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이번에 소개해 드릴 책은 로렌 슬레이터의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입니다.
여러분은 심리실험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세요? 혹시 과학시간에 배운 파블로프의 조건반사실험?
왜 있잖아요. 개한테 밥줄 때마다 종을 울리는 거예요. 그걸 계속 반복하다보면, 나중에는 먹이를 안주고 종만 울려도,
개는 침을 흘리게 되죠. 이 실험 기억 나시나요?
그런데, 이 심리실험이란 거, 다소 엉뚱하고 황당하다는 생각 안 해보셨어요? 조건반사에 대해 미리 알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 보면 '그걸 꼭 실험해봐야 아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조건반사 따위야 어찌되었건 사는데
전혀 지장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만약 조건반사를 이용해서 동물뿐 아니라 인간을 조정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어떨까요? 갑자기 무서워지죠?
여기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어떠한 심리실험보다 더 흥미진진하고, 더 매력적인,
그래서 섬뜩할 수 있는 천재적인 심리학자와 정신의학자들의 심리실험 10가지가 있습니다.
1. 로렌 슬레이터의 친절한 심리학 이야기
로렌 슬레이터는 미국 정신과 진료소 'AfterCare Services' 의 소장이자 심리학자입니다. 게다가 1994년과 1997년에
'미국 최고의 수필상'을 두 차례 수상한 바 있는 뛰어난 수필가이기도 하구요.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는 분명 깊이 있는 심리실험에 관한 이론서이지만, 로렌 슬레어터는 타고난 그녀의 글 솜씨를
발휘하여 이 책을 서스펜스 넘치는 추리이야기로 꾸몄습니다. 그녀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직접 소문에 권총자살 했다는
스키너의 딸을 찾아서 사방팔방을 뛰어다녔고, 마약의 중독성을 실험하기위해 자신이 57일 동안 히드로모르폰제를 직접
복용하는 대담성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더군다나 보통 사람이라면 숨기고 싶어 할 자신의 정신과 이력을 당당히 밝히며,
정신을 치유하려는 목적의 사람들은 정신병진단에 대한 기준을 찾기에 연연하기보다 환자 개개인의 아픔을 덜어주기 위해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소신 있는 주장을 펼쳐 보이기도 합니다.
2. 스키너의 심리상자 골라읽기!
아래의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 골라 읽는 재미가 있다!]는 책의 목차 순서대로 각 챕터의 주요내용을 요약해 놓은
것입니다. < > 안에는 제 호감도와 난이도를 ☆☆☆☆☆로 표시해 보았답니다!!! 참고하세요~
<요기서 tip!!>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와 같은 정보책의 경우 소설처럼 굳이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식의 강박관념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습니다. 정보책을 잘 읽는 방법은 각 챕터에 따라 자신이 끌리는 것부터 자연스럽게 읽어나가면
되는 거지요~ 밑의 가이드를 참고해서 읽고 싶은 것부터 접근해보세요.^^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 골라 읽는 재미가 있다!]
실험 1. 인간은 주무르는 대로 만들어진다. - 행동주의자 스키너의 비극
심리학자 스키너(1904~1990)는 행동주의를 맹신하여 자신의 딸을 서커스 동물처럼 훈련시키기 위해 상자 안에 가두어
키웠다고 알려져 있다. 더 비극적인 것은 그렇게 자라란 스키너의 딸은 서른 살이 되자 정신 이상자가 되어버렸고, 아버지를
학대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패소, 이를 비관하여 몬태나 주의 한 볼링장에서 권총 자살을 했다고 한다. 로렌은 이 챕터에서
이 무시무시한 소문의 주인공 스키너의 행동주의와 그에 관한 진실을 추적한다. <흥미 ★★★☆☆ 난이도 ★★★☆☆ >
실험 2. 사람은 왜 불합리한 권위 앞에 복종하는가 - 밀그램(1961년)의 충격기계
당신은 예일 대학에서 실시하는 기억력 테스트에 참가한다. 실험실에는 별로 똑똑해 보이지 않는 학생과 당신, 그리고
실험자가 있다. 잠시 후 학생은 전기충격의자에 꽁꽁 묶이고, 당신은 마이크와 스피커가 달려 있는 은색버튼이 달린 기계가
있는 다른 방으로 이동한다. 하얀 가운의 실험자는 이제 당신이 마이크를 통해서 불러주는 단어를 상대편이 틀리게 말할
경우 상대에게 조금씩 더 강도 높은 전기충격을 주어야 한다며 실험내용을 설명한다.
