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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자료

사랑의 심리학

by Ddak daddy 2017. 1. 6.




사랑의 심리학


김 정 기
(교양학부 교수, 심리학)


사랑은 우리의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이 없는 인생은 완전하지 않은 것으로 여긴다. 행복에 관한 한 사회심리학적 연구(Freedman, 1978)에서 자신이 현재 느끼는 "행복도"와 일반적으로 행복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여러 요인들에서의 만족도"간의 상관관계를 조사해본 결과, 행복도와 가장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 바로 사랑이었다. 행복도는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건강, 돈, 지위등과는 상관관계가 미약하거나 없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사랑, 결혼, 일(직업적인 일)은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중에서도 사랑이 가장 상관관계가 높게 나타났다. 이과 같이 우리의 인생에 있어서 사랑보다 더 중요한 적응의 분야는 없을 지 모른다.
실제로 인간은 항상 사랑에 관해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 그러나 이에 대한 연구, 특히 과학적 연구는 매우 빈약했던 것이 사실이다. 인간에 대한 연구를 주장하는 심리학자들도 사랑에 관한 과학적 연구를 한것은 1970년대 이후로서 이제 불과 30여년도 못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사랑에 대한 연구가 늦게 시작된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사랑이라는 주제가 과학적으로 연구될 수 없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동시에 사람들은 사랑이란 것을 웬지 신비스런 현상으로 두고 싶어서 뭔가 파헤쳐서 연구하는 것에 어떤 거부감을 가졌던 것 같다. 그러나, 사랑에 대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연구가 사랑의 의미를 손상시키는 것이 아니며, 사랑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통해 보다 만족스런 사랑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사랑을 포함한 대인관계에 관한 연구는 심리학에서 요즈음 가장 활발한 연구 분야중 하나가 되었다.
본 논문에서는 그동안 심리학의 연구결과들을 중심으로 사랑의 의미와 우리가 흔히 가지는 사랑에 대한 오해들, 사랑의 구성요소 및 발전과정, 그리고 마지막으로 만족스런 사랑을 위해 어떤 노력들이 필요한지에 관해 논의해 보겠다.



I. 사랑의 의미


사랑에는 부모, 형제간의 사랑, 친구와의 사랑, 종교적 사랑등 다양한 사랑이 있지만, 본 논문에서는 사랑을 이성간의 낭만적 사랑에 국한하여 논의한다. 그렇다면, 사랑이란 어떤 것일까?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그동안 철학자, 종교학자, 시인등의 다양한 많은 사람들이 나름대로 사랑에 관해 언급해 왔지만, 실제로 사랑을 한마디로 명쾌하게 정의하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어서, 과거 플라톤(Plato)은 "누구를 사랑하는 것은 그 사람속에 있는 미(美)와 선(善)의 진수를 알아보는 것"이라고 했고, 보다 근래에 들어와서 에릭 프롬(Erich Fromm)은 "인간은 근본적으로 고독한 존재이며, 그 고독함과 공허함을 극복하기 위하여 사랑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였다(Fromm, 1956). 이들의 사랑에 관한 정의가 매우 철학적인 반면, 현대 심리학자들은 보다 구체적이고 행동적으로 사랑의 의미에 접근하고 있다. 즉, 사랑하는 사람이 무엇을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가를 연구함으로서 사랑의 정체를 밝히려 하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사랑에 관해 생각을 해오고 있으며, 아마츄어 심리학자로서 나름대로의 관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로 인하여, 사랑에 대한 일종의 잘못된 생각들이 존재하며, 이는 심리적 적응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사랑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매우 이상화된 개념이다. 이같은 이상주의적 생각때문에 사랑의 문제를 현실적으로 보지 못하고 잘못 이해하는 문제들이 생기기 쉽다. 사랑에 관한 대표적인 몇개의 잘못된 생각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Weiten & Lloyd, 1994).
첫째로, 사랑에 빠지면 우리는 이를 즉각적으로 알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이는 사랑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현재 경험하는 것이 진짜 사랑인지 아니면 단순히 비이성적으로 빠져있는 것인지, 혹은 사랑이라고 할 수 없는 친구관계인지에 확신을 할 수 없어서 고민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실제로 사랑인지 아닌지를 명확히 그리고 빠르게 알기는 매우 힘들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듯이, 사랑은 마치 번갯불같이 확실하고 강렬하게 오는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경우, 사랑은 서서히 오며, 우리가 그 과정에서 이것이 정말 사랑일까하고 의문을 가지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사랑이란 우리가 어떻게 할 여지도 없이 우리에게 닥치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다시말해서 사랑이란 너무나 강력해서 사랑에 빠지면 현명하게 행동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내 마음이 그렇게 가는데 어떻게 할 수 없다는 생각은 일면 자기위안이 될 지는 몰라도, 이같은 합리화는 무책임한 행동과 같은 큰 실수들을 저지를 수 있고, 이는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실제로 사랑의 초기 단계에서는 여러 강렬한 감정들에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바로 그 이유때문에 결혼과 같은 장기적 관계의 약속과 같은 중요한 결정들에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다.
셋째, 사랑이란 순전히 좋은, 긍정적인 경험만이라는 생각이다. 우리가 가진 사랑에 대한 이상화된 개념때문에 사랑은 전적으로 즐거운 것이란 비현실적인 기대를 갖기 쉽다. 그러나, 사랑의 부분인 열정은 한 없는 즐거움 뿐 아니라 강렬한 분노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과 고통도 수반하는 것이 현실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동시에 미워할 수도 있냐는 질문을 많이 하는데, 사실상 사랑에서 애증의 감정이 공존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고 요구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우리는 친구보다 애인이나 배우자에 대해 더 비판적이며 참을성도 적다고 한다(Davis, 1985).
마지막으로, 사랑은 모든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물론 사랑의 약속과 의지의 측면이 결혼과 같은 관계에서의 여러 문제들을 해결해나가는데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서로에 대한 충분한 이해 이전에 열정만이 앞선 경우에 사랑하니까 어떤 문제도 걱정없다는 생각은 실패로 끝나게 되는 관계들의 기초가 될 수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사랑의 관계가 얼마나 성공적으로 오래 가느냐는 상대방을 얼마나 "사랑하느냐"(.50) 보다는 상대방을 얼마나 "좋아하느냐"(.62)와 더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Sternberg & Grajek, 1984).



