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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서평

그리스도와 문화

by Ddak daddy 2023. 10. 17.

그리스도와 문화(Christ and Culture)는 미국의 신학자 리차드 니버의 1951년 작품이다. 그는 이 책 <그리스도와 문화>에서 문화와 그리스도의 관계에 대하여 5가지 유형(모델)을 제시하였다.

  • '문화에 대립하는 그리스도'는 문화에 대한 그리스도인들의 배타적인 태도를 가리킨다. 이런 태도를 가진 이들은 자기들이 살고 있는 사회 관습이 무엇이든 지간에 그리스도와 적대 관계에 있다고 본다. 그는 2세기의 교부 터툴리안과 톨스토이에서 그 전형을 본다. 터툴리안은 그리스도인들이 세상 문화의 타락한 오락, 학문, 정치에서 탈출하도록 권면하였다. 한편 톨스토이는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님의 산상보훈의 말씀대로 단순하게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니버에 의하면 이러한 반문화적인 유형의 삶은 그 자체 내에 문제점을 갖고 있다. 인간은 언제나 문화 속에서 살고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 '문화의 그리스도'는 첫 번째 유형과 정반대되는 것이다. 이 유형을 따르는 사람들은 그리스도와 문화 사이에 근본적인 일치와 연속성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이 관점에서 보면 그리스도는 위대한 교육자요 문화의 영웅이시다. 토마스 제퍼슨은 그리스도를 완전한 도덕 교육가로 보았고, 술라이에르마허는 그리스도를 모든 종교와 문화의 완성자로 보았다. 이 관점은 신학의 본질과 그 문화적 표현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 '문화 위의 그리스도'는 그리스도와 문화를 다 긍정한다. 그러나 둘 사이에 간격이 있다고 본다. 이 관점에서는 그리스도가 로고스와 주님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리고 그리스도를 높은 층에 두고 문화를 낮은 층에 둔다. 이러한 생각은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트에서 나타났고 후에 토마스 아퀴나스에게서 나타났다.
  • '역설 관계에 있는 그리스도와 문화'는 그리스도와 문화의 관계를 화해할 수 없는 양자간의 끊임없는 싸움으로 이해한다. 그리스도는 그리스도요 문화는 문화다. 니버는 이런 유형의 대표자가 사도 바울과 루터 그리고 키에르케고르 등이라고 말한다.
  • '문화의 변혁자인 그리스도'. 이 유형의 대표자는 어거스틴, 칼빈, 존 웨슬리 등이다. 이 입장에 의하면 세계는 구속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인간 문화의 문제는 변혁의 문제이다. 세계는 배격되어서도 안되고 소홀히 여겨져도 안된다. 따라서 이 유형에서 주장된 그리스도는 죽음과 죄에 예속되어 있는 인간을 구속하시는 것뿐 아니라 문화 속에서 사는 인간 생활을 계속적으로 성화시키고 변혁시키시는 분으로 이해된다.

 

저자는 그리스도와 문화라는 요소가 갖는 관계에 대해 5가지 이념형을 제공한다

(1)문화에 대립하는 그리스도

(2)문화에 속한 그리스도

(3)문화 위에 있는 그리스도

(4)문화와 역설적 관계에 있는 그리스도

(5)문화를 변혁하는 그리스도

이 책에 빠지게 만들었던 가장 큰 요소는 이런 5가지 분류의 탁월함이 아니다.

저자는 다섯 가지 분류에 대한 시각 제시, 이념형 연구를 어떻게 바라볼지에 대한 관점 제공같은 바람직한 학문적 태도를 알려준다.

다섯가지 유형이 결코 한 개인에게 빈틈없이 적용될 수 없다는 것. 각 유형이 가진 장단점뿐 아니라 필요성까지 지적하는 것. 신앙의 상대성, 개인성을 지적하면서도 상대주의와 개인주의로부터 분리시키는 그의 논리는 책을 읽는 내내 놀라웠다.

얻을 것이 너무 많아 오히려 너무 많은 부분을 놓친 듯한 책이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꼭 다시 읽어 봐야겠다(지금은 읽고 싶은 책들이 너무 많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세상을 살아가는 자세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사람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책의 문장 중 하나,

 

"각 신자는 편히 앉아 오랜 전투에 관한 글을 읽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현재 벌어지는 전쟁 한복판으로 뛰어드는 일종의 도약이 있어야 자기 나름의 '최종'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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