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미망인 - 입술은 침묵하고
George Bernard Shaw는 오페라를 이렇게 정의한 바 있다.
“[Opera is when] a tenor and a soprano want to make love and are prevented from doing so by a baritone.” (오페라는 테너와 소프라노가 연애하고 싶어 하는데, 바리톤에게 방해받는 것)
우습지만 이게 또 100% 농담만은 아니라는. ㅎㅎ
오페라의 수많은 줄거리들은 사랑 이야기이고, 주로 중간에 방해를 놓는 사람이 있거나 오해와 한바탕 소동, 질투와 시기, 모함, 비극적 상황 등이 동반된다. 오페라에서 사랑을 빼면 뭐가 남을까 싶을 정도로 사랑은 오페라의 가장 중요한 테마이다.
오페라보다 길이가 짧고 좀더 가벼우며 뮤지컬에 더 가까운 장르가 "오페레타"인데, 이는 19세기 중-후반에 크게 유행했다. 대표적인 작곡가로는 프랑스의 오펜바흐, 오스트리아의 요한 슈트라우스 2세를 들 수 있다. 오늘 소개할 Franz Lehar는 슈트라우스 2세의 뒤를 이었던 오스트리아의 작곡가로, 오페레타 “유쾌한 미망인들”의 성공 덕분에 오페레타 장르의 대가로 음악사에 발자욱을 남겼다.
오페레타는 그 소재 및 주제, 음악적 양식 및 길이에서 많이 가볍기 때문에 대중적 인기가 높은 장르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레하르의 “유쾌한 미망인" (The Merry Widow - Die lustige Witwe)의 내용은 그야말로 유쾌하다. 사랑 때문에 눈물 흘리고 처절하게 복수하는 내용이 아니라 그야말로 “밀고 당기는” 연인의 사랑 투정,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한바탕 소동에 관한 이야기이니 말이다. 게다가 그 배경은 아주아주 자그마한 상상속의 나라, 그리고 주인공은 그 나라 재산의 절반 이상을 지닌 미모의 미망인이다. 헐리우드에서도1925, 1934, 1952년에 이 오페레타를 바탕으로 한 영화들이 제작되었다.
(Image from Google Search, 1952 The Merry Widow)
The Merry Widows에는 유명한 아리아가 여럿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달콤한 것은 바로 “Lippen schweigen” (입술은 침묵하고) 이라는 제목의 듀엣으로, 주인공 Hannah와 그녀의 연인 Danilo가 둘 사이의 사랑을 확인하면서 부르는 노래이다.
솔로 바이얼린의 전주가 첼로의 그윽한 반주 위로 잔잔히 울려 퍼지고, 왈츠풍 리듬의 오케스트라 전주가 시작된다. 그리고 이 사뿐사뿐한 가락과 왈츠의 리듬에 맞추어 연인에게 속삭이듯이 노래가 시작된다. 레솔라시 레솔라시 도시라.. 이렇게 진행되는 멜로디인데, 의외로 이 멜로디에서 "풍년가"를 연상하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다. ^^:
독어로 불러야 제맛이긴 하나, 젊은날의 Kiri Te Kanawa와 Placido Domingo가 부른 영어 버젼이 참 아름답고 달콤하다. 노래 부르는 방식도 보통의 오페라나 가곡보다는 조금더 뮤지컬, 가요스럽다. 너무나도 싱싱하고 젊음이 넘쳐 흐르는 그들의 얼굴을 보고 있으니 어쩐지 마음 한쪽이 시려 오기도 한다.
Lippen schweigen (입술은 침묵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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