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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서평

역사를 만든 100가지 레시피

by Ddak daddy 2016. 4. 16.








4천년 레시피의 역사!

레시피의 역사 4000여 년을 기록한 음식 연대기 『역사를 만든 백가지 레시피』. 세상에서 가장 매혹적인 음식의 발명 100가지를 흥미롭고 상세하게 들려주는 책이다. 2000년경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특정 시대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개성 있는 음식, 심지어 구체적인 레시피가 전해지지 않는 요리에 대해서도 선별ㆍ수록하고 해당 레시피의 기원에 대해 살펴보았다.

고대 이집트 벽화에 그려진 요리 그림, 성경 구절, 중세 시대의 태피스트리에 등장하는 빵 굽는 모습 등에서도 레시피를 풀어냈는데, 기록물이 드물게 전하는 시대의 음식 만드는 법에 대해서는 당시의 다른 기록물과 비교ㆍ분석함으로써 개연성을 이끌어냈다. 특히 과거의 음식을 현대식 버전으로 소개하는 대신 옛날식 요리법에 초점을 맞추어, 색다른 맛과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저자 : 윌리엄 시트웰
저자 윌리엄 시트웰Wiliam Sitwell은 1999년에 웨이트로스 푸드 일러스트레이티드Waitrose Food Illlustrated 잡지사에서 일하게 되면서 음식세계의 유명 인사가 되는 첫발을 내디뎠다. 잡지 관계자들에게 수여하는 기자상, 스토리상, 디자인상, 포토그래퍼상 등 수많은 상을 받았으며, 2005년에는 ‘올해의 편집자상’을 받았다. 현재 『웨이트로스 키친Waitrose Kitchen』 편집자로서 여러 잡지와 신문에 음식 관련 기사를 쓰고 있다. 또한 음식비평가이자 사회자로서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최근에는 BBC2 채널의 새로운 이브닝 쇼인 「취향의 문제A Question of Taste」에서 음식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다. 여가 시간에는 노샘프턴셔에 있는 집에서 직접 채소를 기르거나 사과주를 담그며 지낸다. 이 책은 그의 첫 작품이다.

역자 : 안지은
역자 안지은은 이화여대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파슨스 대학에서 공부했고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명사들의 졸업사』 『패션 연대기The Chronology of Fashion』 『패션 디자이너 되어 보기』 『그래도 학교』 『72시간』 등이 있다.

 

 

