 기반을 다져왔음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롬멜의 행적은 이 책에서 소개하듯이 전적으로 독일을 위한다는 생각에 비롯되었음으로 이해될 수 있다. 전세가 기울어져 가는 상황에서도 대서양 방벽의 구축과 함께 연합군의 상륙에 대비하여 나름의 전략을 세우던 그의 모습은 분명 군인의 모습 그 자체였던 것이다. 또한 히틀러에 환멸을 느낀 나머지 히틀러의 암살 작전에도 가담한 그의 행위를 떠올린다면 롬멜이 단순히 카이텔이나 요들과 같은 정치 군인이 아님을 알 수 있게 된다. 국가와 가족을 위하여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롬멜의 생애의 모습은 비록 패전국의 장군이지만, 역사 속에서도 많은 조명을 받는 인물임에는 분명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분명 롬멜에 대한 평가가 점점 양분되는 느낌은 어쩔 수 없는 것처럼 보여진다. 전쟁 당시에는 괴벨스의 홍보 전략으로 영웅으로 선전되어 왔으며, 심지어 히틀러도 자신의 암살 사건에 롬멜이 관련이 있다는 사실에 격분하였지만, 총살이 아닌 자살의 기회를 줄 정도로 롬멜의 위상은 대단하였다. 또한 전쟁 이후에도 리델 하트와 같은 영국 출신의 인물에 의하여 롬멜의 전술적인 측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였기 때문에 롬멜의 입지는 신화로서 자리잡아 왔던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그러나, 이제는 좀더 냉철한 시각으로 롬멜의 행적을 연구하고 있다. 조금씩 롬멜의 진실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도 밝혀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화로 남은 영웅 롬멜>은 롬멜에 대하여 우호적인 시선으로 쓰여진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왜 그가 그러한 길을 걸을 수 밖에 없었는지 찾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읽어볼 필요가 있다. 또한 롬멜이라는 인물 자체를 다룬 책이 생각보다 적기 때문에 롬멜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한번쯤 관심을 가져볼 만한 책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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