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시벨리우스 ... 바이올린 협주곡 D minor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D minor
애국적인 교향시 [핀란디아]로 유명한 핀란드의 국민 작곡가, 장 시벨리우스는 일생 동안
일곱 편의 교향곡과 다수의 교향시를 발표했다. 반면 협주곡은 바이올린을 위한 것을
단 하나 남겼으나, 이 한 곡만으로도 시벨리우스는 협주곡사에 불멸의 족적을 새겼다.
그의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은 그 스타일과 작품성 면에서 베토벤과 브람스의 걸작들에
비견될 만하며, 차이콥스키의 명곡에 버금가는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곡은 바이올린이 아니면 불가능한 여러 표현들과 다채로운 기교적 패시지들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양단 악장들에서 약음기와 하모닉스의
효과적인 사용을 바탕으로 빚어낸 인상적인 음향들, 중간 악장에서 절묘하게 부각되는
바이올린 특유의 끈질긴 선율선 등은 특히 돋보인다.
북유럽 작곡가다운 개성적인 표현과 논리적인 어법이 훌륭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이 작품은 특유의 오묘한 분위기와 강력한 마력으로 듣는 이를 사로잡는다.
제1악장 : 알레그로 모데라토, d단조, 2/2박자
내용적으로 가장 심오할 뿐 아니라 전곡의 절반을 점유하는 장대한 규모로도 돋보이는 악장.
독주 바이올린과 관현악이 유기적인 조화를 이루며 구축해가는 이 교향악적 악장의 구조는
상당히 독특하다. 전체의 구도는 일종의 자유로운 소나타 형식으로 파악할 수 있는데,
치열하고 격정적인 몸짓으로 가득하면서도 기저에는 서늘한 기운이 감도는
이 악장을 '북구의 빙산 속에서 타오르는 백열의 불꽃'에 비유해보면 어떨까.
제2악장 : 아다지오 디 몰토, B♭장조, 4/4박자
마치 '숲과 호수의 나라' 핀란드의 울창한 침엽수림을 펼쳐 보이는 듯한 목관 파트의
앙상블로 시작되는 아다지오 악장. 전편에 걸쳐 면면히 흐르는
바이올린 독주의 서정적 선율선에는 인간 영혼의 진솔한 고백과 깊숙한 내면이
서려있는 듯하며, 그리고 중간부의 클라이맥스에서는 이제까지의 응어리를 일거에
터트리는 듯한 카타르시스를 맛볼 수 있다.
제3악장 : 알레그로 마 논 트로포, D장조, 3/4박자
기묘한 느낌으로 가득한 스케르초 풍의 춤곡 악장. 다소 묵직한 리듬 위에서 사뭇 정열적인
춤곡이 현란하게 펼쳐진다. 베버나 멘델스존의 요정음악을 연상시키는 독주 바이올린의
경묘한 움직임 위로 북유럽의 환상이 아련히 떠오르는 느낌이랄까?
그러면서도 북유럽적인 음산한 기운이 서려 있어 신비롭고 마력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