1. 고대 이집트의 빵-기원전 1958~기원전 1913년
2. 카나수 수프-기원전 1700년경
3. 타이거 너트로 만든 사탕류-기원전 1400년경
4. 무화과 잎에 싼 생선구이-기원전 350년
5. 소금으로 간한 햄-기원전 160년
6. 염소구이-기원전 30년
7. 가금류 요리에 넣는 또 다른 소스-서기 10년
8. 꿀을 넣은 치즈케이크-200년경
9. 콘지-636년
10. 말린 생선-800년경
11. 맨치트 빵-1070년경
12. 파스타-1154년
13. 룸마니야-1250년
14. 배로 만든 파이-1379년
15. 어볼레이트-1390년
16. 그린 포레이-1392년
17. 파티 준비-1420년
18. 머스컬스 인 셸-1440년
19. 레세 프라이-1450년경
20. 사순절 금식 기간이 아닐 때 먹는 라비올리-1465년
21. 익힌 모과 요리-1500년
22. 히포크라스 젤리-1530년
23. 칠면조 타말레-1540년경
24. 핫초콜릿-1568년
25. 걸쭉한 수프 같은 자발리오네 만들기-1570년
26. 감자-1581년
27. 트라이플-1596년
28. 프린스 비스킷-1602년
29. 버터 크레이피시-1604년
30. 포크를 맨 처음 발견한 영국인-1611년
31. 화이트소스를 뿌린 아스파라거스-1651년
32. 훌륭한 저녁 요리-1664년
33. 완두콩 수프-1669년
34. 소고기 로스트 필레-1671년
35. 생선 실험 13-1681년
36. 스페인 스타일의 토마토소스-1692년
37. 샐러드드레싱-1699년
38. 아이스크림-1718년
39. 퍼프 페이스트리-1739년
40. 송로를 곁들인 리틀 푸아그라 페이스트리-1740년
41. 요크셔푸딩-1747년
42. 칩 마멀레이드 만들기-1783년
43. 샌드위치-1787년
44. 버터를 바른 애플파이-1796년
45. 수플레-1816년
46. 봄철 과일로 만든 푸딩-1817년
47. 브리야사바랭식의 꿩고기-1825년
48. 컵케이크-1828년
49. 프티 수플레 아 라 로즈-1833년
50. 싹양배추-1845년
51. 케저리 혹은 키저리, 인도의 아침 식사-1845년
52. 웰시 레어빗-1852년
53. 콜리플라워와 치즈-1860년
54. 롤리폴리 잼 푸딩-1861년
55. 에그 베니딕트-1894년
56. 홀런데이즈소스-1895년
57. 스트로베리 쇼트케이크-1896년
58. 완두콩 조림-1902년
59. 피치 멜바-1903년
60. 겉보리 수프-1907년
61. 양파버터소스-1908년
62. 크로크 무슈-1915년
63. 초콜릿 케이크-1916년
64. 스파게티 알 라 캠벨-1916년
65. 크림이 있는 버섯-1919년
66. 딸기 아이스크림소다-1927년
67. 토드 인 더 홀-1927년
68. 간편 오트밀 쿠키-1931년
69. 오믈렛-1937년
70. 엘더베리와 사과 잼-1940년
71. 크림이 있는 프랑스식 굴-1941년
72. 라이스 크리스피 트리츠-1941년
73. 빅토리아 샌드위치 케이크-1948년
74. 툴루즈식 카술레-1950년
75. 시럽 타르트-1950년
76. 뵈프 부르기뇽-1961년
77. 워터크레스 수프 1인분-1963년
78. 40명을 위한 대형 칵테일 크러시-1965년
79. 네그레스 상 슈미즈-1966년
80. 치즈 퐁뒤-1970년
81. 중동식 타코와 함께 먹는 지중해식 레몬 수프-1971년
82. 양고기 코르마-1973년
83. 생강 케이크-1974년
84. 연어 케이크-1976년
85. 전통식 부야베스-1984년
86. 돼지고기 탕수육-1984년
87. 기우라-1986년
88. 캐비아를 곁들인 굴 탈리아텔레-1987년
89. 치킨과 올리브를 곁들인 염소치즈 무스-1987년
90. 메추라기 쿠스쿠스-1990년
91. 소시지, 토마토&아티초크 피자-1995년
92. 피칸과 바나나 시럽으로 만든 피칸 와플-1998년
93. 소형 케이크-2000년
94. 베이컨, 부추 & 감자 그라탱-2001년
95. 양념 보리새우-2001년
96. 훈제 고등어 파테-2004년
97. 본즈 생강 드레싱과 고추냉이 완두콩을 곁들인 아시아 샐러드-2006년
98. 토마토, 바질, 쿠스쿠스를 넣은 연어찜-2009년
99. 대황 조림-2010년
100. 고기 과일-2011년

 

 

 

 

 

레시피의 역사 4000여 년을 기록한 ‘음식 연대기’!

음식 문화의 탄생과 죽음, 그리고 재탄생……
이들 이야기는 음식에 대한 당신의 의식을 계몽시킨다
세상에서 가장 매혹적인 음식의 발명 백 가지를 흥미롭고 상세하며
독창적으로 옮겨놓은 이 책은 요리 100선이자 요리 서평 100선이라 할 수 있다


“미식은 삶을 지배하는 주체다. 정말로 맛있는 음식을 먹는 생활이 곧 우리를 요람에서 무덤까지 지탱해주기 때문이다. (…) 인간이 맛을 보는 것은 삶의 소비로 인한 상실감을 회복하기 위해 일종의 쾌락으로 우리를 초대하는 행위다.”_장 안텔름 브리야사바랭·『미각의 생리학 또는 초월적 미식법의 명상』 저자

“요리란 고대 예술과 같다. 그것은 너무나 일반적이고 또 너무나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요리를 개선하기 위해 애쓴다. 요리는 완벽한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고, 꼭 그래야만 한다고 믿고 싶게 만드는 대상이다.”_드니 파팽·『고기뼈를 부드럽게 하는 새로운 압력솥 또는 엔진』 저자

