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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음악

Handel / XERXES

by Ddak daddy 2019. 3. 25.





원작  실비오 스탐필리아 대본에 기반

대본  미상

초연  1738년 4월 15일 런던 왕립극장

배경  기원전 470년경의 페르시아

<2017년 1월 프랑크푸르트 극장 / 180분 / 한글자막>


프랑크푸르트 극장 오케스트라 연주 / 콘스탄티노스 카리디스 지휘 / 틸먼 쾰러 연출


세르세...........페르시아의 왕.....................................................가엘레 아르퀘즈(소프라노 카스트라토)

아르사메네.....세르세의 남동생이자 로밀다의 연인........................로렌스 차쪼(메조소프라노)

아마스트레.....세르세의 약혼자이며 타고르 왕국의 공주.................탄야 아리안느 바움가르트너(콘트랄토)

아리오다테.....세르세의 신하이며 로밀다와 아탈란타의 아버지........브랜돈 세델(베이스)

로밀다...........아르사메네의 연인이자 아리오다테의 딸..................엘리자베스 수트펜(소프라노)

아탈란타........로밀다의 여동생이며 아르사메네를 몰래 사랑한다.....루이즈 알더(소프라노)

엘비로...........세르세의 신하.....................................................토마스 포크너(베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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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덕션 노트 ===


2017 프랑크푸르트극장 실황, 헨델 <세르세>


헨델을 깨우는 아르퀘즈의 목소리, 카리디스의 지휘


2017년 1월, 프랑크푸르트 오페라 극장 실황. 틸만 쾰러(연출)는 3막 구성(180분)의 무대에 화려한 변화와 흐름을 일으키기 보다는 연회석상, 몇 개의 의자, 창문 등의 간단한 디자인으로 동생의 여인을 탐한, 하지만 끝내 자신의 여인으로 귀화하는 세르세 왕의 복잡한 심리를 묘사한다. 타이틀 롤을 맡아 바지역할을 맡은 아르퀘즈(메조소프라노)가 선사하는 '나무 그늘이여(6트랙)', 세르세의 동생 아르사메네 역의 로렌스 차초(카운터테너)가 부르는 '네게 사랑의 고통을 주고'(54트랙)에 주목하길. 역사주의적 고증과 21세기적 음향 감각을 상생시키는 카리디스의 지휘도 헨델의 정수를 보여준다. 해설지(17쪽 분량/영·불·독어)에는 트랙·프로덕션 특징·시놉시스가 담겨 있다.


헨델(1685~1759)이 1738년에 작곡한 오페라 <세르세>는 일명 '헨델의 라르고'라 불리는 아리아 '나무 그늘이여(Ombra mai fu)'가 삽입된 작품으로 유명하다. 메조소프라노가 남성 왕인 세르세를 맡아 바지역할로 출연하며, 카운터테너들도 등장한다.


로밀다의 노랫소리에 반한 페르시아왕 세르세는 약혼녀 아마스트레를 외면한다. 그러나 로밀다는 세르세의 동생 아르사메네를 사랑하고 있어 세르세의 구애를 거절한다. 세르세 왕은 동생을 국외로 추방하려 한다. 이에 아마스트레는 절망하여 자살을 기도하고, 언니와 마찬가지로 아르사메네를 사랑하고 있던 로밀다의 동생 아탈란타의 등장으로 이야기는 복잡하게 돌아간다. 이에 아탈란타가 계략을 써서 아르사메네와 로밀다 사이를 떼어놓으려 하나 진실이 밝혀져 둘은 결혼하게 되고 결국 세르세 왕은 야심을 꺾고 아마스트레에게로 돌아간다는 이야기다.


이 공연은 2017년 1월, 프랑크푸르트 오페라극장 실황이다. 연출가 틸만 쾰러는 현대적 배경으로 무대를 채색한다. 3막 구성의 180분의 러닝타임이지만 무대의 변화와 흐름은 화려하지 않다. 1막과 2막에는 중앙에 설치된 왕의 연회석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3막은 네 개의 의자와 나뭇가지가 앙상하게 드리워진 창문으로 인물들의 내면 심리를 상징화한다. 무대의 활용을 아끼는 대신 오케스트라 피트 앞으로 통로를 냈고, 객석의 여러 지점과 무대 양 옆 등을 제3의 무대로 적극 활용한다. 여백이 많은 무대를 채우는 영상도 인물들의 희로애락을 담고 있다.


타이틀 롤을 맡은 메조소프라노 가엘르 아르퀘즈는 턱시도 차림으로 세르세 왕의 어리석음과 깨달음을 훌륭하게 연기해낸다. 공연 이후 '프랑크푸르트 룬튜사우'지로부터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는 평을 받은 그녀는 비발디, 헨델의 스페셜리스트이자, 프랑크푸르트와 브레겐츠에서 카르멘 역으로 관객을 녹인 끼의 소유자.


