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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서평

데카메론

by Ddak daddy 2015. 9. 18.

 

 

데카메론 - 보카치오(Giovanni. Boccaccio 1313∼1375)

 

1. 작품 해제

(1) 『데카메론』의 의의

 단테의 『신곡(神曲)』이 신의 길을 주장한 데 비해 『데카메론』은 인간의 본능과 악덕, 허영 등을 폭로하고 있는 데서 『인곡(人曲)』으로 불리어지는 작품이다. 이탈리아의 플로렌스에 흑사병이 돌자 이를 피해 10명의 남녀가 교외의 별장에 머물면서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하루 1인당 1편씩 열흘간 이야기한 것을 기록한 것이다. 『데카메론』은 영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는 중세적 시각과는 달리 보통 사람의 육체적 욕망을 제재로 하고 있다. 거의 모든 장르를 망라하는 100편의 이야기는 외설과 교훈, 풍자와 관용, 로맨스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를 교차하면서 중세에서 르네상스로 전환하는 시기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2) 『데카메론』의 모습

 

2. 보카치오의 생애

 단테, 페트라르카와 함께 3대 인문주의자 보카치오는 서정시·서사시·장편소설·단편소설 등 다방면에 재능을 발휘했다. 1313년 이탈리아 피렌체 근처 체르탈도에서 태어났다. 유년시절을 어머니와 함께 파리에서 보내다가 어머니가 죽자 아버지가 있던 피렌체에 가서 살았다. 1321년 단테가 죽었을 때 보카치오는 8세였으며 가정교사로부터 일기와 쓰기를 배우고 있었다. 이 교사가 열렬한 단테 숭배자였으므로 그의 명성을 익히 알고 있었다. 아버지의 직업인 상업을 잇기 위해 문화의 중심지 나폴리에서 생활하지만 문학에 반해 시 공부에 전념한다. 1333년 부활절 전야에 그는 나폴리의 로베르토 왕의 딸인 미모의 마리아를 만났다. 첫눈에 마리아를 사랑하게 된 그는 일생을 통해 그녀를 잊지 못했다. 그는 작품 속에서 늘 피아메타라는 이름으로 마리아를 그리워하고 찬양했다. 1350년 부친이 세상을 떠나고, 피렌체 공화정부로부터 극진한 대우를 받기도 하지만 이 기간의 가장 큰 수확은 인문주의의 창시자인 페트라르카와 친교를 맺었다는 데 있다.

 『데카메론』은 1348년에서 1353년에 걸쳐 집필되었다. 이 작품이 발표되자 문단의 반응은 냉담했으나 민중으로부터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교외의 화려한 별장으로 피난 가 10일 동안 계속 매일 10 명의 남녀가 서로 주고받는 이야기를 꾸며 이 작품을 쓴 것이다. 이것을 <10일 이야기>라고 부르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 작품은 근대적인 리얼리즘의 산문정신으로 그려진 최초의 작품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그러므로 미사여구를 찾아볼 수 없으며, 대체로 문장 표현이 거친 편이다. 이야기에 때때로 나오는 외설적인 면을 지나치게 강조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인간생활을 솔직히 묘사하다 보니 자연히 나오게 것뿐이지 그것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3. 작품의 주요 내용

 1348년경 페스트가 피렌체를 휩쓸자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게 되었고, 따라서 꽃의 도시라고 불리던 피렌체는 폐허가 되어갔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도시를 버리고 피신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렇듯 황량하게 시체만 뒹구는 도시의 어느 성당 안에서는 7명의 귀부인이 모여 살아갈 궁리를 모색하던 끝에 피난을 가기고 한다. 그런데 여자들만이 가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아 남자들을 같이 데려가자고 의견을 모으고, 이것을 토의하던 도중에 3 명의 잘생긴 청년이 성당을 찾아오게 된다. 여자들에게 설명을 들은 청년들이 찬성을 하고, 이리하여 10 명의 남녀는 교외에 있는 피에졸 언덕의 별장으로 가게 된다.

 별장에 도착한 그들은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낸 것인가를 궁리하다가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하자고 제안한다. 그들은 2주 동안 머무르게 되는데, 그리스도의 수난일인 금요일과 토요일은 쉬기로 했기 때문에 총 100편의 이야기를 서로가 하게 된다. 또 그들은 이야기를 하고 난 후에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게 되는데, 이때 부르는 발라드가 매일 한 편씩 총 10 곡이 된다.

 한 사람씩 번갈아 가며 하는 이야기는 변화가 풍부하고 그 무대도 유럽 각지에서 동방에까지 걸쳐 있으며, 인물이나 성격·기질 따위도 최하위층에서 최상층에 이르는 다양함을 보이고 있다. 또 이야기의 내용도 우스운 이야기, 비련 이야기, 잔혹한 이야기, 꾀를 써서 남을 속이는 아이야기 등 기발한 줄거리와 기상천외한 장면이 교차되고, 아이러니와 풍자, 간지러운 선정적인 무드를 풍기면서 진행된다. 그 속에는 중세의 교훈적인 내용이 아니고 인생을 즐기려는 애욕의 기쁨이 대담하게 표현되어 있다. 그러나 그 밑바닥에는 봉건적인 세력에 대한 신흥 부르주아 계층의 쌓이고 쌓인 울분이 깔려 있고 그것이 너털웃음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수록된 이야기들 중에서 양적으로 가장 많은 것은 섹스의 해방과 기쁨, 성직자의 모순과 부패에 대한 조소, 낡은 지배계급에 대한 서민의 평등한 감정이다. 여기에 나타난 여성의 매력은 그때까지 천상적인 플라토닉한 베일을 벗겨버리고 육욕과 직결되는 매력일 뿐 아니라, 간통조차 인간의 자연스러운 성정으로 시인되고 있다. 사랑의 모험이나 테크닉, 소위 색정 이야기는 이 책의 명성을 높게 만든 특색이기도 하다.

