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음악

슈베르트 / 보리수

Ddak daddy 2016. 10. 25. 17:59





소설도 지난 서울 지방은 비가, 일부 산간에서는 눈이 내리고 있는 아침입니다.

겨울을 재촉하는 날씨에 생각나는 슈베르트의 연가곡 중에서 보리수를 들려 드립니다.


혹 보리수 열매를 따먹어본 친구들이 있겠지만, 작은 열매지만, 과육을 먹고나면 꼭 보리쌀처럼 생긴 단단한 씨가 나오지요.

이 보리수 열매는 산새들의 소중한 먹이가 되고 있습니다만,

이 연가곡의 제목을 번역하면서 커다란 실수가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친구들은 별로 없을듯.

원래 독일어의 Linde는 피나무라네요( 나무가 커서 군시절 바둑판을 만든 친구도 있을테지요 ).

그리고 보리수 나무는 작은 관목이라서 그 그늘아래에서 쉴만한 그늘을 만드수도 없구요.

아래 보리수라고 번역된 시의 산실이 아직도 보존되고 있으며,  퍼온 사진을 보시면  크기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런 오역은 피아노 오중주라고하면 곧바로 생각나는  송어 ( Franz Schubert Piano Quintet in A Major op.114 'The Trout' )

가 있습니다. 맑은 계곡에사는 송어를 바다와 민물, 즉 기수역을 오가며 사는  숭어로 오역하여 음악 교과서에서도 숭어라고 잘못 번역되어 불리기도 했지요.(우리나라 하천에는 송어가 없었습니다, 산란기에 바다에서 소상하는 시마송어가 있었을 뿐. ) 



 


Am Brunnen vor dem Tore, / da steht ein Lindenbaum:
Ich träumt’ in seinem Schatten / so manchen süßen Traum.
Ich schnitt in seine Rinde / so manches liebe Wort;
es zog in Freud’ und Leide / zu ihm mich immmer fort.
Ich mußt’ auch heute wandern / vorbei in tiefer Nacht,
da hab’ ich noch im Dunkel / die Augen zugemacht.
Und seine Zweige rauschten, / als riefen sie mir zu:
Komm her zu mir, Geselle, / hier find’st du deine Ruh’!
Die kalten Winde bliesen / mir grad’ ins Angesicht,
der Hut flog mir vom Kopfe,/ ich wendente mich nicht.
Nun bin ich manche Stunde / entfernt von jenem Ort,
und immer hör’ ich’s rauschen: /Du fändest Ruhe dort!

성문 앞 우물 곁에 서있는 보리수 / 나는 그 그늘 아래서 단꿈을 꾸었네
가지에 희망의 말을 새겨 놓고서는 / 기쁘나 슬프나 찾아오던 그 나무 밑이여!

그 보리수 곁으로 오늘 밤도 지났네 / 캄캄한 어둠 속에서 눈 감아 보았네
가지는 산을 흔들며 내게 속삭이듯 / 내 곁에 와서 안식을 얻으라 내게 속삭이는 듯

찬 바람 성난 기세로 얼굴을 아프게 스쳐도
모자를 빼앗아 가버려도 나는 움직일 수 없었네
보리수 떠나고 오랜 동안을 헤매어도
가지는 내게 속삭이듯 내게 와서 안식을 얻으라


 

[ 빌헬름 뮐러의 <보리수>의 산실을 찾아 ]

 

성문 앞 우물 곁에 보리수는 아직도 서 있습니다. 옛 동독과의 접경에 인접한 바트 조덴 알렌도르프 마을, 동쪽으로 마을을 벗어나는 길은 양옆의 석벽(石壁)이 옛날 성문 자리임을 말해 줍니다. 여기서부터 한적한 시골 길입니다.

 

길이 여섯 가닥으로 갈려나가는 길목에 우리나라의 시골 마을에서 동구 밖에 으례 아람드리 느티나무가 한 그루 서 있듯이 여기서도 키 큰 고목이 그늘을 드리우고 있고 이것이 보리수입니다.

 

밑둥의 둘레를 빙 돌아가며 벤치가 둘러쌌습니다. 잎은 한창 신록이 싱그럽습니다. 그 앞에 물꼭지에서 물줄기를 줄줄 물받이에 뿜고 있는 우물대가 하나. 동네 어린이들이 심심찮게 모여들어 입을 갖다 대고 목을 축이고는 달아납니다. 우물의 돌기둥 뒷면에는 다음과 같이 새겨져 있습니다.


 * 바트 조덴 알렌도르프 마을의 그 유명한 보리수와 우물가


"빌헤름 뮐러가 이 우물과 보리수를 모티브로 하여 쓴 시에 프란츠 슈베르트가 1827년 널리 애창되는 곡을 지었다"

* 우물의 돌기둥 뒷면

 

그 위쪽에 <보리수>의 첫 소절이 악보에 그려져 있습니다. 슈베르트의 연가곡 <겨울나그네>의 제5곡인 <보리수>는 그 가사에 나오는 성문과 우물과 보리수가 이 바트 조덴 알렌도르프 마을에 있는 것입니다.


보너스로 울 친구들이 자라테 & 폼포니 연주로 잘 알려진 슈베르트의 "밤과 꿈"을 국내 기타리스트의 기타 연주로 들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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