세르세가 부르는 '나무 그늘이여(6트랙)'가 아르퀘즈의 아우라를 보여준다면, 세르세의 동생 아르사메네 역의 카운터테너 로렌스 차초도 이 영상을 통해 만날 수 있는 세기의 카운터테너이다. 특히 '네게 사랑의 고통을 주고'(54트랙)에 주목하길.


콘스탄티노스 카리디스의 지휘는 인상적이다. 그리스 태생으로, 일찍이 켄트 나가노와 얀손스의 눈에 띄었던 그는 시대악기를 통한 역사주의적 고증과 21세기적 음향 감각을 상생시키며 헨델의 정수를 보여준다.


해설지(17쪽 분량/영·불·독어)에는 트랙 배치, 프랑크푸르트 극장 프로덕션의 특징, 줄거리가 담겨 있다.



=== 작품 해설 === <다음 클래식 백과 / 이보경 글>


세르세

게오르그 프리드리히 헨델(1685~1759)


헨델이 1738년 완성한 3막 구성의 오페라 세리아이다. 당시 헨델의 다른 진지한 오페라와 달리, 희극적이고 풍자적인 요소가 들어있으며, 길이가 짧고 통절형식으로 작곡된 아리아 등 오페라 세리아의 전형에서는 살짝 비껴있는 작품이다. 세르세의 아리아 ‘그리운 나무 그늘이여’(Ombra mai fu)가 특히 유명하다.


헨델의 걸작 오페라


〈세르세〉는 헨델이 작곡한 3막 구성의 오페라 세리아로, 아름다운 음악이 돋보이고 등장인물의 성격묘사가 뛰어난 걸작이다. 이 오페라는 1694년 조반니 보논치니가 작곡한 동명의 오페라 〈세르세〉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대본 작가는 알려져 있지 않다. 헨델은 보논치니의 대본뿐 아니라 음악도 차용하였다. 하지만 조성이나 음악 양식적인 부분을 주로 사용하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완전히 새로운 작품이 탄생하게 된다. 〈세르세〉는 기원전 470년경 페르시아의 왕 크세르크세스 1세(기원전 485~465 재위)가 그리스를 침략할 때를 배경으로 하며 이야기는 모두 허구이다.


희극적인 요소가 첨가된 오페라 세리아


오페라 〈세르세〉는 1737년 12월 26일부터 1738년 2월 14일 사이에 작곡되었고, 1738년 4월 15일 런던의 왕립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헨델이 왕립 극장을 위해 작곡된 마지막 작품이기도 하다.


〈세르세〉는 당시 헨델이 런던의 무대를 위해 작곡한 진지한 오페라들과는 달리, 코믹하고 풍자적인 요소가 첨가된, 전형적인 오페라 세리아에서는 벗어난 작품이다. 17세기 베네치아에서 작곡된 오페라들의 경우 비극적 요소와 희극적 요소가 혼합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1730년대 런던의 청중들은 오페라 세리아가 온전히 진지하기를 원했다. 또한 헨델 시대 오페라 세리아의 경우 다카포 아리아가 주로 사용된 데 반해, 〈세르세〉에 등장하는 아리아는 대부분 길이가 짧고, 반 이상이 다카포 형식이 아닌 통절 형식의 아리아이다. 이렇게 당시 오페라 세리아로서는 독특한 특징들을 지녔던 〈세르세〉는 초연 당시 성공을 거두지 못했고, 모두 5번 공연된 이후, 이전 시즌에 작곡된 다른 영웅적 오페라로 대체되었다. 하지만 약 200년 후인 1924년 7월 5일 괴팅엔에서 오스카 하겐에 의해 부활한 이후 〈줄리어스 시저〉와 함께 헨델의 가장 인기 있는 오페라가 되었다.


1막

플라타너스 나무 아래서 명상에 잠겨 있던 세르세는 노랫소리를 듣고 노래를 부른 여인과 결혼을 결심한다. 세르세는 동생인 아르사메네에게 자신의 마음을 노래의 주인공에게 전달해달라고 하지만 아르사메네는 거절한다. 노래를 부른 로밀다는 아르사메네의 연인이었기 때문이다. 한편 세르세의 약혼녀인 아마스트레가 남장을 한 채로 세르세의 궁전에 도착한다. 이어서 로밀다의 아버지인 아리오다테도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고 돌아온다. 세르세는 아리오다테의 승리를 축하하며 로밀다가 왕족과 결혼하게 될 것이라 말한다. 아르사메네는 엘비로를 통해 자신의 슬픔과 사랑을 담은 편지를 로밀다에게 전하려 한다. 아르사메네를 짝사랑하던 아탈란타는 아르사메네가 다른 여인을 사랑한다고 로밀다에게 말하지만, 그녀는 속지 않는다.