II. 호감의 요인들: 어떤 사람에게 왜 끌리게 되는 것일까?


사랑의 첫 단계는 우선 상대방에게 끌리는 것이다. 우리는 어떤 사람에게 왜 끌리게 되는 것일까? 우리는 누구나 사랑의 주요부분인 대인매력의 역학에 관심이 있고 필요에 의해서 나름대로 아마츄어 심리학자로서 일가견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누가 누구에게 왜 끌리게 되나는 매우 복잡한 문제이다. 사실 어떤 사람에게 끌리게 되는데 영향을 주는 요인들은 다양하며, 더욱이 끌린다는 것이 상호영향을 주고 받는 양방향의 관계이므로 문제는 더욱 복잡하게 된다. 누구에게 끌리는 호감 형성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로는 크게 상대방의 요인들, 자기자신의 요인들, 그리고 상대방과 자신간의 상호작용적 요인들의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상대방의 요인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외모, 즉 신체적 매력이 있는 사람에게 끌리며, 또한 성격이 좋고, 똑똑하고 능력이있는 사람을 좋아하는 것으로 연구결과에서도 밝혀졌다. 이같은 상대방의 객관적인 외적요인들 자체의 가치가 관계발전의 첫 단계에서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그러나, 무조건 외모가 좋을 수록, 능력이 많을 수록 좋아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호감과 사랑도 일종의 상호관계의 역학에 의해 생겨나는 것으로서, 객관적 요인들에서 우리는 어느정도 자신과 비교하여 비슷한 정도의 사람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설명하는 matching hypothesis (Feingold, 1988, 1990)에 의하면 그 이유는 우리는 거절의 가능성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사랑의 관계가 발전함에 따라서 중요한 요인들이 어떻게 달라지나를 잘 설명한 stimulus-value-role 이론(Murstein, 1986)에 의하면, 상대방의 피상적이고 객관적인 요인들이 관계의 시작에 중요한 영향을 주지만, 그 다음 단계에서는 요인들 자체보다는 다양한 가치에 있어서의 양립성이 중요하게 부각된다. 즉, 종교, 인생관, 남녀역할, 여가/취미등에 있어서 상대방과 자신의 태도/견해가 얼마나 비슷하여 양립할 수 있는지에 관해 탐색하게 된다는 것이다.