 또 신의 권위로 서민에겐 금욕과 인내를 강요하면서도 성직의 특권으로 현세적인 인간의 욕망에 도취되어 있던 교회나 신부의 타락과 기만성이 비웃음거리로 통렬히 폭로되어 있다. 이것은 이윽고 하나님의 최후의 심판까지도 의심하는 부르주아의 허무적인 의식이 현실적으로 죽음이란 보편적인 사실과 대치된다. 여기서는 제왕이나 교황도 똑같은 육체를 가진 인간이란 합리적인 해석이 나온다. 그러므로 마부가 왕비를 범하는 논리도 생겨나는 것이다. 그래서 상인적인 실리주의로부터 인간의 가치란 벼슬이 아닌 재능이므로 합리적인 두뇌가 존중된다. 선량한 우둔함보다 스마트한 잔꾀가 모럴로서 인정되고 속는 자보다 속이는 자가 갈채를 받는다.

 이 책은 당시에도 너무 음란하다는 비난이 있었는데, 그 말에 대해 보카치오는 "세상의 부인들이 좀더 도덕적인 화제를 가지고 있었다면 나도 좀더 도덕적인 것을 썼을 것이다."라고 응수했다고 한다. 이 말로 미루어 보건대, 이 책이 에로틱한 사랑의 모험이나 음란한 이야기로 메워져 있는 이유도 당시의 타락한 사회의 반영이 아닐까 한다.

 

4. 문학사적 의의

(1) 내재적 해석과 파급 효과

 『데카메론』은 토막 이야기 형식을 취해 10일 100회의 기상천외한 단편 이야기들을 엮어냄으로써 초오서나 셰익스피어를 비롯한 후세의 유럽문학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세계 문학사상 이처럼 모방·변형·표절을 당한 작품은 없다. 존스의 말에 의하면 각국에서 100여종의 유사작품이 나왔다고 한다. 『데카메론』은 작품 속에 넘치는 통렬한 성직자 비판정신으로 말미암아 보타치오의 가치관이 '인간의 사랑'에 두어져 있음을 나타냄으로써 똑같이 격렬한 교황권력 비판을 '하느님의 사랑'에 기준을 두면서 전개한 단테의 『신곡』(신성한 희극)에 비해 종종 『인곡』(인간의 희극)이라고 일컬어진다.

 한때 이 작품이 카톨릭 윤리에 어긋난다 하여 소외된 적이 있으나 소위 사실주의 문학관이 대두됨에 딸라 다시 살아난 것이다. 이 작품은 10일 동안에 전개되는 10 편의 발라드로 구성되어 있다. 비록 세분화된 이야기가 독립된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기는 하지만 일정한 규격 속에서 질서정연하게 개성을 지니고 있으며, 연관된 사회적 현실의 바탕은 엄연히 한 작품으로 존립함을 알 수 있다.

 

(2) 구성적 의미

  『데카메론』에 등장하는 수많은 이야기는 완전한 의미에서 문학적인 창작이 아니라, 그 당시 떠돌던 이야기와 보카치오 자신이 이전에 써 놓았던 소설들의 집합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렇게 무작위로 모은 이야기가 질서를 지키고 있음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이것은 작가의 정신에서 우러나온 예술론에 입각한 통일성과 인간의 지성이 표현할 수 있는 한계성을 초월한 인상을 주는 조건이 되고 있다.

 또한 이 작품은 고발정신을 지니고 있다. 오늘날 그의 작품을 사실주의적 관점에서 파악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는 신랄한 풍자를 통해 당시의 사회상을 고발하고 있으며, 또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를 뚜렷이 읽을 수가 있기에 더욱 더 새로운 가치로 오늘날에도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보카치오가 고대문학과 고대역사의 보존을 위해서 많은 기여를 했다는 점 역시 높이 평가되고 있다. 그때까지 신부나 수도자의 손에만 독차지되었던 고대 작품들은 자칫하면 그 보존조차 걱정되는 상태에 있었다. 보카치오는 각 수도원을 찾아다니며 이것을 손수 베껴 후세의 학자들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

 또 라틴어를 통하지 않고 직접 호메로스 등의 고전문헌을 해독하여 한 점에서 페트라르카에 못지 않은 최대의 인문주의자이기도 하다. 이처럼 『데카메론』은 근대적인 리얼리즘의 산문으로 씌어진 최초의 작품으로 이런 점에서 중세와 인연을 끊은 근대의 인간적인 자각을 연 여명(黎明)이라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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