2막

아르사메네의 편지를 로밀다에게 전달하기 위해 상인으로 변장해있던 엘비로는 아마스트레를 만난다. 아마스트레는 엘비로에게 로밀다가 세르세의 아내가 될 것이라는 말을 듣고는 절망에 빠진다. 이때 아탈란타가 등장해 아르사메네의 편지를 로밀다에게 전해주겠다고 말하면서 로밀다는 세르세와 사랑에 빠졌다고 거짓을 전한다.

편지를 읽는 아탈란타를 본 세르세는 편지를 보여달라고 한다. 세르세는 아르사메네가 쓴 편지임을 알아챈다. 아탈란타는 아르사메네가 사랑하는 여인이 자신이라고 말한다. 세르세는 그 편지를 로밀다에게 보여주며 아르사메네가 사랑하는 사람은 로밀다가 아닌 아탈란타라고 말한다. 로밀다는 이를 부인하면서도 질투심에 사로잡힌다. 한편 아마스트레는 자살을 하려다 죽기 전에 세르세에게 복수하기로 한다. 엘비로에게 로밀다와 세르세가 사랑에 빠졌다는 소식을 들은 아르사메네는 가슴 아파 한다.

세르세는 아리오다테에게 머지않아 유럽으로 진군할 계획을 말하고, 아르사메네에게는 그가 사랑하는 이와 결혼하게 될 것이라 말한다. 하지만 아르사메네는 세르세가 말하는 이가 로밀다가 아닌 아탈란타임을 알게 되고, 이에 자신은 로밀다를 사랑한다고 세르세에게 말한다. 세르세는 아탈란타에게 아르사메네를 잊으라고 하지만, 아탈란타는 아르사메네를 포기하지 않는다. 세르세와 아마스트레가 만난다. 아마스트레는 세르세의 군인으로 변장해있다.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로밀다가 등장한다. 왕은 다시 한 번 로밀다에게 청혼하고, 아마스트레는 세르세를 배신자라 부르며 칼로 찌르려한다. 아마스트레는 체포되고 로밀다는 그녀를 풀어준다.


3막

아르사메네와 로밀다는 말다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탈란타가 나타나 모든 것이 그녀의 거짓말이었고 이제 아르사메네를 포기한다고 말한다. 아르사메네와 로밀다 두 사람은 화해한다. 세르세는 다시 한 번 로밀다에게 청혼하고, 로밀다는 아버지의 결정에 따르기로 한다. 아르사메네는 그녀를 비난하고, 로밀다는 세르세와 결혼하느니 차라리 죽겠다고 말한다. 세르세는 아리오다테에게 로밀다가 자신과 동등한 지위의 왕족과 결혼하면 어떻겠냐고 물어보고, 그 왕족이 아르사메네를 가리킨다고 생각한 아리오다테는 흔쾌히 동의한다. 이에 로밀다는 그가 사랑한 사람은 아르사메네이고 두 사람은 키스를 했다고 세르세에게 말한다. 분노한 세르세는 아르사메네에게 사형을 언도한다. 아마스트레는 로밀다를 돕기 위해 세르세에게 주려고 했던 편지를 로밀다에게 건넨다. 사랑하는 이에게 배신당한 슬픔을 적은 편지이다.

장면이 바뀌고, 태양신의 신전이다. 아리오다테가 참석한 가운데 아르사메네와 로밀다의 결혼식이 진행된다. 로밀다와 결혼하기 위해 신전에 온 세르세는 아리오다테에게 그 간에 일어난 일을 듣고는 분노한다. 세르세는 아르사메네에게 검을 건네며 로밀다를 죽이라고 한다. 그때 아마스트레가 나타나 세르세를 향해 배신자에게 복수하기를 원하느냐고 묻는다. 세르세가 그렇다고 하자, 아마스트레는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며 칼끝을 세르세에게 겨눈다. 세르세는 아마스트레에게 자신을 뉘우치며 용서를 구하고 아마스트레는 이를 받아들인다. 세르세는 아마스트레를 다시 사랑하게 되고, 로밀다와 아르사메네의 결혼을 축복한다.


그리운 나무 그늘이여(Ombra mai fu)

‘헨델의 라르고’라고 알려진 이 아리아는 〈세르세〉의 시작 부분에서 주인공이자 페르시아의 왕인 세르세가 나무를 향한 사랑을 노래하는 아리아이다. 균형 잡힌 선율과 장엄한 아름다움을 선보이며 헨델이 작곡한 아리아 중 가장 인기 있는 아리아로 손꼽힌다. 카운터테너, 메조소프라노, 소프라노 등 다양한 음역의 성악가들이 노래 불렀고 피아노, 바이올린, 현악기 등을 위한 기악곡으로도 편곡되어 널리 연주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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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해설 === <2010년 8월 18일 네이버캐스트 / 고 안동림 교수 글>