자기자신의 요인들

누구를 사랑한다고 할때, 우리는 흔히 상대방의 특성만을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 누구를 사랑하느냐에 자기자신의 요인도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자아존중감은 타인과 어떻게 관계를 하게 되느냐에 영향을 줌으로서 누구를 좋아하게 될 지에 큰 역할을 한다. 자아존중감은 자신에 대한 개념중 평가적인 측면으로서 자신이 얼마나 가치있는 사람인가에 대한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을 의미한다. 따라서, 객관적인 요인이 비슷한 경우라도 자아존중감이 낮은 사람은 높은 사람에 비해서 덜 매력적인 사람을 상대로 고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위에서 다룬 matching hypothesis에 의해서 잘 설명된다.
자신의 태도를 자신의 행동과 반응으로부터 유추한다는 자기지각(self-perception: Bem, 1972)도 누구를 사랑하느냐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연구결과 밝혀졌다. 한 연구에서, 남학생들에게 자신의 심장박동을 들을 수 있도록 각자의 가슴에 마이크로폰을 장치하고 영화에 나오는 유혹적인 여자사진을 보여주었다 (Valins, 1966). 여기서, 남학생들은 자신의 심장박동의 변화가 사진을 봄으로서 생기는 것으로 생각하게 유도한 것이었다. 한편, 실험자는 마이크로폰으로부터 나오는 소리를 조작하였다. 사진을 본 후에, 남학생들에게 자신이 본 사진의 여자에게 얼마나 끌리는지에 관한 질문을 하였는데, 그 결과 자신의 심장박동을 가장 빨리 뛰게 한 것으로 여겨진 여자에게 가장 끌린 것으로 나타났다. 즉, 우리가 누구를 사랑하는지 인식하는데 있어서, 우리의 태도를 자신의 행동이나 상황으로부터 유추하는 자기지각의 과정이 작용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위의 연구결과는 성적욕망이나 흥분을 사랑으로 착각하는 일반적 경향성의 기초가 될 수 있음을 잘 보여주었다. 물론 생리적 흥분 및 각성이 사랑의 감정에 일반적으로 수반되는 중요한 한 요인인 것은 틀림없지만, 사랑은 단순한 성적 열정 이상의 것이기 때문이다.

상대방와 자신간의 상호작용적 요인들

어떤 사람에게 끌리게 되는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로는 앞에서 본 상대방의 요인들과 자기자신의 요인들외에도 상대방과 자신간의 상호작용적 요인들을 들수 있다. 우선, 두사람 사이에 유사성이 많을 수록 서로 끌리기 쉽다. 즉, 태도, 취미, 성격등에 있어서 비슷한 사람들끼리 좋아할 확률이 서로 다를 사람들끼리에서보다 훨씬 높다.
우리는 또한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상대방이 나를 좋아하면, 더욱이 상대방이 나를 좋아한다고 믿기만 해도, 두 사람사이에 호감이 증가하게 된다. 즉, 우리는 다른사람의 기대에 맞추어 행동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대방이 나를 좋아한다고 내가 생각하면, 실제로 상대방이 나를 좋아하도록 내가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에, 상대방이 나를 싫어한다고 생각하면, 내 행동도 그와 일관성있게 나타나서 상대방이 실제로 나를 싫어하지 않는 경우에도 나를 싫어하게 만들수도 있게 된다. 이와 같이 상대방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대한 자신의 생각/믿음이 자신의 행동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편, 자아존중감이 낮은 사람은 자신감의 결여로 인하여 상대방이 자신을 좋아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기가 힘들게 되고, 동시에 거절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하여 자신이 먼저 상대방을 좋아하기도 어려운 경향이 있다.
또한, 우리는 일반적으로 자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대하는 사람, 칭찬을 하는 사람을 좋아하는데, 이 칭찬이 자신의 자아개념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는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되지 않는다. 호의의 경우도 비슷하여서, 일반적으로 호의를 베푸는 사람을 좋아하지만, 숨은 의도가 있는 호의인 경우는 좋아하지 않는다. 호의에 관한 한, 호의를 받은 사람이 호의를 베푼 사람을 좋아하기 보다는 호의를 베푼 사람이 호의를 받은 사람을 처음보다 더 좋아하게 될 확률이 더 크다. 왜냐하면, 일단 호의를 베푼 경우 자신이 괜히 지나친 것은 아니였나 하는 약간의 심리적 불편함이 있게 되는데, 일단 호의는 이미 베풀어버렸고 다시 번복할 수 없는 것이므로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하여 상대방은 자신의 호의를 받을만 하다고 생각하게 되기 쉽다. 그리고 이런 생각은 상대방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강화시키고, 나아가 앞으로 계속 상대방에 대해 호의를 베풀고 더 좋아할 수 있게 되는 근거가 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설명은 인간은 자신의 행동과 태도간에 일관성이 없으면 인지부조화가 생겨서 불편하므로 이를 조화로 이끌기 위해 행동과 일관성이 있도록 태도를 변화시킨다는 인지부조화이론에 기초하고 있다(Festinger, 1957). 다시말하여, 자신이 한 행동과 상대방의 가치/평가간에 일관성이 없으면 인지부조화가 생기고 이로 인해 우리는 불편함을 느끼게 되고, 이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 이미 해버린 행동은 어쩔 수 없으니까 상대방에 대한 평가를 바꾸어서 일관성을 유지하려 한다는 설명이다.



