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스타코비치 바이올린 협주곡 1번
Vadim Repin - Shostakovich - Violin Concerto No 1 in A minor, Op 77
쇼스타코비치는 교향곡 5번으로 복권된 이후부터 1946년까지, 소비에트의 애국영웅으로
칭송받았으나 다시금 벼랑 끝으로 내몰렸습니다. 스탈린의 공포정치가 막을 올리던
1937년에 피아니스트로 활동했던 누나가 매형과 함께 중앙아시아로 유형 당했으며,
아내 니나의 어머니인 소피아 바자르도 노동수용소로 끌려갔습니다.
그렇게 자신의 친인척들이 줄줄이 고초를 치르는 것을 지켜봤던 쇼스타코비치는
철저하게 가면을 쓰기로 작정했던 것 같습니다. 즈다노프의 혹독한 비난 이후,
그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음악들은 당의 입맛에 딱 맞는 곡들이었지요.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곡이 오라토리오 <숲의 노래>이며, 이 곡으로 그는
또 한번 스탈린상을 받기까지 했지요.
그리고 스탈린이 사망하는 1953년 3월까지, 자신의 음악적 본령이라고 할 수 있는
교향곡을 한 곡도 쓰지 않았습니다. 대신 이 시기의 그는 영화음악을
아주 많이 작곡했습니다. 당의 검열을 거쳐야 했던
당시 소비에트의 영화는 체제 선전에 부응하는 것들이 대부분이었고,
쇼스타코비치는 그런 영화들의 음악을 작곡하면서 가족의 생계를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쇼스타코비치의 서랍 속에는 숨을 죽인 채 때를 기다리고 있던
악보가 한 편 있었습니다. 바로 바이올린 협주곡 1번 a단조였지요.
작곡 이후 7년 가까이 숨을 죽이고 있던 이 곡은 1953년에
스탈린이 사망한 이후에야 비로소 햇빛을 볼 수 있게 되지요.
이 곡은 쇼스타코비치가 자신의 친구이자 당대의 바이올리니스트였던
다비드 오이스트라흐(1908~1974)를 염두에 두고 썼던 곡입니다
1악장은 단순한 아름다움을 뛰어넘어 명상적인 분위기마저 느끼게 합니다.
중간부를 넘어서면 첼레스타와 하프가 바이올린 독주의 배경으로 합류하는데,
그 분위기가 신비하면서도 약간 몽환적입니다.
2악장은 빠른 템포의 스케르초 악장입니다. 1악장에서 억제했던 에너지를
일거에 터뜨리는 것 같습니다. 코다로 달려가면서 더욱 격렬해지다가 급박한
느낌으로 마침표를 찍지요.
3악장은 파사칼리아 풍의 악장입니다. 바로크 시대의 무곡 양식을 가져와
앞의 두 악장이 보여준 파격과는 맛이 다른, 고전적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거기에 이어지는 독주 바이올린의 선율은 짙은 비애감을 풍깁니다.
특히 연주시간 4분이 넘어가는, 장대하고 화려한 카덴차야말로
3악장의 백미라고 할 수 있겠지요.
마지막 4악장은 3악장 카덴차에서 이미 등장했던 바이올린의 화려한 테크닉을
다시 한 번 맛볼 수 있는 악장입니다. 마지막은 프레스토로 급박하게 달려
나가다가 활기차게 마침표를 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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