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지 보케리니’는 1743년 이탈리아 ‘루카’에서 태어났다. 콘트라베이스 연주자였던 아버지로부터 어려서부터 체계적으로 음악교육을 받은 그는 1757년 로마로 가서 첼로와 작곡을 공부하였다. 그 시대의 음악가들이 대체로 그랬듯, 보케리니도 자연스럽게 직업적인 첼로 연주자의 길을 걷게 된다. 이후 그의 천재성이 알려지면서 ‘타르티니’의 제자 ‘필리포 만프레디’와 함께 유럽 연주 여행을 하게 된다. 그리고 1768년 음악가들의 도시 파리에서 현악 4중주곡을 출판하고 이어 2개의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3중주곡집을 발표했는데, 이 실내악곡은 당시 파리 악단의 호평을 받아 그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된다. 다음해인 1769년에는 스페인 대사의 초청으로 ‘카를로스 3세’ 국왕의 동생인 ‘돈 루이스’에 의해 궁정 악사로 고용되어 마드리드에 거주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국왕이 그의 새로운 삼중주곡의 한 악절에 대해 고치도록 명령하자, 자존심이 상한 그는 오히려 그 악정을 더 늘이는 바람에 곧 해고되었다. 그러나 천성이 자유로운 음악가였던 그는 스페인의 민속음악을 자신의 실내악에 삽입함으로써 그의 관심이 궁정보다는 민중의 음악에 있었음을 보여준다. 이 곡은 그가 마드리드에 있을 때, 작곡한 기타 5중주곡으로 제4악장에 삽입된 판당고이다.
Guitar Quintetin D major, G.448 'Fandango'
보케리니 <기타5중주 중 4악장 '판당고'>
판당고는 안달루시아 지방의 민속 무용곡 중 하나이다. 18세기 상류 귀족 사이에 유행하던 이 춤곡이 각 지방의 민속무용으로 전해졌는데, 특히 안달루시아 지방의 판당고가 유명하다. 판당고의 리듬은 경쾌한 3박자계로, 독특한 악센트를 가진 6박으로 이루어지는데, <판당고 그란데>와 <판당고 치코> 등 두 종류가 있다. 전자는 깊고 격렬한 표현으로 리듬은 신축성이 자유로운데 반해, 후자는 서민적이고 경쾌한 리듬이 특징이다. 클래식음악에서는 보케리니 외에도 글룩이 발레 <돈환>에서, 모차르트가 <피가로의 결혼> 제3막 피날레에서, 림스키 코르사코프는 <스페인 기상곡>에서, 그라나도스는 <고예스카스>에서 판당고를 채용하고 있다.
La Musica Notturna delle Strade di MadridOp.30 No.6 -G.324
보케리니 <마드리드 거리의 밤 음악>
마드리드 거리의 음악을 수용한 <마드리드 거리의밤 음악>도 민중의 음악을 수용한 것이다. 곡은 모두 7개의 섹션으로 이루어졌는데, 먼저 "저녁기도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로 시작한다. 현악기가 피치카토로 종소리를 묘사한다. 이어 "군인들의 북소리"가 이어지고, 다음으로 "눈 먼 맹인들의 미뉴엣"은 생기 넘치는 미뉴엣이 신선하다. 다음은 "성모 마리아께 바치는 로사리오 기도"다. 경건한 기도를 올리는 대목에선 첼로의 낮은 화성이 기도를묘사한다. 이어 "거리의 노래"는 첼로의 노래하는 선율이 정겹다. 다음으로 "군인들의 북소리"가 다시 나온다. 끝으로 "통금을 알리는 야경꾼들의 행진"으로 마치는데, 곡은 시종일관 밝게 연주되는 묘사음악의 전형이다.
Quintettino for String in C major, Op.30 No.6 (G.324) / Le Concert des Nations - Jordi Savall
그의 작품은 현악4중주곡을 중심으로 한 실내악 작품이 주류를 이루는데, 특히 첼로의 역할증대에 기여한 공적은 뛰어나다. 그의 대부분의 실내악곡들은 하이든이 확립한 모델을 따르고 있지만, 하이든보다 이전에 활동하던 이탈리아 출신의 유명한 첼로 연주자였던 ‘죠반니 바티스타 치리(1724–1808)’의 작품에서 보케리니 스타일의 원류가 보이기도 한다. 뛰어난 첼로 연주자였던 보케리니는 종종 바이올린 곡을 음높이를 조절해 첼로로 연주하기도 했다고 하는데, 이는 바이올린 주자가 부재중일 때, 첼로로 바이올린을 대신하기 위한 기술이었다고 한다. 단순 저음악기에 불과했던 첼로를 독주악기로서 기능적 역할을 가능하게 한 그의 업적은 그가 첼로를 잘 다룰 줄 아는 연주자였기에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작품으로는 100곡이 넘는 현악5중주곡과12곡의 기타 오중주곡,현과 플루트를 위한5중주곡(프리드리히 빌헬름2세를 위해 작곡)이18곡, 6중주곡이16곡, 8중주곡이2곡,그리고 백여 곡의 현악4중주, 54곡의 현악3중주, 19곡의 첼로 소나타가 있으며,오케스트라를 위한 작품으로는30여곡의 교향곡과12개의 첼로 협주곡이 있으며,종교음악으로 오라토리오2곡, '스타바트 마테르'와'크리스마스 칸타타'등 칸타타가3곡이 있다.
그의 곡 가운데 현악 5중주 E장조, Op.11-5번의 ‘미뉴에트’와 첼로 협주곡 제9번 Bb장조가 특히 유명하며, 곡상은 궁정풍의 우아하고 아름다운 것이 특징이다. 그의 작품은 그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널리 애호되었으나, 하이든을 중심으로 한 ‘빈’의 기악음악 양식의 발전과 이태리 오페라의 열기에 가려 점점 잊혀 지다가 20세기에 들어와 재조명을 받게 된 것이다.
String Quintet No.5in E major, Op.11 -G.275 ‘Minuetto’
보케리니 <현악5중주 제5번 3악장 '미뉴엣'>
보케리니의 현악5중주 중 제3악장 <미뉴엣>은 프랑스 궁중에서 쓰였던 가볍고 우아한 4분의 3박자의 화려한 무도회용 음악이다. ‘작은 걸음’이라는 프랑스 말에서 유래된 미뉴엣은 16세기 프랑스의 민속 무도곡에서 발전하여 ‘루이 14세’의 궁정무도회에서 각광받기 시작하였다. 음악적으로는 모두 세 부분으로 이루어지는데, 조용한 3박자와 분명한 화성적 구조, 무용적인 요소의 우아함 등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