III. 사랑의 구성요소과 종류


사랑은 어떤 것이며, 어떻게 변화, 발전해 나가는 것일까? 사랑에 관한 이론들중 최근 많은 관심을 끌고있는 Sternberg(1986, 1988)의 "사랑의 삼각형이론(triangular theory of love)"을 통해 사랑을 분석해 보기로 한다.

사랑의 구성요소

Sternberg에 의하면, 사랑은 친밀감, 열정 그리고 약속/의지의 세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으며, 여기서 각 구성요소는 삼각형의 각 점을 이룸으로서 그의 이론을 사랑에 관한 삼각형이론이라고 한다 (표 1).

친밀감. 친밀감이란 사랑하는 관계에서 갖게되는 가깝고, 서로 연결되고 맺어져 있다는 느낌을 일컫는다. 즉, 따뜻함을 느끼는 바로 그것이다. Sternberg 와 Gragek (1984)는 친밀감을 가지는 관계의 특성들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①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증진시키고자 하는 바램, ②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있을때 행복하게 느끼는 것, ③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존중감, ④ 도움이 필요하고 힘들때 사랑하는 사람에게 의지할 수 있는 것, ⑤ 사랑하는 사람과의 상호이해, ⑥ 자신및 자신의 소유물을 사랑하는 사람과 공유하는 것, ⑦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정서적 지지를 받는 것, ⑧ 사랑하는 사람에게 정서적 지지를 주는 것, ⑨ 사랑하는 사람과 친밀한 의사소통을 하는 것, ⑩ 자신의 인생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

열정. 열정이란 사랑하는 관계에서 경험하는 강렬한 감정으로서, 낭만적 감정, 신체적 매력, 성적결합들을 일으키는 욕구들을 의미한다. 성적욕구가 가장 주요한 열정의 부분이지만, 유친욕구, 자아존중감의 욕구, 지배욕구등도 열정을 일으키게 한다.

약속/의지. 약속/의지란 보다 인지적인 측면으로서, 장기적인 면과 단기적인 면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는데, 단기적인 면이란 누구를 사랑한다는 결정 및 약속이며 장기적인 면이란 사랑의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뜻한다. 한편, 언제나 약속과 의지가 같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사랑한다는 약속이 꼭 그 사랑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수반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사랑에 대한 약속없이 관계에 대한 의지가 먼저 생기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서 과거 우리사회에서의 중매결혼이 이에 해당된다. 그러나 대부분은 사랑한다는 결정 및 약속후에 그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의지가 생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표 1) 사랑의 3가지 구성요소들

한편, 표1의 삼각형의 모습은 사랑의 강도 및 균형에 따라 달라진다. 우선, 상대방에 대한 사랑의 강도가 클수록 삼각형의 면적이 커진다. 즉, 사랑의 구성요소인 각 축의 길이가 길어짐으로서 삼각형이 커진다. 또한, 사랑의 구성요소간의 균형에 따라 삼각형의 모습이 달라진다. 세 요소간의 완전한 균형이 있는 관계는 정삼각형의 모습이 될 수 있으며, 균형이 안 잡힌 관계는 가장 강한 요소의 방향으로 기울어진 삼각형의 모습이 된다는 것이다(표 2 참조). 이와 같이 사랑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의 강도와 균형에 따라서 사랑의 삼각형이 크기와 모습을 달리하게 된다.
















(표 2) 균형이 잡힌 사랑의 관계와 균형이 안잡힌 사랑의 관계들


사랑의 종류

위에서 살펴본 사랑의 3 구성요소들의 가능한 조합들은 모두 8개가 되는데, 이로부터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분류해 볼 수 있다(표 3 참조). 이 8 형태들은 엄밀히 말하면 극단적인 경우들을 나타낸다. 왜냐하면, 예를 들어서 친밀감은 전혀없이 열정만 있는 경우, 혹은 친밀감 또는 열정이 전혀없이 약속/의지만 있는 경우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표 3) 사랑의 3 구성요소의 다양한 조합으로 이루어진 사랑의 형태들