"1개 틀리면 15볼트, 2개 틀리면 30볼트, 3개 틀리면 45볼트.... 이렇게 450볼트까지 전기 충격을 가할 수 있습니다. "
그리고 그는 당신의 팔에 45볼트의 전기충격을 준다. 따끔하지만 당신이 참을 만한 전기충격을... 이제 당신은 지시에 따라
단어를 읽기 시작한다.... 잠시 후... 전기충격의자에 앉았던 그 똑똑해 보이지 않던 학생은 계속 단어를 틀리고 있다.
'...45볼트... 105볼트...225볼트... 이정도면 감전 당할텐데?...'
그런 당신의 표정에 연구원은 오히려 당신의 격려하며 "절대! 안전합니다. 계속하세요." 라며 여유 있게 웃어 보인다.
당신은 어디까지 전기충격을 가할 수 있을까? 설마... 450볼트? 스피커를 통해 상대편 학생의 절규와 신음이
당신의 고막을 때린다... <흥미★★★★★ 난이도★★☆☆☆>
실험 3. 엽기 살인 사건과 침묵한 38명의 증인들 - 달리와 라티네의 사회적 신호와 방관자 효과(1964년)
뉴욕 주 퀸스 1964년 3월 13일 금요일, 그러니까 13일의 금요일이었다. 새벽에 퇴근하던 술집 지배인 스물여덟 살의 캐서린
제노비스는 괴한의 습격을 받고 자신의 아파트 앞에서 쓰러진다. 그녀의 비명에 아파트의 불이 여기저기 켜졌다. 사람들은
창문으로 범인에게 여자를 가만두라고 경고한다. 그러자 범인은 도망간다. 잠시 후 아파트의 불빛이 꺼지기 시작했고,
거리가 조용해졌다. 범인은 다시 제노비스에게 다가간다. 그리고 이미 피투성이인 제노비스을 그는 칼로 난도질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목과 성기에 칼을 대고 쭉 그었다. 그녀는 다시 소리를 질렀다. 새벽의 비명에 아파트의 불은 다시 켜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윽고 다시 불은 조용히 꺼지기 시작했다. 범인은 도망갔다 왔다를 반복했고,
결국 제노비스는 살해당하고 만다.
한 여성이 칼에 찔리고 쓰러지는 것을 창가에서 구경만 한 사람들은 모두 38명이나 되었다. 사건 후 한명에 경찰에
신고했지만 그녀는 이미 차가운 죽음을 맞이한 후였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그 많은 사람들이 한명의
살인자의 범행을 집단으로 무시할 수 있단 말인가? 언론은 개인주의의 냉담함과 무관심을 비난했다.
하지만 달리와 라티네의 생각은 달랐다. 그들은 그들만의 가설을 증명하게 될 기막힌 실험을 실시하는데...
