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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자료

책중독

by Ddak daddy 2019. 3. 15.



책중독


책을 많이 읽는 분들이 갖고 있는 축복인지 재앙인지 모를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남들과는 다른 쇼핑 중독자라는 겁니다. 우리들이 흔히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본 홈쇼핑채널에서 나온 상품을 보고 괜찮다는 느낌이 들어 충동구매를 하는 것과 비슷하게 책을 좀 읽는다는 이야기를 듣는 분들이 갖고 있는 중독이 바로 책구입 중독입니다. 

 

정기적으로 백화점이나 마트에 가 아이쇼핑을 한 후에 즉흥적으로 구입을 하거나 나중에 구입을 하려고 마음을 먹고 나오는 것처럼 책을 꽤 읽는 분들에게도 이러한 아이쇼핑을 합니다. 정기적으로 대형서점을 가거나 중고 서점을 가거나 인터넷 서점을 보면서 새로 나온 책을 둘러 보고 관심이 있는 책을 찜하면서 자신도 모르고 열심히 클릭을 하고 어느 순간 결재 버튼을 누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거나 계산 창구에서 책을 잔뜩 집어들고 차례를 기다라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됩니다.

 

쇼핑 중독중에서는 가장 고상한 중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 사실 본인 이외에 다른 사람들 눈에는 - 특히 배우자 - 아주 이상한 사람이 되어 버립니다. 어쩔 수 없이 순응을 하지만 이해하기 힘들어 하는 표정이 역력합니다. 집에 책이 한 권 두 권 쌓이는 것도 모잘라 또 기어이 책을 사 쌓아 놓는 모습을 보면서 아무리 마음의 양식이라고 하는 책이라고 하여도 쇼핑은 쇼핑이라 나가는 돈도 만만치 않고 사 놓고서는 다 보지도 않으면서도 책 구입하는 걸 자제하지 못하고 또 다시 구입하는 걸 이해할 수 없는 겁니다.

 

쇼핑 중독에 빠진 사람이 마음에 드는 신상을 발견했을 때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에너지가 분출되고 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밥을 먹어도 신상이 눈 앞에 아른거리면서 떠나지 않아 결국에는 한도초과된 카드를 뒤지고 뒤져서 카드를 긁어 버리는 것과 같이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도 이러한 책 구입 중독이 있습니다.

 

특히, 여러 분야의 책을 읽어도 자신이 유난히 더욱 애착이 가는 분야에 새로운 책이 등장하고 그 책의 광고문구나 대략적인 내용을 읽어보니 급 관심이 가고 어떤 내용인지 호기심이 생겨 읽어보고 싶은 충동은 도저히 거스를 수 없습니다. 설마~라는 이야기를 할지 몰라도 의외로 진짜로 그런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는분들에게는 제법 많이 있습니다. 그 책을 간직하지 않으면 마음의 평정이 생기지 않는거죠. 

 

책을 구입하고 나서 꼭 당장 읽는 것은 분명히 아닙니다. 신상을 수집하는 사람들이 꼭 그 옷을 당장 입고 나가지 않는 것처럼 읽고 싶은 책을 선택하고 집에 배달이 되거나 서점에서 사 왔다고 하여 그 즉시 그 책부터 읽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새로 구입한 책 말고도 읽으려고 쌓아 논 책은 가득합니다. 나를 읽어 달라고 늘 그 자리에서 한결같이 나만 바라보고 있는 놈들인 거죠.

 

그렇다고 구입한 순서대로 책을 읽는 것도 아닙니다. 구입한 순서와는 상관없이 읽고 싶은 놈부터 즉흥적으로 읽게 됩니다. 꼭 필요로 해서 읽어야 할 책이 아니라면 우선순위가 뒤로 밀리는 거고 다음으로 읽어야지 하면서 마음만 먹고 있다 이번에는 하고 선택해서 읽게 되기도 하고 우연히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거나 관련 내용이 소개되었을 때 차일피일 미루던 놈이 갑자기 생각이 나고 급관심이 더해져서 먼저 선택되어 읽게 되기도 합니다.

 

특히나 누군가 강력히 추천한 책을 보니 재미있을 것 같고 - 재미는 어디까지나 상대적이고 주관적인 겁니다 - 평소에 궁금해하던 내용이 담겨 있으면 일단 구입부터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 읽고 있는 책이 있어 다 읽고 읽으려고 마음을 먹고 있는데 사람 사는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처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이상하게도 그 책이 아니 다른 책을 집어들어 읽게 되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그런 가장 큰 이유는 쌓아 논 책이 꽤 있다보니 발생합니다. 쌓아 논 책이 없다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겠죠.