① 사랑이 아닌 관계 (Nonlove)
사랑의 3가지 구성요소 가운데 어떤 것도 가지지 못한 경우로서, 사랑 또는 우정등의 어떤 특성도 보여주지 못하는 우리 일상 대인관계들의 대부분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별 기대를 하지 않는 관계를 의미한다.
② 좋아하는 관계 (Liking): 오직 친밀감뿐
여기서 좋아하는 관계란 일상적인 대인관계에서 좋게 생각하는 관계이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진정한 우정에서와 같은 감정과 경험들을 포함하는 관계이다.
③ 광적인 사랑 (Infatuated Love): 오직 열정뿐
친밀감이나 약속/의지가 없이 열정적인 흥분만으로 이루어진 광적인 사랑이란 첫눈에 반한 사랑과 같은 것으로서, 하나의 이상화된 대상으로서의 상대방에 대해 강박적으로 사로잡히는 것을 의미한다. 주위의 사람들이 쉽게 알아차리는 광적인 사랑은 대부분 즉각적으로 생겨나고 정신이 들면 빠르게 사라지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이같은 사랑은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상당히 흥분되는 것이 특징이다.
광적인 사랑은 몇가지 문제점들을 수반하는 것으로 Sternberg는 설명하고 있다. 첫째로, 상대방을 이상화된 대상으로서 사랑하기 때문에 상대방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아닌 자신의 요구의 투영일 뿐이어서 후에 큰 실망으로 다가올 수 있다. 둘째 문제는 강박적인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젖혀둔채 몰두하기 때문에 상대방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로, 이같은 사랑이 대부분 일방적이어서 고통을 수반하기 쉽다.
④ 공허한 사랑 (Empty Love): 오직 약속/의지뿐
공허한 사랑이란 현재 약속/의지만 있는 상태로서, 오래된 관계의 마지막 단계에서 흔히 나타난다. 또한 우리 사회에서 주로 과거에 많았던 중매결혼의 경우 결혼의 처음단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⑤ 낭만적 사랑 (Romantic Love): 친밀감 + 열정
친밀감과 열정으로 이루어진 낭만적 사랑은 두사람이 서로에게 강하게 끌리며 서로 많은 것을 공유하지만 아직 관계에 대한 약속이나 장기적 관계유지에 대한 의지는 없는 경우이다. 낭만적 사랑은 처음에 친밀감 혹은 열정만으로 시작되기도 하며, 후에 약속/의지가 추가될 수도 있지만 '한여름의 사랑'과 같이 더 이상 발전하지 않고 끝날 수도 있다.
⑥ 우애적 사랑 (Companionate Love): 친밀감 + 약속/의지
친밀감과 약속/의지로 이루어진 우애적 사랑은 결혼에서 열정이 사라진 후에 흔히 볼 수 있으며, 평생 지속되는 친밀한 우정에서도 볼 수 있는 관계이다. Sternberg는 대부분의 사랑의 경우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열정이 서서히 줄어들면서 궁국적으로 우애적인 성향으로 간다고 설명하였다.
⑦ 눈먼 사랑 (Fatuous Love): 열정 + 약속/의지
갑자기 사랑에 빠져서 결혼에 돌입하는 경우에서와 같이, 열정과 약속/의지로 이루어진 관계를 눈먼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경우 열정이 사라짐에 따라서 관계 자체가 와해되기 쉬운데, 이는 친밀감이 없음으로서 약속/의지 자체도 매우 약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⑧ 완전한 사랑 (Consummate Love): 친밀함 + 열정 + 약속/의지
친밀감, 열정, 그리고 약속/의지의 세가지 요소를 모두 갖춘 완전한 사랑은 우리 모두가 꿈꾸는 것이지만, 이루기도 쉽지 않고 이를 오랜 기간 지속하기는 더욱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사랑의 발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사랑을 구성하는 요소들도 변화하는데, 그 변화의 정도 및 속도는 각각 다르다고 Sternberg는 설명한다 (표 4).
친밀감은 처음에는 꾸준히 증가하지만 어느 정도에 이르면 점차 증가 속도가 느려지면서 결국에는 한계점에 도달하게 된다 (표 4). 관계의 초기에 서로가 상대방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는 상대방의 행동들이 새롭게 받아들여지면서 친밀감이 상승한다. 그러나 두 사람이 서로를 더 잘 알게됨에 따라서 서로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게 되면 점차 친밀감의 증가는 줄어들게 되고, 예전과 같은 친밀감을 느끼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이같은 경우는 대개 두가지로 생각할 수 있는데, 첫째는 두사람의 관계가 사실상 와해돼가고 있는 것일 수 있다. 두번째는, 실제로 두사람의 관계가 계속 깊어지고 있으나 그 상승폭이 완만하여 이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혹은 겉으로 느끼는 친밀감은 줄어드는 것 같아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잠재적인 친밀감은 계속 증가하는 것이다. 성공적인 관계에서는 잠재적인 친밀감이 계속 증가하는데, 여기서 자신들이 서로 얼마나 상호의존적이며 친밀한지를 정확히 아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어떤 변화가 생긴 후에, 예를 들어서 얼마간 떨어져 지내는 일이 생긴다거나 혹은 별거나 이혼을 하게 된 경우에, 비로서 서로 얼마나 가깝고 상대방에 대해 의지하고 있었는지를 새삼 알게 되는 경우도 많다.
열정은, 친밀감의 경우와는 달리, 초기에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지만 얼마 지나면 상대방에 대해 익숙해짐에 따라서 열기는 줄어들게 된다. 즉, 습관화에 의해 상대방에 대한 열정이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마치 커피, 술, 담배와 같은 물질에의 중독현상과 매우 유사하다. 일단 습관화가 되면, 상대방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도 전과 같은 흥분이나 자극이 되지 못하는 것이 마치 중독의 경우 내성에 의해 점점 더 약물의 양을 늘려도 이전과 같은 정도의 효과를 느끼지 못하는 것과 같다. 또한, 열정의 태풍이 일단 지나고 나면, 두 사람의 사랑은 이미 끝나서 헤어졌다 하더라도, 한동안 우울, 허탈과 같은 증상을 보이기 쉬운데 이는 마치 약물을 끝었을때의 금단현상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약속/의지의 요소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 가는 그 관계의 성공여부에 주로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원칙적으로 약속/의지 요소는 두 사람이 처음 만날때 제로에서 시작하여, 서로 가까워짐에 따라서 서서히 증가한다. 두 사람의 관계가 장기적인 관계로 발전하게 되면 약속/의지 요소는 처음에는 서서히, 그리고 점점 증가속도가 증가하다가 어느 정도에 가면 한계점에 도달하게 된다.














