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여인 --- 방황하는 여인의 아픈 순애보
주세페 베르디(Verdi Giuseppe)가 작곡한 3막의 오페라이다. 알렉산드르 뒤마 피스의 소설 '동백꽃 여인 La Dame aux Camelias'을 기초로 1853년 베네치아의 라 페니체 극장에서 초연됐다.
'Traviata'란 정도(正道)에서 벗어나 방황하는 여인이란 뜻.
파리 사교계의 무희 비올레타 발레리와 프로방스 출신의 순정적인 청년 알프레도 제르몽과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리고 있다.
아름다운 선율과 잘 짜인 드라마적 구성미 덕분에 인기가 높아 세계적인 프리 마돈나들이 여주인공을 맡아왔다.
한국에서는 1948년 '춘희(春姬)'라는 제목으로 김자경씨가 역을 맡았는데, 한국에서 최초로 공연된 오페라이기도 하다.
* 극의 줄거리 *
먼저 극의 내용을 암시하는 애잔한 '전주곡'이 흐르며 파리에 있는 비올레타의 거실을 배경으로 1막이 오른다.
8월의 어느날 밤.
파티 분위기가 무르익는 가운데 모두가 '축배의 노래'를 합창한다. 그러다 갑자기 심한 기침 발작을 일으키는 비올레타. 한참 뒤 창백한 얼굴로 의자에서 일어난 그녀는 거울에 얼굴을 비춰보는데 혼자 있는 줄 알았던 그 방에서 알프레도가 걱정스럽게 자기를 보살피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여기서 알프레도는 비올레타에게 '사랑에 불타는 내 마음'을 노래한다. 자기는 1년 전부터 짝시랑을 하고 있었다고 고백하고, 그녀가 지금 같은 무절제한 생활을 계속하면 죽게 될 거라면서 하루 속히 이런 생활에서 빠져나오라고 권한다.
이때 불려지는 2중창 '빛나고 행복했던 어느날 (Un di, felice, eterea)'은, 겉으로는 알프레도의 사랑 고백을 냉정하게 거절하면서도 가슴 속 깊은 곳에선 참된 사랑을 갈구하는 비올레타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그녀의 생애. 화려해 보이지만 늘 허무가 남는 삶이지 않던가. 자신을 진심으로 염려해 주는 알프레도에게 감동한 그녀는 가슴에서 동백꽃 한송이를 떼어주며 이 꽃이 시들 때에 다시 찾아오라고 한다.
손님들이 모두 떠나고 홀로 응접실에 남은 비올레타는 야릇한 마음의 동요로 '이상하다! 이상해!(E strano! e strano!)'라고 읆조리는데, 그때 갑자기 알프레도의 사랑의 노래가 멀리서 들려 온다. 여기서 비올렛타는 알프레도에 끌리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 사랑의 기쁨에 찬 아리아 "아, 그이인가(Ah, fors'e lui)"를 노래한다.
하지만 들뜬 마음이 가라앉은 뒤, 자신의 처지를 잘 아는데다 불안한 미래보다 지금의 삶을 고수하려는 비올레타는 진실한 사랑 따위는 믿지 않는다면서 "언제나 자유롭게(Sempre libera, Follie!)" 라는 노래로 알프레도의 사랑을 거절한다.
2막의 무대는 그로부터 3개월 후. 끈질긴 구애 끝에 알프레도가 비올레타와 새살림을 꾸민 파리 교외의 집이다.
그새 생활비가 바닥나 알프레도가 돈을 꾸러 나간 사이, 아버지 조르조 제르몽이 찾아온다. 그는 아들을 꼬여낸 나쁜 여자라고 생각한 비올레타가 의외로 품성이 곱고, 패물을 팔아 생활비를 대는 등으로 그녀에게 오히려 아들이 신세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되지만 어쩔 수 없다. 고향까지 들려오는 아들에 대한 나쁜 소문 때문에 딸아이의 혼사가 깨지게 됐고, 또 아들의 창창한 장래를 위해서라도 헤어져 달라고 비올레타에게 사정한다.
비올레타는 그의 말을 따른다. 자신을 다시 찾지 말라는 의미로 일부러 냉정히 간단한 메모만 남기고 떠난다.
이를 오해해 배신에 대한 복수를 하겠다고 다짐하는 알프레도. 아버지 제르몽이 '프로벤차 고향의 하늘과 땅을 너는 기억하니?' 라며 안락한 고향으로 돌아가자고 설득하지만 소용없다. 비올레타를 찾아 그녀의 친구인 플로라의 별장에서 나타난 그는 한바탕 난리를 피우고 비올레타에게 도박에서 딴 돈을 내던지며 "너에게 진 빚은 이것으로 다 갚았다"고 모욕을 준 뒤 떠난다.
3막의 마지막 장면. 간소한 가구가 딸린 누추한 아파트에 생명이 꺼져가는 비올레타가 누워 있다. 병이 깊어 친구도 없고 돈도 바닥이 난 상태. 그녀는 짧지만 행복했던 지난 날을 떠올리며 '지난날이여, 안녕'을 부른다.
뒤늦게 연락을 받고 알프레도가 찾아와 멀리 떠나 함께 살자는 장래의 계획을 밝히고, 다시 찾은 사랑의 행복을 노래하는 2중창 '파리를 떠나서'를 부르며 위로한다.
이에 반짝 기운을 차린 비올레타는 알프레도와 함께 외출하려 하지만 기진해서 주저앉고 만다. 마지막 작별을 고해야 할 때가 오고야 말았다. 그녀는 자기의 자그마한 초상화를 알프레도에게 주면서, 훗날 다른 처녀와 결혼을 하면 이 초상화를 보여주며 "하늘에 있는 천사가 둘의 행복을 빌고 있다"고 말해 달라고 한다.
*********** 감상 ************
preludio 아다지오 b단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