<흥미★★★★★ 난이도 ★★★☆☆ >
실험 4. 사랑의 본질에 관한 실험 - 해리 할로(1950년대)의 애착 심리학
해리 할로는 갓 난 원숭이들을 어미로부터 떼어내 천으로 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가짜 어미와 우유가 든 금속으로
만들어진 가짜 어미가 있는 우리 속에 집어넣었다. 얼마쯤 시간이 흘렀을까... 새끼 원숭이들은 천조각으로 만든 가짜를
진짜 어미인양 싸고돈다. 한번은 천으로 만든 가짜 어미를 꺼내보려고도 하지만 가짜어미를 둘러싸고 공격적으로 변해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는 새끼 원숭이의 반응이 섬뜩하다. 새끼 원숭이들은 오로지 배가 고플 때만 금속어미에게
찾아들었다... 스킨십에 대한 그 시대의 통념을 송두리째 흔들어버린 해리 할로의 실험! 아동학, 교육학, 동물보호단체
이 모든 변화가 할로의 어미와 새끼를 떼놓는 잔혹한 이 실험을 통해 생겨났다. <흥미★★★☆☆ 난이도 ★★★★☆ >
실험 5. 마음 잠재우는 법 - 레온 페스팅거의 인지 부조화 이론(1957년)
사이비 종교단체를 따라 다니는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 지구의 종말을 예언하는 신흥종교에서 만약 약속된 날에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다면 그들은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 재산도 직장도 버린 그들에게 있어서 부활의 기적이 없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정답은 '그들은 다른 핑계거리를 찾는다' 이다. 자신이 믿는 것이 거짓이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당화 시킬 것이다. 예를 들면 자신의 종교가 모든 인류를 위해 노심초사했기 때문에
이번에 신이 세상을 심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신이나 춤을 출 것이다. 이것은 추측이 아니다.
실제 페스팅거가 보고 들은 것이다.
사람은 자신의 믿음이 무너져 내릴 때 진실보다 달콤한 거짓에 숨어버리려는 심리 속에 빠져드는 것은 왜일까?
로렌 슬레이터는 이 장에서 레온 페스팅거의 실험과 같은 실험을 하기로 결심한다. 어릴 때부터 뇌사상태에 빠졌으나
자신의 딸이 다른 사람의 병을 고치는 능력이 있다고 주장하는 한 어머니를 집중취재하기 시작한다. 그녀의 딸은 실제
매스컴에서 '기적의 소녀'로 불리고 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유방암을 낫게 하지 못하는 딸의 능력에 대해 질문했을 때
어머니의 반응은 과연? <흥미★★★★★ 난이도 ★★★☆☆>
실험 6. 제 정신으로 정신 병원에 들어가기 - 데이비드 로젠한의 정신 진단 타당성 실험
과연 정신과 의사들의 진단은 정확할까? 팔다리와 같이 치료부위와 치료방법이 분명한 신체기관과 달리 눈에 보이지 않는
인간의 정신세계를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한다는 것이 정말 가능한걸까? 라는 의문을 품은 심리학자가 있었다. 데이비드
로젠한(1970년대 초), "제 정신으로 정신 병원 들어가기"라는 터무니없는 프로젝트를 기획한 장본인, 그는 동료들과 함께
각각 8곳의 정신병원에 숨어든다. 그들은 모두 하루아침에 정신병환자 취급을 받고, 정신병원에 약 한 달간 갇혀 지냈다.
실험이 끝난 후 로젠한은 실험결과를 공개한다. 정신과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이에 불만은 품은 정신과 의사들은 로젠한에게 사전에 알리지 않고, 자신들을 속인 것은 비겁했다며 3개월 동안 다시
자신의 병원에 가짜환자를 보낸다면 모두 색출할 수 있을 거라 자신한다. 3개월 후 병원 측은 마흔 한명의 가짜환자를
찾아냈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이번에 로젠한은 단 한명의 환자도 보내지 않았는데...