(표 4) 시간에 따른 사랑의 요소들의 변화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사랑의 세 구성요소들의 시간에 따른 변화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사랑의 관계 또한 시간에 따라 변화하게 된다. 즉, 사랑의 관계 자체가 매우 역동적인 것이다. 사랑의 관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는 것이 시간의 흐름에 따른 열정의 감소와 이로 인한 실망감이다. 표4에 잘 나타나 있듯이, 친밀감이나 약속/의지의 요소는 계속 증가하는 경향이 있지만, 열정은 처음에 이 두 요소보다 훨씬 빨리 증가한 후에는 급속히 줄어드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자신이 사랑의 관계에 있는지에 대해 의심을 하고, 어떤 사람들은 실망과 함께 관계를 끝내고 다시 새로운 사랑의 관계를 시도하지만 결국에는 같은 경험을 하게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친밀감과 약속/의지의 꾸준한 증가와 함께 초기의 열정을 계속 유지할 수는 없는 것일까? 열정이 줄어들면 그 관계는 끝나게 되나? Sternberg에 의하면, 우리는 사랑의 관계를 이해하고, 형성하고, 또 재형성하기 위해 끝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한다. 사랑의 관계는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계속 유지하고 향상하지 않으면 무너지게 된다는 것이다. 한편, 일반적으로 열정이 식는다고 그 관계가 꼭 와해되는 것은 아니다. 관계가 끝나는 경우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조금은 다르지만 보다 안정되고 다른 의미에서 만족스러운 단계로 들어가게 된다. 즉, 열렬한 흥분은 갈아 앉았지만, 잠재적인 친밀함의 증가와 함께 관계유지의 의지로 인하여 보다 편안한 관계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초기의 지나친 열정은 평생에 걸친 삶의 기간내내 유지하기는 힘들뿐만 아니라, 어떤 의미에서는 오히려 다른 측면에서의 원만한 발전과 생활에 장애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IV. 어릴적 애착형성과 사랑간의 관계