내 마음의 아리아

헨델의 '라르고'

헨델, <세르세>


헨델(Georg Friedrich Händel,1685-1759)은 독일인이지만 이탈리아 오페라 작곡가로서, 특히 런던에서 크게 성공했다. 그의 오페라 작품은 약 50곡이 현재 남아 있다. 그 대부분이 고대(古代)나 중세의 영웅을 주인공으로 삼은 아리아를 나열(羅列)한 오페라 세리아이며 또 카스트라토(castrato=거세 가수)를 주역으로 한 작품이 많기 때문에 몇몇 작품을 제외하고는 공연되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세계 제2차 대전 이후에 헨델 오페라 협회가 설립되고 작품 연구가 진척되면서, 헨델이 죽은 뒤 백 년이 되는 해인 1859년 이후 적극적인 부활 공연이 이루어졌다. 지금은 대부분의 오페라가 전곡 녹음되었고 아울러 수많은 헨델 아리아 집이 나오게 되었다. 최근에 이르러서는 자연 발셩(發聲)에 가까운 유능한 카운터테너(countertenor)가 계속 생겨났기 때문에 의욕적인 우수한 공연이나 녹음이 눈에 띈다.


부활한 헨델의 오페라


페르샤의 대왕 크세르크세스(Xerxes) 1세(세르세)를 주인공으로 한 오페라 세리아이며 세르세와 동생 아르사메네 역은 카스트라토를 위해 작곡했으나 지금은 남장(男裝)한 여성 가수나 카운터 테너가 맡는다. 작품은 전3막이며 N, 미나토(Nicolo Minato)의 대본을 스탐필리아(Silvio Stampiglia)가 개정하고 작곡가가 직접 가필(加筆)했다.


기원 전 5세기 경, 페르샤의 왕 세르세는 로밀다에 반해 궁정(宮廷)에 끌어 들이려 한다. 그러나 그녀는 왕의 동생인 아르사메네와 사랑하는 사이이다. 로밀다의 여동생 아탈란타도 아르사메네에게 은근히 연정(戀情)을 품고 있어 언니와 아르사메네 사이를 갈라놓을 궁리를 하고 있다. 왕은 그런 동생을 해외로 추방한다. 아르사메네는 로밀다에게 보내는 편지를 하인에게 맡긴다. 그 편지를 받은 아탈란타는 왕에게 제출하며 아르사메네가 자기 앞으로 보낸 연애편지라고 제 멋대로 설명한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개통식에 출석한 아르사메네는 왕에게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은 로밀다라고 분명히 말한다. 왕은 로밀다에게 구혼(求婚)하지만 그녀는 이미 왕의 동생과 깊은 관계를 갖고 있다는 듯한 암시를 풍긴다. 다른 나라의 공주이며 세르세 왕의 약혼자로 결정되어 있던 아마스트레는 남자 차림으로 페르샤 군에 들어가 왕의 변절(變節)을 직접 보고 들으며 괴로워하고 있었다. 그녀는 이쯤에서 정체를 밝히고 왕의 부덕(不德)을 나무란다. 세르세 왕도 그만 뉘우치고 아마스트레와 맺어 지고 왕의 동생 아르사메네도 로밀다와 짝이 된다.


헨델, <세르세>

'옴브라 마이 후'


나의 사랑하는 플라타나스의
아름답고 부드러운 무성한 잎이여,
그대를 위해 운명은 반짝인다.
천둥, 번개, 태풍이라 할지라도
그대의 아늑한 평화를 범하지 말라,
사나운 갈바람(南風)도 다가와 그대를 욕하지 말라.

그립고 사랑스러운
나무 그늘도,
지난 날 이렇듯
아늑하지는 않았다.


헨델의 '라르고'로 알려진 노래


헨델의 오페라 [세르세]는 플라타나스 나무를 찬양하는 짧은 레치타티보(recitativo=서창敍唱. 보통 이야기 하는 식 또는 연설이나 낭창朗唱을 모방하거나 강조하도록 만든 노래)와 가사(歌辭)로는 더 이상 짧을 수가 없는 아리아로 제1막을 연다. 노래는 본래 카스트라토의 앨토 역인 페르샤 왕 세르세가 이 아리아를 부른 뒤 폭군다운 횡포를 부리거나 남에게 골탕을 먹거나 하면서 예상 밖의 행동을 하며 무엇이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없는 이야기가 계속된다. 가사는 나무(vegetabile)의 그늘(ombra)이 결코....없다(mai....fu)이며 나무 그늘을 그리운(cara)과 사랑스러운(amabile)의 두 가지 형용사로 수식하고 ”결코....없었다”와 합쳐서 서술부를 이루지만, 이 노래기 끝나면서 후렴처럼 계속되는 어지러운 이 저 구(句)가 뒤 섞여 몇 번이고 되풀이되는 통에 무엇이 무엇을 수식, 서술하는지 알 수 없어 어지럽기만 하다. “그립고 사랑스러운 나무 그늘도...”(옴부라 마이 후)는 그 달콤한 선율 때문에 흔히 ’헨델의 라르고(largo=매우 느린 속도로)’(실제로는 라르게토)[larghetto=라르고 보다 약간 빠르게]로 알려져 기악곡으로도 편곡되었다. 미국의 흑인 가수 배틀(Kathleen Battle)이 TV의 CM 송으로 불러 유명해졌다.


