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
Felix Mendelssohn 1809-1847
Anne Sophie-Mutter, violin
Kurt Masur, conductor
펠릭스 멘델스존이 자신의 두 번째 바이올린 협주곡을 완성하게 된 1844년 여름에는 그 자신도 이 작품의 성공을 확신할 수 없었다. 멘델스존은 당시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콘서트마스터로 활약하고 있던 페르디난트 다비트의 연주에 영감을 얻어 E단조의 협주곡을 작곡하게 된다. 1838년부터 이 작품의 작곡을 시작했지만 완성(1844)까지 무려 6년의 시간이 소요될 만큼 심혈을 기울여 작곡했다.
머리에 쏙 기억되는 멜로디 로맨틱한 분위기의 명작
멘델스존은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다채로운 언어의 음악을 만들어냈다.
음악적으로 세 개의 악장이 이어져 있고, 시작하자마자 독주 바이올린이 음악적 방향타를 제시하는 새로운 방식은 동시대 청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845년 3월 13일 닐스 가데가 지휘하는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와 다비트의 협연으로 초연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2년 후에 멘델스존이 사망하면서 이 작품은 그의 음악적 초상으로 기억된다. 지난 160여년 동안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연주자들에게나 음악애호가들에게나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다. 한 번 들으면 머리에 쏙 기억되는 멜로디, 로맨틱한 분위기 등 이 작품은 19세기 전체를 통틀어서도 최고의 명작으로 인정받고 있다.
낭만주의 시기에 작곡된 바이올린 협주곡은 수없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멘델스존의 작품은 차이콥스키의 작품과 더불어 언제나 최고의 찬사를 받고 있다. 이 협주곡에는 멘델스존의 온화하고 따뜻한 성품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어린 천재로서 세상의 주목을 받으며 괴테로부터 축복의 키스를 받으며 성장한 아이가 청년 작곡가로서 세계를 향해 던지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멘델스존에 대한 한 가지 오해는 그가 어려움 없이 성장했기 때문에, 인생의 여러 가지 단계를 거치지 못했고 따라서 그의 음악도 심오한 철학을 담아낼 수 없다는 것이다. 음악가로서 멘델스존의 작품이
지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많은 사람들이 엄숙한 얼굴을 하고서 음악의 한 가지 측면만을 이야기 할 때, 그는 다채로운 언어로 음악을 만들었다는 데 있다.
인생의 계단들이 순환형식으로 엮어진 ‘운명의 수레바퀴’
이 바이올린 협주곡에는 한 사람이 태어나고 성장해서 사랑하는 삶의 계단들이 일종의 순환형식으로 되어 있다. 우리는 이를 통해서 ‘운명의 수레바퀴’를 느끼게 된다. 소위 낭만주의적 감수성이라고 할 수 있는 먼 곳에 대한 동경과 잡힐듯 잡히지 않는 대상의 그리움 같은 것이 음악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