사랑에 관한 심리학적 연구에서 또 하나의 괄목할만한 이론은 사랑을 애착의 형태로 설명한 것이다 (Hazan & Shaver, 1987). 이 이론은 성인의 사랑을 어릴적 부모와의 애착형태와 비교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발달 심리학에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진 어릴적 애착, 즉 영아기의 애착이란 영아가 생후 6개월에서 1년이내에 자신을 주로 돌봐주는 사람(대부분 부모, 특히 엄마)에 대해 가지게 되는 강력한 정서적 유대감을 의미한다. 영아기의 애착은 영아가 최초로 갖게되는 사회적 관계를 의미하며, 안정적인 애착의 형성은 애착의 대상인 부모에 대한 신뢰감을 형성하게 되는 기본이며, 이는 나아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신뢰감으로 이어져서 후에 사회적 발전의 기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은 영아기의 애착과 성인의 사랑간에는 다음과 같은 유사성이 있는 것으로 Hazan과 Shaver는 설명한다: 상대방에 대한 강렬한 끌림, 떨어져 있으면 괴로움과 슬픔을 느낌, 가까이 있고 같이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 노력. 또한, Hazen과 Shaver는 한걸음 더 나아가 성인의 사랑의 관계는 영아기의 애착형태를 그대로 따르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발달심리학의 연구에 의하면, 영아들의 애착은 그 질에 있어서 차이가 있는데 대체로 세 종류의 애착으로 나눌 수 있으며, 이같은 애착의 질적 차이는 부모와 아이간의 상호작용의 성격, 특히 부모가 아이에 어떻게 대했느냐에 따라 좌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Ainsworth, Blehar, Waters, & Wall, 1978).
첫째로, 대부분의 아이들이 보이는 "안정적인 애착"을 들 수 있는데, 이는 아이가 애착이 형성된 대상(대부분의 경우 엄마)에 대해 편안하게 느끼고 가까이 있으려하며, 엄마로 인한 심리적 안정감으로 편안한 마음으로 주위를 탐색하는 등 자율성도 가지는 경우를 의미한다. 한편, 이같은 안정적인 애착은 엄마가 아이에게 항상 따뜻하고, 아이의 표현행동에 일관성있게 잘 반응해준 결과로 설명된다. 연구결과 대상아이들의 약 60%가 안정적인 애착을 보였다.
둘째로 "회피경향의 애착"은 불안정한 애착으로, 아이가 엄마를 피하거나 외면하는 경향과 함께 엄마와 떨어져 있어도 별로 슬퍼하지 않는 특성이 있다. 약 20%의 아이들이 보인 이런 성향은 엄마가 아이에게 냉담하고 거부적으로 행동하며, 아이의 표현행동에 대해 별로 반응을 해주지 않은 결과로 설명된다.
셋째로 "불안/애증 경향의 애착"도 역시 불안정한 애착으로, 아이는 엄마와 헤어지면 강한 저항과 불안을 보이지만 헤어졌다가 엄마가 돌아오면 엄마를 거부함으로써 애증의 이중적인 불안한 유대감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약 20%의 아이들이 보인 이런 성향은 엄마자신이 아이에게 어떤 경우는 따뜻하게 어떤 경우는 냉담하게 반응하는 일관성없는 행동에 기인하는 것으로, 아이는 엄마의 예측할 수 없는 행동에 대해 불안해진 것으로 설명된다.
이와 같은 영아기의 애착의 형태는 상당히 지속적인 영향을 미쳐서 성인이 된 후의 사랑의 관계에까지 반복되는 것으로 Hazen 과 Shaver는 설명한다. 예를 들어서 어릴적 불안/애증경향의 애착을 보였던 사람은 사랑의 관계에 있어서도 불안과 상대방에 대한 애증의 감정이 심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반인집단(620명)과 대학생집단(108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두 연구에서 사랑관계의 특성에 따라서 세부류로 나눌 수 있었는데, 이는 영아들의 애착형태인 세부류와 매우 유사할 뿐만 아니라 각 부류에 속하는 비율도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Hazen & Shaver, 1987, 1988).

안정적인 애착의 어른들. 이들은 다른사람들과 쉽게 가까워지고 신뢰하며 서로 의지/의존하는 반면, 상대방에 의해 버림받을 것에 대한 불안은 거의 보이지 않았으며, 세 부류중 관계를 가장 오래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혼율도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연구 대상자의 56% 가 이 부류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어릴적 자신의 부모가 따뜻하고 일관성있게 잘 반응해주었던 것으로 설명하였다.

회피적인 애착의 어른들. 이들은 다른 사람들과 가까워지는 것에 대해 불편하게 느끼고, 상대방을 완전히 신뢰하지 못하며, 이에 따라서 질투심도 많이 경험하고 감정의 기복이 심한 성향을 보였다. 24%의 어른들이 이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적인 애착의 어른들에 비해 이들은 어릴적 자신의 부모가 비교적 냉담하고 거부적이었던 것으로 기억하였다.

불안/애증적인 애착의 어른들. 전체 연구대상자의 20%에 해당하는 이들은 상대방이 자신이 원하는 만큼 가까이 오지 않으며, 그들이 자신을 버리고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경향이 있었다. 또한 상대방에 대해서 강한 매력과 함께 질투심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으며, 이들은 안정적인 애착을 보인 어른들에 비해서 자신의 부모가 자신에게 별로 따뜻하게 대하지 않았으며, 부모자신의 결혼생활도 행복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였다.
이상의 결과를 토대로 Hazen과 Shaver는 각 부류에 속하는 어른들의 비율이 영아들의 애착부류에서와 매우 유사할 뿐 아니라, 어른들의 어린시절 부모와의 관계를 회상한 내용으로 볼 때 우리가 어릴적 애착의 경험들을 어른이 되어서의 사랑관계에서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어릴적 경험이 성인이 된 후까지 사회적 관계에 얼마나 중요할 수 있는가를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있다. 그러나, 어릴적 애착경험과 성인이 된후의 사랑경험간의 보다 확실한 인관적 관계를 얘기하기 위해서는 같은 대상들을 영아시기부터 성인이 될때까지 계속적으로 연구하는 종단적 연구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V. 만족스런 사랑을 위하여


