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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정신분석

한국인의 한

by Ddak daddy 2017. 1. 22.




한국인의 한

 
작성자: 이경숙 

 산업화 과정에서의 지역 격차와 특정 지역의 권력 독점 현상은 우리 나라에서만 벌어진 상황은 아니었
다. 산업혁명 당시의 영국도 그러했고 러시아 이태리 독일 프랑스도 다 겪었던 상황이었다 왜넘들이라고
별 수 없었고 오히려 왜넘들의 지역 문제는 우리보다 훨씬 심각한 양태를 보였다. 메이지 유신이 일어날
때 일본은 독립된 수십개의 자치국으로 구성된 일종의 연방 국가였다. 그것을 다스리는 두목이 도쿠가와
막부의 쇼군이란 넘이다.

 이 자치국들을 번(番)이라 불렀다. 미국의 흑선이 도쿄 앞 바다에 나타나 대포를 몇 방 쏘자 옆구리에 칼
찬 사무라이들이 혼비백산했다. 그것을 막지 못한 막부의 무능에 일마들이 분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쇼군
의 존재 이유는 전국의 사무라이를 지휘해서 외적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것이다. 그런데 흑선의 침범에
속수무책인 나약한 꼴을 보이자 더 이상 쇼군 대접을 해줄 수 없다고 몇몇 놈들이 대가리를 쳐들고 악다구
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막부는 이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했고 탄압은 순교자를 만들고 순교자는 더욱 많
은 테러범을 만들어내는 증기 기관의 불이 붙은 것이다. 이런 테러범들의 주장에 몇몇 번이 동조를 해서 막
부에 대한 저항이 개인의 테러에서 번 차원의 항거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이때 막부를 치받으면서 천년 동
안 허수아비였던 덴노를 방패막이로 동원하게 되는데 이런 번을 근황번, 근황번을 탄압하는 막부에 동조하
는 번들을 막부번이라 불렀다. 이 번들 간의 내란은 결국 근황번의 승리로 끝나고 덴노가 교토에서 에도(도
쿄)로 옮겨오면서 대정봉환(모든 권력을 덴노에게 돌림)이 이루어지고 메이지 유신은 마침내 성공한다. 이
때 근황번의 대표적인 것이 싸스마번과 조슈번이었다. 메이지 시대 일본의 모든 요직과 권력은 이 두 번 출
신들이 싹쓸이하다시피 독점했다.  

 능력에 의한 출세는 불가능했고 어느 번 출신이냐가 관건이었다. 마지막까지 도쿠가와 막부에 충성했던
번 출신들은 메이지 시대 내내 찬밥이었다. 당근 근황번 출신들이 구라파로 미국으로 대거 유학을 떠나 신
문물, 신교육을 받고 돌아왔고 이 교육의 독점은 바로 능력의 독점으로 이어졌다. 다른 번 출신들이 이들
과 실력으로 어떻게 겨뤄볼 방도가 없었고 애초에 경쟁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다. 그런데 왜 왜넘들은 이
런 지역문제가 우리처럼 고질적이고 망국적인 화근으로 발전하지 않았을까? 그 이유는 일마들의 순응성에
있다. 일단 근황파가 승리하자 막부파들은 '졌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였다. 그리고 막부번 사람들은 졌
으니까 차별적인 소외와 궁핍을 당연하게 여겼다. 싸스마와 조슈번 사람들의 횡포와 거들먹거림을 '우리보
다 더 배우고 잘난 넘들이니까'하고 인정을 한 것이다. 그리고 당분간은 이 넘들이 일본이란 나라를 끌고
가는데 동의를 해준 것이다. 그리고 또 두 번은 메이지 시대를 일본의 황금 시대로 열어갔다. 516혁명 후의
산업화 시대에 영남인들이 맡았던 역할을 메이지 시대의 싸스마와 조슈에 비교하는 것은 너무 지나친 비약
일까?

 나는 그렇게 무리한 대입이라고 보지 않는다. 다만 문제는 한국 사람들은 그런 꼴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는 것이다. 우리 역사를 잘 살펴 보라. 정쟁이나 권력 투쟁에서 져도 자살한 넘이 별로 없다. 역모를 꾸미다
가 뽀록이 나면 삼족이 멸문지화를 당하고 지도 잡히면 온갖 고문과 악형에 시달리다가 끔찍하게 죽는 것
은 피할 수 없는 외길이다. 그런데도 뽀록이 난 상황에서 자살을 안 하는 게 한국 사람이다. 끌려가서 모진
고문, 온갖 악형을 견뎌내면서 죽을 때까지 악다구하고 갈구고 앵기고 치받다가 가장 끔찍한 상태에서 끝
이 난다.  

 그리고 그것을 한으로 가져가고 자손들에게 한으로 물려준다. 이게 한국인의 한이다.  

 한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진 것을 인정하지 않는 오기'다. 그래서 죽어서 원귀가 되어서라도 복수를 하겠
다고 이빨을 갈고 독기를 품고 죽는다. 그 심리적 내면은 바로 '그래도 나는 너한테 지지 않았다'는 것이
다. '운이 없고 재수가 없어서 이리 됐을 뿐 니 손에 죽어도 나는 니보다 잘난 놈이다'라는 자존심이고 자부
심이다. 이게 한국인이다. 사육신도 마찬가지고 정몽주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패배는 곧 한이 된다.  

 그러나 왜넘들은 좀 다르다. 졌다고 생각되면 '마잇따'하고 바로 자기 배를 갈라분다.

 거기에는 졌다는 원통함과 억울함 같은 한이 없다. '나한테 이겼으니 너는 나보다 잘난 놈이고 나는 너보
다 못난 놈인께로 깨끗하게 죽어주께.' 이게 왜넘들의 사고방식이다.

 그래서 왜넘들은 구질구질한 한이 없다. 일본에는 그렇게 지독한 지역 차별과 지역 독점이 장기간 계속되
었는데도 지역 감정이 없고 우리는 산업화 과정 고작 50년에 이토록 깊은 응어리가 진 것이다. 일시적인 필
연성이 빚은 차별과 독점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가 없어서 그예 한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 한을 탓하자는
게 아니고 그것이 너무 안타까워서 하는 소리다.  

 만약에 우리가 서독처럼 북한을 흡수 통일이라도 하게 되면 우리가 북한 사람들을 형제애 동포애로 얼싸
안고 자기 것 나누어먹을 걸로 생각하는가? 천만에 말씀이다. 북한 사람들은 향후 몇십 년은 밑바닥 노동력
을 제공하는 계층이 될 것이다. 주인처럼 신나게 부려먹으려 들것이다. 지금 조선족 동포들이나 월남한 북
한사람들을 우리가 어떻게 대접하고 있는 지 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렇다고 북한 사람들이 그걸 받아들
이고 순응할 것이냐? 그렇다면 조선넘들이 아이다. 한을 품고 이를 갈게 될 것이다.

 남북감정은 분단상태인 지금보다 더욱 심해질 지 모른다. 지금은 차라리 서로 안 보고 안 부대끼고 사니
까 막연한 그리움이나 형제애 같은 감상이 남아있는 거지 일단 섞였다 하면 대번에 하층 계급과 상층 계급
으로 남북한 사람이 싹 나뉘게 될 것이다.

 '형제 좋아하네, 노비 생겼다'다.  

 내가 지역감정 문제를 디다보면서 통일 후를 걱정하는 이유가 그런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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