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아이가 좀 이상한 것 같아요?!
“우리 아이가 좀 이상한 것 같아요. 학교 선배언니랑 지나치게 친한것 같은데, 친한 수준이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거 이상인것 같아요. 이런 것도 고칠 수 있나요?” 차마 이 어머니는 동성애라는 말을 입에 담지 못했다. 우연히 딸 아이가 학교 선배언니랑 하는 전화통화를 엿듣게 되었고 둘이 사이 좋은 선후배 지간이 아니라 연인관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자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상한 점이 많았는데, 어떻게 그걸 그동안 눈치채지 못했는지 모르겠다.
딸 아이가 이 선배 언니와 특히 시간을 많이 보내고, sleep over도 많이 하고, 신체접촉도 많았는데, 유별나게 친하다고 생각했지 동성애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추호도 하지 못했던 것이다. 사실, 대학준비를 해야하는데 남자친구에게 빠지지 않는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했던 것이 너무 후회가 된다.
미국에서는 한국과는 달리 동성애자들을 접할 일들이 종종 있지만, 아직도 동성애자들을 향해서 아무 이유없는 거부감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고, 이런 인식들이 성경의 문자그대로의 해석으로 더 강화되어 동성애자들을 혐오하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좀 더 개방적인 사람들은 동성애자들을 나와는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수용적인 태도를 보이지만 막상 이런 일이 내 주변에서 일어나면 심하게 당황하게 된다. 남자와 여자가 신체적으로 다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꼭 이성을 사랑해야만 정상인것은 아니다. 아직도 동성애가 정신질환이라고 믿는 사람도 있는데,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 (DSM IV)에도 동성애는 정신질환으로 기재되어 있지 않다. 사실, 사람은 누구나 양성애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인간이란 나와 공통점이 많고 비슷한 사람에게 더 쉽게 마음이 가고 끌리며, 이해받는 다고 느끼기 때문에 동성과 더 쉽게, 빨리 친하게 되는 것이고, 이런 친화력이 또 사랑의 바탕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우리 청소년기를 돌이켜 보면 단짝 친구들과 우정과 사랑 사이의 중간 경험을 한 사람들 혹은 그런 경험을 하는 사람들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최근에 이루어진 성정체성에 대한 연구결과들을 보면 성정체성은 유동적 (fluid)이라고 한다. 물론 어려서부터 자신의 성정체성이 명확하고 그에 대한 의문을 가지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자신이 진정으로 동일시 할 수 있는 성정체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과 다양한 경험이 필요 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시기에 동성애적인 성향을 보인다고 해서 그 사람이 꼭 동성애자로 굳어지는 것도 아니고, 대체로 이성애적인 성향을 보인다고 해서 동성에게는 아무런 감정을 가지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혹시 자녀가 동성애적 성향을 보인다면 이에 대해 너무 지나친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이 좋다. 어떤 것이든지 스스로 충분히 탐색하고 경험해서 진정한 내것으로 만들어 나가기 전에 누군가가 개입하여 한쪽 방향만을 선택하게 하는 것은, 다른 한쪽에 대한 호기심을 더 불러 일으켜 부모가 원하는 방향과 전혀 반대로 갈 수 있게 하고, 또 이 과정에서 아이에게 모욕감과 수치심을 주게 되면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 많은 동성애자들이 자신의 성정체성 때문에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버림받고, 힘들때 기댈 사람이 없기 때문에 우울증에 빠지고, 최악의 경우 자살을 시도하는 일들이 종종 있다. 아이를 진정 사랑한다면 내가, 사회가 강요하는 이성애라는 틀에 아이를 강제로 밀어넣기 보다는, 다른 길을 가는 아이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힘든 길을 가는 아이가 위로받고, 기댈 수 있는 든든한 울타리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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