이상에서 사랑의 의미, 구성요소 및 발전과정등을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어떻게하면 우리 모두가 원하는 만족스런 사랑을 할 수가 있을까? 이에 대한 완전한 답은 힘들다. 그러나, 심리학적 연구에 근거하여 몇가지 중요한 점들은 살펴볼 수 있으며, 이와 함께 각자 자신의 경우에 맞추어 고려해야 할 점들을 정리해 보도록 하자.
자아존중감을 높이자. 우선, 자아존중감이 높아야 만족스런 사랑을 할 수 있다고 하겠다. 즉, 자신감이 있고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만이 거절의 불안없이 자신이 진정 원하는 사람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상대방의 호의나 사랑을 왜곡함이 없이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으며, 상대방을 위해 거리낌없이 헌신할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타인에 대한 비난을 잘 하고, 타인을 지나치게 의식하여 허풍이나 과장을 잘 하거나, 지나치게 수줍어하고 소극적인 경향을 보이는 경우에는 우선 자신의 자아존중감을 증진시키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자아존중감이란 자만심이나 이기심과는 다른 것으로, 자만심이나 이기심은 오히려 자아존중감이 낮은 경우에 흔히 나타난다.
사랑의 역학에 대한 이해와 사랑의 유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흔히 자신이 꿈에 그리는 훌륭한 사람만 만나면 훌륭한 사랑은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사랑은 상호적인 관계로서 계속 변화/발전하는 관계이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났다고 만족스런 사랑이 이루어 진 것은 아니다. 더욱이 자신의 계속적인 노력이 없다면, 혹시 짧은 순간 그 사랑이 만족스럽게 보이더라도 그 사랑이 영원히 계속되는 것은 더욱 아니다. 이미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사랑의 관계는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이해와 함께 현실적인 기대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Sternberg의 이론에서 알 수 있듯이, 시간이 흐르면서 열정은 줄어들게되고 이에 따라 우애적인 사랑으로 변하기 쉬운데, 이런 경우에 실망과 함께 사랑이 끝난 것으로 생각하고 관계를 와해시키거나 새로운 사랑을 찾아 나선다면 만족스런 사랑은 영원히 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를 이해하고, 이에 적응함과 동시에 열정을 어느정도 유지시킬 수 있는 방법들을 찾도록 노력하는 것도 필요하다. 실제로 열정은 특성상 상대방에 익숙해지면서 친밀함이 커짐에 따라 감소하는 특성이 있으므로, 열정의 유지나 증가는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같은 특성을 이해하고 친밀함과 관계유지에 관한 약속/의지가 깊어짐에 따른 편안함을 사랑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서로에 대한 긍정적 태도/행동이 중요하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서 열정만 식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줄어들기 쉽다. 특히 한 사람에 대한 집중을 의미하는 사랑에서 상대방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크기 때문에 실망과 이에 따른 부정적인 감정도 생기기 쉽다. 보다 만족스러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서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태도나 행동, 서로에게 예의를 지키는 행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사람의 긍정적 평가나 행동은 상대방의 긍정적 평가나 행동을 강화시킴으로서 서로의 만족도도 높아지고 상대방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이 증가되게 된다. 반면에, 상대방에게 일단 부정적인 행동을 한 경우 이는 우선 상대방에게 좌절과 함께 자아존중감에 손상을 주게되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나 자신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행동을 하게 만드는 효과를 낳게 된다. 또한, 상대방에게 부정적인 행동을 한 자기 자신도 처음에는 잘 못한 것 같아 불편한 마음이 들더라도 일단 한 행동을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오히려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게 되기 쉽다. 즉, 상대방이 그런 대우를 받아서 마땅할 만큼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등 상대방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가 증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앞에서 설명한 인지부조화 이론 참조). 이렇게 되면, 서로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는 악순환을 거듭하게 될 수 있다. 따라서, 가능한 서로 긍정적으로 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화가 중요하다. 모든 사람에게 사랑은 중요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사랑에서 실패와 좌절을 경험하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중요한 이유중의 하나는 각자 사랑에 대한 의미 및 기대가 다르다는 데 있다. 각자 자신의 방식으로 상대방을 사랑하고 상대방으로 부터 기대함으로서 실망과 좌절을 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사귀어가는 과정에서 두 사람간의 기호, 태도등에서 얼마나 양립할 수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서로 상대방의 생각이나 태도등을 이해하도록 노력하고, 자신의 생각을 상대방에게 적절히 알려줌으로서 서로간의 이해를 돕는 것도 필요하다. 무조건 상대방이 자신을 알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행동해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 대화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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