추천 CD와 DVD


[CD] 크리스티 지휘, 레 자르 훌로리쌍(Les Arts Florissants) 관현악단/합창단(2003) 안네 조휘 폰 오터(Ms) Virgin Classics
2003년 11월 빠리 샹젤리제 극장 공연 실황 녹음이다. 미국 지휘자 크리스티(William Christie, 1944-)는 하바드 대학에서 ‘예술사’를 배웠고 이어 예일 음악대학에서 하프시코드와 음악학을 배웠다. 1971년 이후 잠시 다트머스에서 강사를 하다가 빠리로 옮겨가 여러 고음악 악단에서 하프시코드 주자로 활약했다. 이윽고 바로크 시대의 성악전문 집단 ‘레 자르 훌로라쌍’(Les Arts Florissants)을 창설했다. 주로 룰리(Lully), 라모(Rameau), 퍼셀(Purcell), 샤르빵띠에(Marc-Antoine Charpentier), 헨델 등의 곡을 주 레퍼토리로 삼고 있다. 이 지휘자에 못지않은 주역 가수가 폰 오터(Anne Sofie von Otter,1955-)이다. 스웨덴 출신의 메쪼 소프라노이며 1982년 스위스의 바젤 가극장에서 하이든의 “오를란도 파라디노”(Orlando Paradino) 중 알치나 역을 노래해 데뷔하고 이어 [휘가로의 결혼](피가로의 결혼, 모차르트)의 케르비노와 [장미의 기사](R.슈트라우스)의 옥타비안 등 소위 남자 역으로 전 세계의 오페라 극장을 석권(席捲)하여 높은 평가를 받게 되었다. 특히 이 헨델을 비롯해 하이든, 모차르트의 오페라가 본래는 카스트라토를 위해 작곡된 역할이므로 소중한 존재로 활약하고 있다. 그렇다고 결코 학구적인 목소리로 치우치지 않고 오히려 넘치는 인간성을 느끼게 해주는 점이 다시없는 매력이라 할 수 있다. 무대의 모습도 우아히여 지성의 빛이 서려 있다고나 할까 하여 인기가 높다. 또 로밀다 역의 소프라노 슐쯔(Elizabeth Norberg-Schulz)는 스웨덴 오슬로 출신이며 로마의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에서 배우고 89년에 스칼라 극장에 데뷔하여 [여동생을 사랑한 오빠](페르고레지)의 반넬라를 맡았고 93년에 잘쯔부르크의 이스터 음악제, 여름의 음악제 등에서 [활스타후(Falstaff, 팔스타프)]의 난네타 역을 맡아 절찬을 받았다. 그 후 유럽을 중심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그녀 노래의 남다른 아름다운 음색이 호평을 얻고 있다.


[CD] [위대한 헨델](Great Handel) 비케트 지휘, 계몽주의 시대 관현악단(2007) 보스트리지(T), EMI
헨델의 명 아리아집이다. [세르세]를 포함하여 전 16곡의 헨델 아리아를 오늘 날 최고라는 높은 평가를 받는 보스트리지(Ian Bostridge,1964)가 부른 곡 집이다. 보스트리지는 1990년 옥스퍼드 대학에서 박사 학위(역사)를 취득하고 그대로 학구 생활을 계속하여 97년에는 [1650년부터 1750년에 걸친 마법(魔法)과 그 변천(變遷)]이라는 연구서를 옥스퍼드 대학 출판국에서 출판했다. 가수로 활동을 하게 된 것은 1995년부터이다. 오페라 데뷔는 그 전해, 오스트레일리아 오페라와 에딘버러 음악제에서 브리튼의 [한 여름 밤의 꿈]중 리이샌더를 노래한 뒤부터였다. 1995년에 [살로메](R.슈트라우스)로 로열 가극장에서 데뷔한 뒤에 96년에는 [요술 피리](모차르트)의 타미노 역으로 잉글리시 내셔널 가극장에, 98년에 [포페아의 대관식](몬테베르디)의 네로네 역으로 뮌헨 음악제에 출연한 뒤 온 세계의 오페라 극장에서 계속 초청을 받고 있다. 가곡이나 종교 음악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보스트리지는 오페라에서도 몬테베르디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불가능함이 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적인 속에 일말(一抹)의 쓸쓸한 표정이 감도는 그의 노래는 지금까지 들어본 적이 없는 독특한 것이며 가장 현대적인 테너라고 평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앞날이 더욱 기대되는 사람이다.


