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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서평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 - 서평(Metaboy)

by Ddak daddy 2020. 1. 2.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 한 간호사가 하는 죽음에 관한 조언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는 죽음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은 내가 읽은 죽음에 관한 두 번째 책이다. 첫 번째 책은 '숨결이 바람 될 때’라는 수많은 죽음을 목격한 한 의사가 시한부 판정을 받고 죽기 직전까지 쓴 책이었다. 저자인 폴 칼라니티는 숨결이 바람 될 때를 통해 의사로서 자신이 목격한 수많은 죽음의 이야기와, 자신도 그중 하나가 되었을 때 묘사되는 고민과 이야기로 절절함을 쏟아낸다. 책을 읽는 내내 나 또한 그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감정과 그의 절절함에 많은 생각을 하며 읽은 책이었다. 반면,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는 다소 더 이성적이고 현실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싶다. '죽음과 죽어감에 관한 실질적 조언'이라는 부제에 어울리게 '아직은' 살아있는 사람으로서, 나와 내 주변의 죽음에 현실적으로 어떻게 대처할지에 이야기한다.

 

 우리는 삶과 죽음을 논할 때, 살짝 현실에서 벗어나 관조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게 된다. 눈앞에 놓여있는 갈등과 고민거리 등이 작게 느껴지고, "나는 왜 살까"라는 공허한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열심히 하루하루 쌓아가니 마지막 하루를 올려놓을 때가 무너지는 순간이라면, 힘겹게 쌓아가는 하루가 작고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다.

 

 나는 우리가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누구 하나 죽음을 완전히 겪어보고 우리에게 죽음에 관한 정보를 알려주지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의 저자가 책을 통해 말하는 것처럼 죽음이라는 주제를 회피하기보다는 터놓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삶'이란 여정의 마지막인 죽음을 고려하지 않고는 삶의 방향과 의미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나의 할아버지는 작년에 돌아가셨고 그 충격으로 할머니 또한 건강이 많이 악화되었다. 어려서부터 바쁜 부모님이 나와 형을 할머니 손에 맡기었기 때문에 할머니의 건강 악화는 더욱 실감하기 힘들었다. 할머니가 아프기 시작한 이후로 할머니를 위해 엄마를 비롯한 이모와 삼촌들이 번갈아가며 돌보고 계신데, 나는 가끔 얼마나 더 사실지 모르는 할머니 앞에서 모진 말을 뱉는 친척들이 불편한 적이 있었다. 물론 그 모진 표현이 나름의 사랑 표현일지도 모르고 각자의 가족사가 있기 때문에 함부로 개입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우리가 가족이라는 이유로 상처를 용인하기보다는 가족이기 때문에 남은 시간을 더 소중하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나는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를 읽으면서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났다. 아직은 나 자신은커녕 주변 사람의 죽음 소식에도 너무나 익숙하지 않은 내가 할머니의 죽음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 사실은 어린 나뿐만 아니라 이미 숱하게 장례식을 다녀본 삼촌과 이모들 그리고 엄마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죽음에 너무나 쉬쉬하는 나머지 죽음이 다가오는 순간까지 어찌할 바를 모른다. 주변 사람도 이러한데, 하물며 당사자는 얼마나 두려울까 하는 불편함이 든다.

 

 이 책은 죽음을 마주하며 당황하고 허둥지둥하는 우리를 위한 현실적인 조언을 하나하나 말해준다. 이 책은 임종을 앞둔 사람에게 의도치 않게 실수하는 것을 예방해준다. 어떻게 대화해야 병실 안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해 주는지, 어떻게 죽어가는 사람을 돌보아야 하는지 말해준다. 또한 누군가의 죽음 뒤에 남겨진 사람들이 행하게 될 의례적인 일부터 아주 사소한 일들까지 해결해야 할 일들을 설명해준다. 이 책은 우리가 외면해왔지만 종종 직면해야 하고 누구나 언젠가 마주해야 되는 순간을 현실적으로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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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즈음은 바쁘다는 핑계로 할머니를 자주 못 뵈었다. 항상 마음 한구석이 불편하다. 하루는 이런 불편한 마음에 스스로 원칙을 세웠다. 자주 할머니를 못 보더라도 할머니를 보면 꼭 안아드리고 사랑한다고 말해야겠다고 원칙을 세우면서까지 다짐했다. 그 이후로는 매번 할머니를 보면 안아드리고 어색하더라도 멋쩍게 사랑한다고 말한다. 나는 할머니가 언젠가는 떠날 것이라는 사실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더욱 소중하게 하고 싶다. 더 나아가 언젠가는 사라질 나의 시간 또한 소중하게 하고 싶다.

 - Metaboy - 





  *출처

 티스토리 글: https://metaboy2019.tistory.com/5
 https://www.facebook.com/Meta-boy-10366938773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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