<흥미★★★★★ 난이도 ★★☆☆☆>
실험 7. 약물 중독은 약의 문제인가, 사회의 문제인가? - 브루스 알렉산더의 마약중독실험
브루스 알렉산더는 이 시대의 이단아 같은 존재인 심리학자이다. 그는 마약중독이 약의 중독성 때문이 아닌 개인이 겪는
사회문제로 인해 생겨난다고 주장한다. 알렉산더는 '쥐공원' 실험을 통해 이것을 밝혀낸다. 실제 그의 실험에서는 좋은
환경에서 사는 쥐들은 쥐들이 좋아하는 달콤한 성분을 첨가했음에도 마약을 복용하지 않는다. 다만 비좁고 어둡고 열악한
환경의 쥐들만이 마약에 급속도로 중독 되었다. 이 책의 저자 로렌은 진통제로 마약을 상습 복용하는 대학교수와 취미로
마약을 재배하고 간혹 마리화나를 피우지만 그렇다고 마약 없이도 충분히 잘 살고 있는 남편을 보며 어떤 실험이 과연
옳을까 고민한다. 그리고 약간은 위험한 실험을 자기 자신에게 감행하는데...<흥미★★★☆☆ 난이도★★★★★>
실험 8. 우리가 기억하는 기억은 진짜 기억인가? - 엘리자베스 로프터스의 가짜 기억 이식
여기 위험한 발상을 서슴지 않는 심리학자가 하나 있다. 로프터스(1980년), 그녀는 모든 기억은 조작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것이 일정부분 우리식대로 저장된다는 사실은 놀라울 것이 없다. 하지만 있었던 일 자체가 없었던
일이고, 없었다고 생각했던 일이 실제라면 우리는 어디서부터 자신을 추스르고,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조차 망설여지고,
끊임없는 혼란에 정신을 잃고 말 것이다. 타인에게 의해서 조작될 수 있는 기억, 나아가 스스로에 의해서 조작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기억.... 끝없는 의심에 이르는 이 가설은 언제 막을 내릴까? <흥미★★☆☆☆ 난이도★★★★☆>
실험 9. 기억력 주식회사 - 기억 메커니즘을 밝혀낸 에릭 칸델(현재 75세)의 해삼 실험
위의 챕터에서 모든 기억에 의문을 품은 채 혼란을 야기했던 로프터스의 이론에 정면 대결로 맞선 에릭 칸델은 실은
심리학자 이전에 두뇌 생물학자이다. 그는 기억이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과 신경세포 간의 메커니즘을 발견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마침내 머리 속에는 기억생성을 관장하는 장치(해마)가 있음을 알아낸다. 뒤이어 그는 우리 머리속에는 기억을
지우는 장치도 있음을 알게 되는데....
미래에는 어쩌면 알약 하나에 '머리속의 지우개'로 인해 고생하는 알츠하이머 환자들에게 잃어버렸던 기억을 되찾아주고,
알약 하나에 과거의 불행했던 사건으로 인해 정신에 상처를 입은 사람들의 기억을 말끔히 지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악용된다면? 우리는 지옥에서 살게 될 것이다. <흥미★★★★★ 난이도★★★☆☆>
실험 10. 드릴로 뇌를 뚫다 - 에가스 모니스(1949년) 20세기의 가장 과격한 정신 치료
안토니오 에가스 모니즈, 포르투갈 우표의 주인공이자, 1949년 정신과 수술을 개발하여 노벨상을 수상한 사람이다. 초기
뇌수술 그것은 지금 생각해보면 무시무시하다 못해 인간으로써 해서는 안 되는 짓이었다. 신경우울증을 앓고 있는 환자를
데려다 놓고 양쪽 귀 위쪽에 드릴로 펜끝만한 크기의 구멍을 낸다. 그리고 알코올이 가든 든 주사기를 집어넣어 알코올을
주입하는 것이 끝이었다. 신경세포를 정교하게 잘라낸다는 것은 생각도 못했고, 그 당시 머리를 칼로 자르거나 뜯어볼 생각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왜냐하면 정신은 영혼이 감독하는 것이라는 통념이 있었으니까.
뇌를 드릴로 뚫고 수술을 시도했다는 것 자체로 모니즈는 인간의 의학을 한 차원 끌어올렸다. 하지만 온 두뇌를 알코올로
소독당한 환자들의 인권은 당시 보장할 방법이 없었다. 그 당시에는 정신병환자는 언제든 피실험자로 수술대위에 눕힐 수
있었던 것이다. 이후 모니즈와 같은 약간은 정신 나간, 그렇지만 매우 뛰어났던 뇌엽 절제술 연구자들은 점차 두개골 뚜껑을
열고, 엄청난 수의 두뇌 신경세포를 절단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두뇌는 신비롭고 그만큼 미지의 세계이기 때문에 뇌 수술이라는 것 자체가 지난 무모함은 여전하고
까딱하다간 수술로 인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을 수 있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흥미★★★★★ 난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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