[DVD] 마케라스 지휘, 잉글리시 내셔널 가극단 관현악단/합창단(1988) 머레이(Ms), 하이트너 연출 Philips
잉글리시 내셔널 가극단은 자기 나라 언어(영어)로 번역한 공연을 원칙으로 한다. 주잉공 세르세 역으로는 메쪼 소프라노 머레이(Ann Murray)가 맡고 동생 역을 카운터테너 로브손(Christopher Robson)이며 이 드라마는 시각적인 면 보다는 분위기로 감싼다. 때와 장소를 가끔 무시하여 옛날과 오늘이 함께 존재하며 등장인물들의 솔직한 감정 발산과 패로디 정신을 교묘하게 결부시켜 가는 하이트너(Nicholas Hytner)의 연출이 즐겁다. 배역도 남자 역의 머레이 이하의 여러 역할을 맡은 가수들이 제 몫을 다한 노래로 빈틈이 없다. 음악 학자로 정평이 있는 마케라스(Charles Mackerras)의 지휘는 양식을 따르면서도 현대 감각으로 극을 펼쳐 나가는 솜씨가 뛰어나다.


[DVD] 루쎄 지휘, 레 딸랑 리리끄 악단/루트비히샤후너 극장 합창단(2000) 라즈무쎈(Alt) 함페 연출 EuroArts
드레스덴의 유명한 젬퍼 가극장에서 2000년 6월에 열렸던 오페라 [세르세] 전곡의 실황 녹화이다. 바로크 음악의 전문 지휘자인 루쎄(Christoph Rouset)는 W. 크리스티와 마찬가지로, 불란서의 하프시코드 명연주가답게 안정되고 정확한 연주를 돋보인다. 곡의 주역인 세르세는 카스트라토이지만 오늘날 그런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는 카운터테너나 알토 가수가 맡는다. 뛰어난 여성 알토인 라스무쎈(Paula Rasmussen)이 남성을 능가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노래와 연기로 보는 이를 압도한다. 할렌버그(Ann Hallenberg)의 왕의 동생 아르사메네 역, 왕의 약혼녀 아마스트레 역의 바르돈(Patricia Bardon), 왕의 동생 아르사메네의 연인 로밀다 역의 바이라크다리안(Isabel Bayrakdarian) 등 주요 가수들도 고른 노래 솜씨와 연기를 보이고 있다. 고대 페르샤에서 18세기의 한 궁정으로 오페라의 배경을 옮겨 놓은 함페(Michael Hampe)의 무대는 화려하면서도 사실적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헨델의 '라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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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물 정보 === <2011년 11월 11일 네이버캐스트 / 이용숙 글>


오페라 교실

헨델(1685~1759)


작곡가 헨델에 대한 정보는 어디서든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또 헨델은 대개 그와 비슷한 가발을 쓴 모습으로 나타나는 바흐와 대조적인 인물로 소개됩니다. 평생 고향을 떠나지 않고 성실하고 소박한 삶을 살았으며 두 번의 결혼에서 십수 명의 자녀를 얻은(물론 그 중 다수가 일찍 세상을 떠났습니다) 바흐와는 달리 헨델은 유럽 전역을 돌아다니며 국제 무대에서 활동했고 아내도 자녀도 없이 평생 자유롭게 살았습니다. 이글에서는 [수상음악], [왕궁의 불꽃놀이]같은 유명한 관현악곡의 작곡가 헨델이나, 저 유명한 오라토리오 [메시아]의 작곡가 헨델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고, 오페라 작곡가 헨델에 대해서만 살펴보겠습니다.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Georg Friedrich Handel, 1685-1759)은 프랑스의 장 필립 라모와 함께 18세기 전반에 후기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오페라 작곡가였습니다. 독일 작센 지방의 할레라는 도시에서 63세 된 이발사이자 외과의사의 아들로 태어났지요(당시에는 이발사가 응급의사를 겸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공작 궁정의 이발사로 일할 때 헨델은 그 궁정에서 오르간을 연주할 기회를 얻었고, 헨델의 재능을 알아본 공작은 내켜하지 않는 부모를 설득해 헨델에게 음악공부의 길을 열어주었다는군요. 그래서 헨델은 부모가 원하는 법학과 자신이 원하는 작곡, 연주를 함께 공부했다고 합니다. 물론 차츰 법학은 접어두게 되었지요.


열여덟 살이 되자 헨델은 할레에서 함부르크로 옮겨 공부를 계속했는데, 당시 함부르크는 독일에서 유일하게 상업 오페라하우스가 세워진 도시였습니다. 이곳에서 일하던 헨델은 21세에 피렌체에 초청받아 3년간 이탈리아에 머물면서 이탈리아 기악과 오페라 작법을 공부했습니다. 바로 이 시기가 헨델의 운명을 결정했습니다.