“시트웰은 인생을 즐기며 살 줄 아는 감정가이자 궁극적인 음식의 역사를 말할 수 있는 적격자다.”_레몽 블랑 오베·『주방의 비밀』 저자

“시트웰은 의심할 여지 없이 이 시대의 위대한 음식 전문 작가 중 한 명이다.”_마르코 피에르 화이트·『주방의 악마』 저자

이 책은 요리책인 것만도 아니고, 그렇다고 역사책인 것만도 아니다. 음식의 역사 4000년을 기록한 것으로 가히 음식 연대기라 할 만하다. 하지만 결코 백과사전류는 아니며, 세상에서 가장 매혹적인 음식의 발명 100가지를 흥미롭고 상세하게 들려주는 책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여기 등장하는 100명의 요리사와 100권의 책은 서로 긴밀하게 얽혀 있어 ‘역사로 읽는 요리, 요리로 읽는 역사’의 중요한 장들을 구성하는데, 가령 중세의 요리가 수백 년이 흐른 뒤 오늘날의 요리사 헤스턴 블루먼솔에 의해 독창적으로 재연되는 식이다. 그리하여 기원전 2000년경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역사적으로 가장 맛있는 요리들을 선별, 수록하고 해당 레시피의 기원에 대해 살펴보았다.
역사 시기를 통틀어 음식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 찬 사람들은 늘 존재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욕망을 채우고자 모든 육지와 바다를 다니며, 뱃속의 기쁨을 위한 탐구에 나섰다. ‘미식’은, 브리아샤바랭의 표현을 빌리자면, “삶을 지배하는 주체”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생활이 곧 우리를 요람에서 무덤까지 지탱해주며, 삶의 소비로 인해 지친 이들을 일종의 쾌락으로 초대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모든 사회계층에 해당되며, 열외가 되는 부류는 없다. 그리하여 역사 속 수많은 요리사들은 요리만 한 것이 아니라 레시피를 기록을 남겨놓았다. 그들은 “그런 경험들이 묻히도록 내버려두지 않는” 것을 일종의 신의 사명(?)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이 책은 요리가 즐거운 것은 물론이고, 요리 책을 읽는 것이 또 얼마나 매력적인 일인가를 인간 역사를 통해 입증하고 있다. 한편 어느 역사에든 흑역사가 없을 수 없듯이, 음식의 역사도 반드시 우리의 건강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었기에 저자는 음식 역사의 어두운 그림자로도 독자들을 안내한다.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레시피 책

이 책은 실제의 레시피를 다룬 책이 아니다. 요리 방법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거나 쉬운 것은 더더욱 아니다. 독자들에게 특정 시대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개성 있는 음식을 소개하는 책으로 심지어 구체적인 레시피가 전해지지 않는 요리에 대해서도 다루었다. 저자는 고대 이집트 벽화에 그려진 요리 그림, 성경 구절, 중세 시대의 태피스트리에 등장하는 빵 굽는 모습 등에서도 레시피를 풀어냈는데, 기록물이 드물게 전하는 시대의 음식 만드는 법에 대해서는 당시의 다른 기록물과 비교, 분석함으로써 개연성을 이끌어냈다. 덕분에 독자들은 고대 이집트 사람들이 사후세계에서 먹으려고 만든 빵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부터 현대에 재현해낸 중세의 아주 어려운 기술을 요구하는 ‘고기과일’까지 다양한 레시피를 살펴볼 수 있다.
특히 과거의 특정 시기에 옛사람들이 만들었던 음식을 현대식 버전으로 번역해서 소개하지 않고 당시의 시대 배경과 그들이 어떻게 음식을 준비하고 만들었는지를 설명하는 것에 더 집중했다. 즉 오늘날의 재료로 바꾸어서 과거의 요리를 재탄생시킨 것이 아니라 옛날식 요리법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래서 독자들은 오히려 실용적이지 않은(?) 이 책에서 색다른 맛과 매력을 느낄 것이다.

이 그림에 나오는 빵은 오늘날의 피타 빵pitta bread과 많이 닮았다. 이 벽화가 있는 통로에는 고대 이집트인들이 효모를 사용했을 거라고 짐작할 수 있는 맥주 만드는 장면을 그린 그림도 있다. 효모는 공기 중에 노출되면서 발효가 이뤄지는데 당분이 알코올로 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언제부턴가 효모를 빵 반죽에 넣었을 것이다. 룩소르 부근에 있는 다른 묘실의 벽화를 보면, 화덕 근처에 여분의 빵이 쌓여 있는 것이 보인다. 이 빵들은 하루 동안 공기 중에 노출되면서 빵에 있는 효모 성분을 자연발효시키는 것일지도 모른다.(1. 고대 이집트의 빵)

