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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음악

브람스 교향곡 4번

by Ddak daddy 2019. 3. 19.




                             브람스 교향곡 4번


         

                   Brahms, Symphony No.4 in E minor, Op.98



브람스의 교향곡 중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단일 악장을 하나만 꼽자면 3번 교향곡의 3악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장 먼저 첼로가, 이어서 바이올린이, 그리고 마지막으로 목관과 호른이 연주하는 주제 선율이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습니다. 슬프면서도 감미로운 선율이지요. 영화와 드라마의 배경음악으로도 많이 쓰이는 서정적인 악장입니다.

교향곡 전체를 놓고 봤을 때는 아마도 4번이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것 같습니다. 바로 오늘 들을 곡입니다. 브람스가 50대 초반에 접어들었을 무렵, 그러니까 1884년에서 이듬해까지에 걸쳐 작곡한 음악입니다. 브람스는 52세에 이 곡을 완성하고 나서 12년 뒤인 1897년에 세상을 떠나지요. 교향곡으로는 4번이 마지막 곡입니다. 이후의 브람스는 교향곡은 물론이거니와 관현악이 들어간 곡도 거의 쓰지 않습니다. 바이올린과 첼로를 독주악기로 등장시킨 ‘2중 협주곡 A단조’가 관현악을 포함한 곡으로는 유일하게 남아 있습니다. 브람스는 그렇게 생애의 후반부로 접어들면서부터 관현악보다는 실내악에 한층 마음을 기울입니다. 특히 말년의 그는 클라리넷을 주인공으로 삼은 5중주, 3중주, 소나타 등에 집중했지요.

오스트리아 빈에서 남쪽으로 1시간쯤 떨어진 거리에 뮈르츠슐라크(Mürzzuschlag)라는 전원도시가 있습니다. 산세가 아주 빼어난 아름다운 곳이지요. 브람스는 이곳이 무척 마음에 들었던 모양입니다. 클라라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놀랄 만큼 아름다운 곳입니다. 당신과 함께 마법과 같은 달밤의 하루를 보내고 싶습니다.”라고 표현했을 정도입니다. 사실 이 표현은 거의 애정 고백에 가깝지요. 하지만 제가 ‘내 인생의 클래식 101’에서 브람스에 대해 종종 언급했듯이, 브람스는 클라라와 ‘사고’(?)를 칠 만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물론 ‘스승의 아내’라는 부담이 당연히 있었겠지요. 하지만 그보다는 브람스라는 사람 자체가 결혼을 두려워했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할 성싶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와 어머니의 힘겨운 결혼생활을 목격해야 했으니까요.

50대에 들어선 브람스는 여전히 독신이었지만 음악가로서의 명성과 더불어 경제적 안정도 상당히 얻은 상태였습니다. 그는 1894년 여름에 복잡한 빈을 떠나서 뮈르츠슐라크에 갔습니다. 그곳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곡을 썼지요. 교향곡 4번 E단조 Op.98이 바로 그 시기에 태어났습니다. 브람스는 두 해의 여름을 뮈르츠슐라크에서 보내면서, 빈에 있는 지인들에게 어떤 곡을 작곡하고 있는지를 일체 함구한 채 교향곡 4번을 써 내려갔습니다. 그것이 또한 브람스의 성품입니다. 신중하고 내향적이었던 그는 웬만해선 말을 아꼈습니다. 어찌 보자면 소심한 사람이었다고 해야겠습니다. 자신의 곡에 대해 스스로 자신 없어 했던 것이기도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