1710년에 헨델은 자신의 [리날도 Rinaldo] 공연차 영국으로 갔다가 현지에서의 열광과 성공에 감격해 런던에 정착했답니다. 1719년 영국귀족들은 이탈리아 오페라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 왕립음악아카데미를 창설했고, 헨델은 그 총책임자로 취임했습니다. 이때부터 8년간 런던은 유럽 오페라의 중심지로 발돋움했고, 헨델은 1724년에 발표한 [줄리오 체자레Julio Cesare](줄리어스 시저)를 비롯한 여러 이탈리아어 오페라 작품으로 대단한 성공을 거뒀습니다.


마법의 환상세계와 가상현실


바로크 시대의 이탈리아 오페라는 레치타티보와 아리아가 핵심 요소였고, 중창이나 합창도 간혹 사용되지만 비중이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소재는 주로 신화나 영웅담에서 취한 진지한 내용들로, 거세한 성악가인 '카스트라토'를 주인공으로 한 수많은 기교주의 오페라들이 인기를 끌었지요. 헨델 역시 바로크 오페라의 기본 규범에 충실했습니다. 정형화된 연기와 과장된 의상 및 무대장치로 귀족의 신분과 품위를 과시하는 작품들을 만들었거든요.


특히 바로크 오페라의 특징이었던 ‘마법을 통한 환상세계의 출현’이 헨델의 오페라에도 종종 나타납니다. 바로크 시대 전쟁 상황의 참혹한 현실을 극장 무대에서는 그 정반대의 화려함과 신비로움으로 포장해 보여준 셈이지요. 2009년 헨델 250주기를 기념해 전 세계 오페라하우스에서 헨델의 작품들이 봇물 터지듯 무대에 올랐는데요, 이즈음의 헨델 오페라 연출 경향을 보면 현대에 유행하는 ‘가상현실’이 최대한 활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이퍼미디어를 이용해 바로크 오페라의 지루함을 극복하고 있기도 합니다.


헨델은 자신의 모든 작품에서 A-B-A' 형식의 다카포(Da capo. 앞으로 되돌아가라는 뜻) 아리아로 청중의 머릿속에 주요 멜로디를 각인하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헨델의 오페라들은 대개 레치타티보와 ‘다 카포 아리아’의 끊임없는 교차로 이루어집니다. 예쁘고 개성 있는 무늬의 벽지 같은 음악이라고 할까요? 벽지의 샘플만 보았을 때는 대단히 화려하고 독특해 보이지만, 막상 방 전체를 도배해 놓고 보면 비슷한 패턴이 일정 간격으로 반복되는 것이죠.


그래서 오페라의 첫 번째 아리아를 들었을 때는 ‘옛 음악이 이렇게 멋지고 다채롭다니!’ 하며 기뻐하지만, 열 번째 아리아쯤 가면 ‘이거 아까 나왔던 멜로디 아냐?’라고 갸우뚱거릴 만큼 비슷비슷한 멜로디와 음형이 되풀이된답니다. 바로크 음악에 익숙하지 않은 청중이라면 15분쯤 지난 뒤부터 벌써 졸기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당시 주인공 역의 카스트라토 가수는 기본적으로 다섯 곡의 아리아를 불렀는데요, 비장한 아리아, 기교적인 아리아, 낭송조의 아리아, 혼합적인 성격의 아리아, 그리고 밝고 화려한 아리아 등이었습니다. 또 당시의 오페라 작곡가들은 보편적 정서를 담은 아리아들을 작곡해, 음악에 특별히 조예가 깊지 않은 평범한 관객들을 만족시켰다고 합니다. 헨델의 오페라들을 보면 베르디나 푸치니 못지않게 질투나 분노의 감정이 자주 표현되거든요. 연인끼리의 약속, 연인과 떨어져 지내는 괴로움과 그리움 등 실제의 삶에서 연인 간에 벌어질 수 있는 일상적인 상황들이 오페라 속에 들어 있어, 오페라가 끝난 뒤 일상으로 돌아간 관객들이 그 아리아의 가사를 적절히 이용할 수 있게 해주었답니다.


