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러 교향곡 2번 - 부활
오스트리아 출신 구스타프 말러(Gustav Mahler, 1860-1911)는 낭만주의 시대의
마지막을 살면서 교향곡이 가지는 가능성의 한계까지 이르렀던 작곡가이다.
태어나면서부터 병약했던 그는 형제들의 죽음을 지켜봤고 특히 지나칠 정도로 따랐던
어머니의 죽음은 말러의 마음 속 깊이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우게 만들었다.
죽음의 그림자는 그의 모든 작품에 짙게 묻어있는데 이 떄문인지 삶의 굴곡에 일희
일비하지 않기 위해 음악에 더 깊이 몰입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모두 5악장으로 이루어진 부활은 30분에 조금 못 미치는 1악장과 1시간에 이르는
연주시간 등 유래를 찾기 힘든 대작이다. 연주에 참여하는 악단과 합창단 규모도
대단하다. 10대의 호른과 트럼펫, 7대의 팀파니와 철금, 2대의 하프와 오르간에 두명의
성악독주자와 합창단이 더해진다.
베토벤이 9번 교향곡 합창을 통해 그토록 염원했던 자유와 평등을 부르짖었다면
말러 역시 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부활을 외치고 있다.
1악장 (빠르고 장엄하게)
말러는 1악장에 장례식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교향곡 1번 거인의 주인공이 죽음을
맞이하는 장례식에서 2번째 교향곡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제 그의 몸을 땅에 묻고
그의 생을 돌아보게 된다. "당신은 왜 사는가? 어째서 고통받고 있는가?
삶이란 그저 거창하고 소름끼치는 농담에 지나지 않는 것인가?"
그리고 말러는 이렇게 대답한다. "살기를 바라든 죽기를 바라든 우리는 어떻게든
이 질문에 답해야 한다" "살면서 단 한 번이라도 이런 의문을 품었다면
그 답을 찾아야 한다"
2악장 (Andante moderato 보통 느리게)
왈츠의 뿌리가 된 오스트리아 농민들의 민속춤인 렌틀러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는 "영웅의 삶을 잠시 비추었던 햇빛"처럼 발고 따사로운 렌틀러 형식을 취한 것이다.
렌틀러는 사운드오브뮤직에서 마리아와 게오르그 폰 트랩 대령이 추던 춤이기도 하다.
행복했던 지난 세월을 돌아보며 이젠 잃어버리고 없는 삶을 못내 아쉬워하며
그리워하는 장면이다.
3악장 ( 조용하게 흐르듯 움직이며)
그러나 달콤했던 시간은 잠시뿐 3악장 스케르초에서는 다시 어지러운 현실로
돌아오게 된다. 말러가 "오목거울 속에 비친 세상"으로 표현한 어지러운 현실로
복귀하게 되는 것이다.
4악장 ( 아주 장엄하게 그러나 간결하게)
그러나 4악장에 이르면 앨토의 목소리가 태초의 빛처럼 그윽하게 울리며 고통받는
인간세상을 위로한다, "나는 신으로부터 왔으니 신에게로 돌아가리라.
신은 나에게 빛을 주셨고 그 빛은 영원한 생명에 이를 때까지 나를 비추리라."
5악장 ( 스케르초의 템포로 힘차게 느리게 신비하게)
이어지는 5악장에서는 "절망의 울부짖음"을 상징하는 불협화음의 소리가 들리고
이어서 트럼펫이 "공포의 팡파르"를 울린다. 호른의 소리가 멀리서 들리며
"심판의날" 이 다가왔음을 알려준다. 심판의 날에는 엄청난 지진이 일어나 무덤이
열리고 죽은 자들이 일어나 울부짖습니다. 심판의 나팔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세상은 엄청난 침묵 속으로 빠져듭니다.
바로 이때 프리드리히 클롭슈토크의 시를 통해 성인과 천사들의 노래가 시작된다.
"일어나라, 나의 죽음이여. 찰나의 고요가 지나면 영원한 삶이 너를 부른다."
이어서 말러 자신이 직접 쓴 가사로 피날레를 장식하게 된다. "너는 까닭없이 태어나지
않았다! 까닭없이 살아있는 것이, 까닭없이 견디는 것이 아니다.
살아있는 것들은 반드시 흙으로 돌아가리라.
죽은 것들은 다시 일어나리라. 오, 고통이여!
아무도 피할 수 없는 것이여!
오, 죽음이여! 모두를 지배하는 죽음이여!
이제 네가 지배당하리라.
내가 쟁취한 날개를 달고 저 뜨거운 하늘에서 나 날아오르리라!"
나는 살기 위해 죽으리라!
일어나라. 자, 일어나라
나의 마음이여. 어서 일어나라!
네게 주어진 고통은 신을 위해
신을 위해 짊어져야 할 것!
인간은 고통을 피할 수 없고 죽어야
다시 태어날 수 있는 존재이다.
태어난곳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서는
주어진 몫의 고통을 감내할 필요가 있다.
살아서 지옥을 건넌 자만이 죽어서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 단테 신곡 중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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