 

분명히 집에 있는 책들은 결단코 다 읽을 겁니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새로 구입하는 책들로 인해 계속해서 읽어야 할 책 목록이 늘어나고 늘어나니 어느순간부터는 아예 그냥 특별한 계획이나 순서없이 무차별적으로 손에 잡히는대로 읽게 됩니다. 어차피, 다 내가 관심있고 흥미있어 할 책들이라 구입했으니 순서의 문제일뿐 언제 읽어도 읽어야 하는 책들이니 읽게 됩니다. 여전히 누군가의 영향으로 인해 나도 모르게 먼저 읽게 되는 책은 있습니다만.

 

쇼핑 중독자들이 쇼핑을 멈추는 방법은 보지 않으면 됩니다. 카드를 없애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죠. 책을 구입하는 방법을 멈추는 것은 서점을 가지 않거나 인터넷 서점을 보지 않는 겁니다. 아니면, 본인이 갖고 있는 책을 다 읽을 때까지 단 한 권의 책도 구입하지 않으면 됩니다. 분명히 쉽지 않은 일이죠.

 

무조건 책을 무한정으로 구입하는 것은 아닙니다. 의외로 책 구입하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경우도 있습니다. 무엇인가 일이 안 풀리고 답답할 때 좋은 책을 찾아보고 그 책을 발견하고 구입하는 맛은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것과는 또 다른 에너지를 샘 솟게 만들어 줍니다. 한 동안 잠잠하다 다시 책을 구입하기 시작하면 또 다시 병이 도졌다는 이야기까지 듣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한 이야기들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으신가요? 아니, 다른 것도 아니고 책을 구입하면서 그런 쾌감이나 카타르시스라는 것까지 느끼는 사람들이 있단 말이야! 에이~ 설마!라고 하실 것이라 보입니다. 저한테 저도 그러냐고 물어보시면 그렇기 때문에 이런 글을 썼을 것이라고 유추할 수 있을 겁니다.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은 낚이셨다면 낚이셨습니다. 저는 이 글에 쓴 내용처럼 심하지는 않습니다. 글에 나와 있는 내용중에 일부는 해당하고 일부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저는 그렇게까지 책을 구입해서 읽지는 않습니다만 주변에 책을 많이 읽는다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글을 읽어보면 제가 쓴 이야기가 결코 뻥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현재 겨우 10권 정도의 책이 쌓여 있습니다. 10권이라는 책의 의미는 제가 읽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읽지 않고 쌓아 논 책을 이야기합니다. 제가 다 읽고서 쌓아 놓은 책이 아니라요. 10권 정도도 사실 꽤 많은 편에 속하다고 할 수 있지만 진정으로 책을 많이 읽는 분들은 수십권을 쌓아놓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읽지 않은 책을요. 읽고 쌓아 놓은 책은 수 백권, 수 천권을 여기저기 산재해서 놓았지만 말이죠. 그것도 신기하게 본인은 그 책이 어디에 있는지 기막히게 알고 있다는 거죠. 다른 사람들은 도저히 모르는데 말이죠.

 

참으로 신기한 사람이 이세상에는 많구나하면서 생각할 수 도 있습니다. 워낙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는 세상이니 당연한 겁니다만 그 어떤 쇼핑 중독보다 가장 발전적이면서 긍정적인 쇼핑 중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좋은 책을 발견하고 구입하고 읽었을 때의 희열은 그 어떤 쾌락 못지 않게 책 읽는 사람들에게는 강렬한 자극을 줍니다. 

 

오늘도 어디선가 중고서점이나 헌책방을 기웃거리고 새로운 신간이 나오지 않았나 하면서 대형서점에서 책을 살펴보고 인터넷 서점을 통해 이 책 저 책을 보고 있는 사람들에게 책 쇼핑 중독만큼 즐겁고 행복한 중독은 없습니다. 도저히 헤어 나올 수 없는 중독이라 어지간해서는 중독에서 벗어나오려고 노력도 하지 않습니다. 또한, 다른 사람들이 보면서 다른 중독에 비해 크게 타박하지도 않고 사회적인 문제가 되지도 않습니다.