헨델 다카포 아리아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영화 [파리넬리]로 유명해진 오페라 [리날도]의 '울게 하소서'입니다. 이 [리날도]는 11세기 십자군 전쟁을 소재로 삼은 극이죠, 배경이 십자군 전쟁이긴 했지만 사실 당시 대본을 쓴 작가 애런 힐의 목표는 18세기 영국이 요구한 궁정신사(galant homme)의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오페라 속의 젊은 리날도 장군은 처음에는 완벽한 남성이 아니지만, 알미레나 공주의 사랑을 통해 용기를 얻으면서 현명하고 용맹한 장수로 거듭납니다. 애런 힐은 이런 리날도를 통해 ‘사랑과 사회적 의무를 조화시킨 이상적 남성상’을 제시하려 했다는군요


헨델은 1711년에 초연한 [리날도]를 여러 번 손질해 1731년에는 개정판을 공연했습니다. 주인공 리날도 역은 초판과 개정판 모두 알토 카스트라토의 배역이었고, 여주인공 알미레나 역시 양쪽 모두 소프라노 배역이었지요. 그러나 초판에서 알토 가수가 불렀던 고프레도 역은 개정판에서 테너로 바뀌었고, 알토 카스트라토 배역이었던 고프레도의 형제 에우스타치오 역은 개정판에서 사라졌습니다. 아르간테 역은 원래 베이스 배역이었다가 개정판에서 알토 역으로 바뀌었고, 아르미다는 소프라노에서 알토 역으로 교체되었답니다.


성부에 따른 부드러운 남성상과 강한 여성상


헨델의 [줄리오 체자레]는 [리날도]보다 훨씬 음악적으로 풍요로워진 작품입니다. 멜로디와 화성이 다채로워졌고, 등장인물들의 복합적인 감정을 깊이 있게 표현하는 음악이 쓰였습니다. 로마 총독 줄리어스 시저와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의 사랑을 소재로 한 이 작품은 시저가 부르는 아리아 ‘교활한 사냥꾼은 말없이 숨어서 먹잇감을 노린다’, ‘아름답게 꽃핀 초원에’, 그리고 클레오파트라가 시저를 유혹하는 ‘사랑스런 눈동자여, 사랑의 화살이여’ 같은 걸작 아리아들을 담고 있습니다. 이 클레오파트라의 아리아는 입시곡으로도 자주 등장합니다. 시저 역은 카스트라토가 존재하지 않는 오늘날, 대개 메조소프라노나 카운터테너가 부르고 있습니다.


헨델의 수많은 오페라 가운데 또 하나의 비중 있는 작품은 ‘라르고’로 유명한 [세르세]입니다. 영화 [300]에 등장하는 거구의 페르시아 왕 크세르크세스(Xerxes)를 기억하시나요? 그 이름을 이탈리아어로 읽은 것이 바로 ‘세르세(Serse)’랍니다. 원래 크세르크세스 왕은 남성적이고 위엄 있고 냉혹한 통치자로 유명했지만 ‘오페라 세리아(정가극)와 오페라 부파(희가극)의 절묘한 혼합’으로 불리는 이 오페라의 주인공 세르세는 사랑에 빠진 소심하고 섬세한 남성으로 그려집니다. 더구나 소프라노 또는 메조소프라노가 이 역을 부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무대 위에서 왕의 존재는 더욱 부드럽고 인간적으로 보이겠죠.


‘라르고’는 아리아가 아닌 ‘아리오소’로 불립니다. 아리오소란 ‘레치타티보 끝에 등장하는 짦은 선율’을 가리키는 말이죠. 연인을 찾으려고 성안의 온 정원을 돌아다니던 왕이 지쳐 나무그늘에서 쉬며 ‘이렇게 소중하고 사랑스런 나무그늘은 처음이야(Ombra mai fu...)’라고 말하는 것이 ‘라르고’ 가사의 전부입니다.


이처럼 헨델의 오페라에는 대개 부드러운 남성상과 강한 여성상이 등장합니다. 남자 주인공들은 대부분 기사나 군주들이지만 여성음역 성부를 사용하기 때문에 남성성이 희석되며, 여주인공 가운데는 마법사로 등장해 권력과 권위를 행사하는 경우가 흔하지요. 언어만을 사용하는 연극 무대와는 달리 오페라에는 음악이 있고 성악의 여러 성부가 존재하기 때문에, 작곡가가 주인공을 위해 어떤 성부를 선택하는가에 따라 남녀관계의 역학이 달라집니다. 또 요즘 연출에서는 헨델의 세리아에 깃든 부파적 요소를 포착해 현대적인 유머감각으로 무대화하는 것이 대세가 되었습니다.


1720년대부터 영국의 민생이 어려워지고 예술에서도 국민주의가 득세해 이탈리아 오페라가 인기를 잃기 시작하자, 헨델은 차츰 오라토리오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메시아], [유다스 마카베우스] 같은 걸작 오라토리오를 남긴 헨델이 오페라에서 오라토리오로 관심을 돌린 것은 특이한 일도 어려운 일도 아니었습니다. 오라토리오라는 장르는 오페라와 같은 시대에 발전했고, 음악형식 면에서도 레치타티보, 독창 아리아, 중창, 합창으로 이루어진 오페라와 차이가 거의 없었기 때문입니다.



[네이버 지식백과] 헨델 (오페라 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