세계 유명 요리사들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셰프를 비롯해 식품 생산자와 소비자들의 열정 덕분에 요리에 대한 화두는 늘 살아 숨 쉬는 생명체처럼 이어져 내려왔다. 이 책에는 그 과정에서 얻어낸 탐구 결과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수 세기에 걸쳐 음식 이야기를 엮어낸 열정적인 인물들에게 찬사를 보내는 책이라 할 수 있다. 고대 로마 최초의 요리책을 쓴 미식가 아피키우스를 비롯해 중세 시대에 가장 훌륭한 파티 플래너로 명성이 높았던 사부아 공작의 수석요리사 시카르 아믹조, 15세기 중반 유럽 전역에서 생산되는 유제품을 맛보러 다닌 치즈 애호가 판탈레오네 다콘피엔차 등을 소개했다. 그리고 오늘날 서양 요리계에서 유명한 마르코 피에르 화이트, 델리아 스미스, 헤스턴 블루먼솔, 니겔라 로슨, 제이미 올리버와 같은 셰프들과 그들이 개발한 레시피에 얽힌 일화들도 들려준다.

소스는 고대 로마 제국의 요리사들에게 아주 중요한 영역이었다. 비록 아피키우스가 당시에 최고의 요리사는 아니었다고 해도 놀라운 소스를 선보인 요리사인 것만은 확실하다. 몇몇 학자는 아피키우스를 몇 안 되는 실력 있는 요리사로 손꼽았을 정도다. 여러 사람이 만든 레시피 모음도 아피키우스의 이름이 있을 때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마르쿠스 가비우스 아피키우스란 인물이 알려진 데에는 그가 가진 돈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는 요리사이기도 했지만 레시피 교정자였으며 요리학교에 돈을 낸 기부자였다.(7. 가금류 요리에 넣는 또 다른 소스)

타이방(라 바렌)의 요리책은 신성했으며 결코 죽지 않는 불사조와 같았다. (…) 아마도 그가 책으로 펴낸 레시피는 음식업계의 비밀스러운 조언을 담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인정을 받은 것이 아닐까 싶다. 사실음식업은 굉장히 폐쇄적이었다. 높은 계급의 부유한 가정에서만 누릴 수 있는 혜택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멘토 역할을 하는 스승이 견습공에게 레시피를 선물처럼 전수해주게 된 것이다. 그래서 실력 있는 요리사들 밑에 있지 않아도 그의 빈자리를 레시피로 대신 채울 수 있었다. 그전에는 주방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차지하지 않는 이상 레시피의 비밀을 아는 기회란 결코 오지 않았다.(31. 화이트소스를 뿌린 아스파라거스)

이탈리아·프랑스·영국 요리 삼파전

저자가 영국 사람인 데서 짐작할 수 있듯, 이 책의 기본적인 바탕은 영국 음식 문화의 탄생과 죽음, 그리고 재탄생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 가운데 왕과 왕비, 정복자들, 식당 주인이 음식에 미친 영향력에 대해서도 심사숙고했다. 하지만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영국 요리는 이웃 나라 프랑스에게 비아냥의 대상이 되었고, 영국인들 스스로도 음식문화를 발달시킬 기회를 여러 차례 놓쳤으며, 그들 문화를 무덤 속으로 끌고 들어가는 일을 저지르기도 했다. 하지만 알고 보면 미슐랭 스타로 유명한 프랑스 요리도 드메디치에 의해 이탈리아로부터 전해온 것이었다. 심지어 프랑스인들도 이전에는 음식 자체를 가치 있는 대화 주제로 여기지 않아 이탈리아인들이 음식에 대해 말하는 거론하면 혐오감을 느꼈다. 그러다가 17세기 무렵이 되어서야 프랑스인들은 이탈리아인들의 화려한 스타일을 따라하고 싶어 안달이 났다. 이처럼 이 책 곳곳에서는 이탈리아-프랑스-영국의 삼파전이라 할 만한, 음식을 둘러싼 모방과 갈등, 반목의 역사가 다뤄지고 있다. 영국인들은 프랑스 요리를 동경하면서도 그에 대한 극력한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시대의 정신 나간 장님과도 같은 그들이라면 충분히 전자와 같이 요리를 하고도 남는다. 프랑스의 멍청이들이 훌륭한 영국의 요리사에게 충고를 한답시고 그들의 레시피를 강조하고 있다.” 해나 글래스는 프랑스식으로 자고새 요리법을 기술하면서는 이렇게 말했다.
“나라면 결코 이런 요리를 사람들에게 권하지 않겠다. 정말 괴상한 쓰레기 뒤범벅을 생각나게 하는 요리가 아닐 수 없다.”(41. 요크셔푸딩)