 

한 번 정도는 이러한 책 쇼핑을 중독되지는 않더라도 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출처: 다음 카페- 명호네 두 번째 가게




책중독



10세기 페르시아 수상을 지낸 압둘 카셈 이스마엘은 11만 7,000권에 달하는 자신의 책들에 대해 품고 있던 뜨거운 열정으로 유명하다. 어디론가 여행을 갈 때마다 이 책들을 모두 가지고 다녔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 그는 매번 400마리의 낙타들을 동원해야 했다. 압둘 카셈 이스마엘은 책뿐만 아니라 순서 역시 중요하게 생각했다. 따라서 400마리의 낙타들은 자신이 짊어지고 있는 책들의 알파벳 순서에 따라 줄을 지어서 길을 가게 훈련시켰다고 한다.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도 세자 시절부터 지독한 독서가로서 지나친 독서로 눈병이 생길 정도였다고 하며, 반계 유형원은 부안에 만권의 책을 쌓아 놓고 독서에 열중했다고 하며, 아주 바람직스럽지 못한 유형으로  스티븐 블룸버그가 있다.

스티븐 블룸버그는 20세기 최대의 책 도둑이다. 그는 1980년대 내내 북아메리카 전역의 268개 도서관을 훑으며 모두 2만3600여 권의 책을 훔쳤다. 그가 거쳐 간 도서관은 하버드 대학, UCLA, 듀크 대학, 미네소타 대학, 뉴멕시코 대학, 코네티컷 주립도서관, 워싱턴 주립대학, 미시간 대학, 위스콘신 대학 등이었다. 훔친 책 무게는 무려 19 ton 에 달했으며 수사기관에서 12 m 가 넘는 대형 트레일러 두대로 운반하는데 꼬박 이틀이나 걸렸다고 한다.

블룸버그는 미네소타 대학 도서관에서 그 대학 교수의 신분증을 훔친 다음 전문 연구자를 사칭해 다른 도서관들을 자유롭게 이용했다. 품이 넉넉한 옷을 입고 도서관에 들어가 옷 안쪽에 붙인 큼직한 주머니에 책을 숨겨 나오는 수법을 썼다. 일단 책을 고르면 대출카드 봉투를 떼고, 장정 안쪽에 있는 도서관 스티커도 떼어냈다. 책 속에 경보장치가 있는지 확인한 다음 도서관 인장 표시를 지우기 위해 책 모서리를 사포로 문질렀다. 빼돌린 책은 엘리베이터에 싣고 아래층으로 내려와 트럭으로 실어 날랐다.

아무 책이나 마구잡이로 훔친 것이 아니다. 특정 주들을 정해놓고, 그 주제와 관련된 ‘모든 책’을 완벽하게 수집했다. ‘블룸버그 컬렉션(!)’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완벽한 자료 컬렉션을 만든 것이다. 그는 1990년 3월 20일 동업자의 고발로 경찰에 체포되었다. 훔친 책은 시가로 무려 2000만 달러에 달했지만 책을 훔친 목적은 돈이 아니었다. 체포된 뒤 정신감정을 받기 위해 의료시설에 감금당했을 때 같은 시설에 갇혀 있던 마피아 두목이 물었다. “솜씨도 좋은 녀석이 왜 보석도 아니고 겨우 책 따위를 훔쳤나?” 블룸버그는 대답했다. “팔아먹기 위해 책을 훔친 게 결코 아닙니다. 오직 책을 갖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는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도저히 다스릴 수 없고 채워지지도 않는 욕망 하나’를 갖고 있다고 고백했다. 다름 아닌 ‘책을 향한 욕망’이었다. 훔친 책들을 되팔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에게 책 이외에는 아무 것도 필요 없었다. 1988년에 체포돼 벌금 20만 달러와 징역 5년 11개월이라는 죄에 비해 비교적 관대한 처분을 받았다고 한다.


나도 책을 좋아해서 책 사는 것과 읽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맛있다는 요리 찾아 먹는 것 보다도, 읽을만한 책을 찾아서 구입하거나 도서관에서 대출해서 읽는다. 또 철 지난 책으로 도서관에 없으면 인터넷 헌책방에서 구입해서 읽는다. 2년 전에 새로 이사한 집에는 혼자 사용하는 서재가 있어서 책장이 여러개 있고 책장 전부에 책이 꽂혀있다. 그리고 헌책방 두 세 군데를 자주간다. 특히 집 근처에 있는 헌책방은 자주 가서 책을 구입한다. 그 책방으로서는 나는 우수고객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읽는 책 보다도 구입해서 쌓아 놓는 책이 더 많아진 상태가 되었다. 날이 갈수록 책은 자꾸 늘어만 간다. 이에 아내와 아들은 "책 좀 그만 사요"  자주 핀잔을 준다.. 그리고 이제는 몇몇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이제는 독서가 취미가 아니고 책수집이 취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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