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소금 참 맛있네~
음식이 맛이 있을 때 '소금참 맛있다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당연히 그렇습니다. 그러나 알고 보면 소금에 맛이 있는 것입니다. 다만 많이 넣었느냐 적게 넣었느냐가 아니라 적당량 넣었을 때 맛이있을 뿐입니다. 소금이 중요한 화폐의 구실을 하였다는 사실도 이때문입니다. 흔히 사람들은 소금을 단순히 조미료 정도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없지 않습니다만 1년간 생산되는 소금의 총량 가운데 고작 5%만이 음식을 준비하고 간을 맞추는 데 쓰이고 있을 뿐이라 합니다. 소금은 약 1만 4천 종의 공정에 사용되며, 시장에 출하되는 거의 모든 화공품의 제조에 반드시 들어가는 물질이기도 합니다. 소금의 여러 가지 용도 가운데서도 강철, 유리, 플라스틱, 제약, 심지어는 컬러TV 생산에까지사용됩니다. 소금은 인류가 사용하는 광물 가운데서 다이아몬드 다음으로 견고한 물질인 것입니다. 그리고 얼음과 눈을 녹이는 성질이 있어서 도로건설 및 겨울철 도로 유지관리에도 많은양이 쓰입니다. 어다 그뿐만이겠습니까. 소금은 신화에서, 전설에서, 미신에서, 루히 인간의식탁에서 항상 명예스러운 자리를 지켜오고있습니다. 소금을 엎지르면 악운을 뜻했고 그 악운을 푸는 구실로 왼쪽 어깨 너머에 소금 한 줌을 집어 던지는 일을 하였습니다. 서양에 (미신 같지만) 풍습으로도, 착한 귀신은 사람의 오른쪽 어깨 뒤에 서있고, 나쁜 귀신은 왼쪽 어깨 뒤에 서있다고 한다합니다. 그래서 왼쪽 어깨 너머로 소금 한줌을 집어 던지면 소금이 나쁜 귀신의 눈으로 들어가 귀신이 하려고 하던 나쁜 짓을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랍니다. 그렇게 던진 소금이 같이 식사하던 어떤 사람에게 떨어질 경우, 그 사람은 악운에 시달리게 된다는 믿음도 가지고들 있습니다. 스코틀랜드인들에게는 갓난 아기들을 그들을 헤치려는 악령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갓난 아기 옆에 소금을 놓아 두는 관습이 있습니다. 악령과 엎질러진 소금을 연관시키는 믿음은 기독교의 설화에까지 침투하여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유명한 '최후의 만찬'에도 나타나 있습니다. 예수의 제자들이 모두 예수 주변에 모여 있는데, 배반자 유다 앞에는 뒤집힌 소금 그릇이 놓여 있는 것이 그것입니다. 이런 저런일로 소금이 중요한 화폐로 사용되 온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하겠습니다. 고대 로마제국의 병정과 관리들은 '살라리움'(salarium)이라고 하는 소금 배급을 받았습니다. 이는 소금이란 뜻의 라틴어로서, 영어의 '봉급'(salary)의 어원이기도 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콩고의 도로공사 노동자들이 소금으로 급료를 받았다고 하며, 뉴기니아에서는 지금까지도 거친 소금이 중요한 화폐로 남아 있다고 합니다. 조선시대, 소금 하나로 왕위에 오른 왕자 얘기를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이야기의 주인공은 실리 외교에 능하고 백성들을 풍요롭게 한 성군으로 잘 알려진 광해군입니다. 광해군의 아버지 선조가 세자 책봉에 앞서 여러 왕자들을 불러 놓고 그들의 슬기를 시험했다고 합니다. 선조가 왕자들에게 낸 문제는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 였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라.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고기? 김치? 대부분의 왕자들이 떡, 꿀, 고기 등을 답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광해군에게서 뜻밖의 대답이 나왔습니다. 광해군의 대답은 바로 소금이었습니다. 선조가 이유를 물으니 광해군은 “모든 음식은 소금이 들어가야 제 맛이 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음식의 간을 맞추는 게 요리의 기본이라지만 이 사실을 곱씹으며 음식을 먹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광해군은 맛의 근본을 꿰뚫어 보았고 선조는 이 같은 광해군의 슬기로움을 높이 사 광해군을 세자로 책봉했습니다. 우리는 소금 없이 하루도 살 수 없습니다. 우리 몸 속에도 염분이 있고 우리가 먹는 음식 대부분에는 소금기가 있습니다. 선사시대에는 냉장고 대신 소금으로 식재료를 저려 오랜 기간 음식을 보관하며 먹을 수 있었고 지금도 김치, 고추장, 된장, 간장 등 발효식품에는 하나같이 소금이 들어갑니다. 오랜 기간 한국의 소금은 수난을 당했습니다. 바다에서 나는 미네랄 덩어리 ‘천일염’은 1963년 염관리법이 제정되면서 45년간 광물로 분류됐습니다. 돌덩어리로 밖에 인정 받지 못한 탓에 식재료로 사용되는 것 역시 금지됐습니다. 합법적으로 천일염을 즐길 수 없었던 한국인들은 바닷물을 전기장치에 통과시켜 인공적으로 나트륨과 염소를 합성시켜 만든 99%의 염화나트륨 덩어리인 ‘기계염(정제염)’ 을 진짜 소금이라고 먹었습니다. 이 때문에 소금 섭취는 바로 염화나트륨 섭취였고 소금은 고혈압과 위암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물론 어떤 소금이든 지나치게 섭취하면 성인병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천일염이 식품위생법상 식품으로 인정 받게 됐습니다. 슈퍼마켓에서 파는 고추장이나 김치에도 천일염이 들어갈 수 있게 된 겁니다. 기계염에 비해 나트륨 함량이 70~80%에 미치지 못하는 천일염은 ‘건강에 좋은 소금’으로 인정받기 시작했습니다. 김장철을 맞아 우리 천일염은 더욱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천일염으로 김장을 한번이라도 담가본 사람이라면 정제염을 두 번 다시 사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천일염 특유의 짜지않으면서도 달콤한 뒷맛이 김치 맛을 살려준다는 게 오랜 경륜이 쌓인 주부들의 전언입니다. 심지어는 배추의 아삭아삭함이 오래 지속 되는데도 천일염이 큰 몫을 한다고 합니다. 이번주 리빙앤조이는 맛의 원천, 소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인류 최초의 조미료이자 저장수단, 심지어 화폐로도 사용될 만큼 으로 쓰일 만큼 인류에 유용했던 소금이지만. 적게 먹으면 식욕부진, 무기력증 등을 느끼고 많이 먹으면 고혈압, 뇌졸중, 위암 등 무시 무시한 성인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소금의 양면성에 대해서도 짚어볼 일입니다.
참조 글; 참콘경제연구소, supia927@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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