요리의 발전에 기여한 요리 도구의 탄생 이야기

이 책은 요리사뿐만 아니라 요리 도구를 개발함으로써 요리의 발전에 기여한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도 다룬다. 인류 최초로 압력솥을 개발했지만 정작 본인은 그 연구의 빛을 보지 못한 드니 파팽에 대한 이야기는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압력솥은 오늘날 고기를 더욱 부드럽게 할 뿐만 아니라 요리 시간을 단축시키는 요리 도구로 유용하게 쓰이고 있지만 개발 당시에는 그다지 효과적으로 활용되지 못했다. 그 밖에 빵을 새로운 차원으로 요리할 수 있게 한 토스터기, 짧은 시간에 음식을 데울 수 있어 요리 시간을 단축시키는 획기적인 기기이지만 안전성 면에서는 여전히 논란이 분분한 전자레인지 등의 발명에 얽힌 이야기도 담았다.

여러분이 전자레인지에 고기 조각을 넣고 가동시키면 고기가 익는다. 그렇다면 여러분의 신체 일부가 그 안에 들어가면 어떻게 되겠는가? 여러분 자신이 하나의 음식물처럼 익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는가? 전자레인지의 반투명한 창문 너머로 달걀이 ‘펑’ 하고 터지는 과정을 보면서 곰곰이 생각해보라.(83. 생강 케이크)

수 세기 동안 이어져 내려온 레시피의 매력

저자는 시대를 거듭하며 요리책을 표절한 이야기에도 많은 관심을 가졌다. 근대 이탈리아 요리의 시발점이 된 책을 쓴 플라티나란 인물이 1475년에 마르티노 데 로시가 개발한 레시피를 계속해서 몰래 표절한 사건에서부터 2011년에 최초의 요리 웹사이트 ‘에피큐리오스닷컴Epicurious.com’에서 표절한 내용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저자는 플라티나에 대해서는 비난하기보다 그에 의해 마르티노의 레시피가 세상에 알려졌다는 점에서 용서할 만하다는 견해를 밝힌다.

그렇다면 플라티나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사기를 쳤으니 그를 처단해야 하는가?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아니다’이다. 그가 없었다면 마르티노의 아이디어는 세상에서 잊혔을 것이다. 플라티나는 마르티노의 글을 라틴어로 번역해서 최초의 요리책으로 인쇄하는 데 공헌했다. 플라티나가 있었기에 마르티노의 혁신적 아이디어들이 독자들에게 알려질 수 있었다.(20. 사순절 금식 기간이 아닐 때 먹는 라비올리)

해나 울리가 역사상 여성 최초로 과감하게 요리책을 내려고 했을 때 남성 작가들이 그녀를 가만 놔두지 않은 이야기도 되새겨볼 만하다. 그들은 수년에 걸쳐 해나의 레시피는 물론이고 다른 여성들이 쓴 레시피도 마치 자기들이 쓴 것인 양 했다. 한편 해나 글래스라는 여성은 대담한 방법으로 ‘요리책 도둑가의 면모(?)’를 보여주고 말았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옷 만드는 일을 했던 그녀는 당시에 이미 글을 쓸 줄 알았고 요리도 할 줄 알았던 여성이었다. 이에 그녀는 이전에 출간된 내용들을 최대한 수집해, 원하는 내용을 모방하고 표절하면서 수중에 들어오는 괜찮은 레시피와 아이디어들을 마구잡이로 도용했다.
한편 이 책은 오늘날 중세 시대의 요리를 재탄생시킨 이야기도 다루고 있다. 헤스턴 블루먼솔은 팔머 와츠와 함께 끈질긴 과거요리 연구를 통해 2011년에 ‘고기과일’이라는 중세 요리를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 현대 요리로 바꿔놓았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블루먼솔의 레스토랑은 미슐랭 별 3개를 받았다.

“유서 깊은 요리, 특히 중세 요리를 관찰하기 시작했을 때 관심을 끄는 요리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 요리에 끌린 이유는 매우 기발하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바로 고기 과일입니다.”
그는 중세 요리사들의 장난기 어린 요리에 관심을 가졌다. 특히 14세기 타이방 같은 요리사의 작품에 매혹됐다. 햄프턴 코트 궁전의 요리사학자와 요리연구가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그는 “전혀 다른 세상이 내게 열렸다”라고 말했다. 그것은 아직 첫발도 디디지 않은 신천지 같은 것이었다.(100. 고기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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